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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도 그럭저럭 견딜수 있는 나이를 살면서... (하나)

바이올렛 |2003.08.18 16:14
조회 591 |추천 0

 

1. 아무 생각없이 습관처럼 수화기를 들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요즘들어 더욱 건조해진 눈을 비비며 TV 위에 놓여진 탁상시계를 유심히 보았다. 그 쪽 시간으론 저녁 9시를 넘겼을라나... "뚜르르~~~ 뚜르르~~~ " 한참을 들고 있어도 계속 신호만 가는 지루함... 마악 들고있던 수화기를 내려놓을 즈음에야 신호가 떨어진다. "Hello!!" ............ 이를 어쩌나... 미처 대답을 할 여가도 없이 내 말을 가로막는 리처드의 여전한 낮은 목소리... ............ "Hi~~~" ............. "Oh! My God!... Hi! Mee(내 이름)~~~" .............. .............. 흐르는 일 분여의 침묵이 한겨울의 찬바람보다도 더 서늘하게 지난다. 짧은 영어탓에... 친구의 도움 없이는 단 3 분을 더 버티지도 못하는 친구의 외국인 남편... ............. 맞다!!! 유난히도 곰살맞게 내 이름을 다정히 불러주는 그니의 아내... 내 친구는 이제 다시는 만날수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 태평양을 오가는 전화선을 타고... 한없이 젖어드는 슬픔을 서로의 긴 침묵으로 나누며 가만히 그에게 작별을 고해보았다. 건망증이기엔 병이 깊을만큼... 아직도 실감이 안나는 친구의 죽음앞에 때때로 한 번씩은 아직도 이런 실수가 내겐 자연스럽다. 보고싶다... 외로움은 그럭저럭 견딜만 하게 지내고 있는데... 아침 저녁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달려드는 이 그리움이란 놈이 정말 문제다. 슬금슬금 찾아드는 한기가 어느듯 9 월의 초입에서 제법 그 향기를 계절에 담아보낸다. 유난히 비가 많았던 여름을 보내는 아쉬움 그 끝자락에서... 오늘은 새벽 같이도 찾아와 한참을 창문을 두들기다 가버린 친구의 뒷모습을 따라... 잔뜩 웅크린 어깨가득 아직도 남은 그리움을 쫓아 비 오는 대신공원에다 눈물로... 그 슬픔을... 억지로 떨구고 왔다.   (가을을 타기 시작한 바이올렛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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