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드디어 태안을 다녀왔습니다.
해변은 이곳이 정말 기름에 뒤덮혔던곳이 맞을까?
의심스러울정도로 너무나 깔끔하게 복구되어 있었습니다.
그 해변을 지나면서 내가 너무 늦게 온것이 아닌가....걱정을 했지요.
그 해변을 지나...
작은산을 넘어 도착한곳은 구례포...
해변을 지나면서 너무나 깨끗하게 복구된 모습을 보고 이제 어지간히 됐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구례포에 도착하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곳에 가득차있는 돌과 바위가....
모두 그냥 검은색이더군요.
군데군데 큰 바위 몇개는 누가 닦아놨는지 회색빛이 돌았지만...
그 옆면 군데군데는 색이 베어벼렸는지 지워지지않는 검은때가
잔뜩 묻어있더군요.
적당한 어느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채 한평도 되지않는 구역을 내 자리로 찜해놓고
오늘 여기만큼은 하얗게 돌려놓고 가겠다는 다짐으로 닦기 시작했습니다.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정말 1분도 쉬지 않았습니다.
참.... 정말 열심히 닦고 닦았습니다.
여러분..
봉사는 왜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보람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더할나위없는 큰 도움이 되고,
그 누군가가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그것이 봉사의 참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보람이 없더군요.
닦아도 닦아도.... 아무리 닦아도.....
새까만 돌과 흙이.. 조금 갈색빛이 나는정도???
분명 아까 백사장에서 봤던 그 황금빛이었을 돌과 흙이....
도저히 제 색을 찾지 못하더군요.
정말 여지껏 해본일중에 가장 허무했습니다.
만조라 작업을 오래 하지도 못하고,
3시 30분이 되어서 결국 우리는 철수해야했습니다.
돌아서는 내내....
정말 마음이 아프더군요.
나름대로는 정말 노력했는데.... 적어도 내가 앉은 그 자리만큼은 새하얗에 만들고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던거죠..
난 대체 이곳에서 수시간동안 대체 얼마나 도움이 된걸까...
정말 도움이 되긴 한걸까? 하는 생각에 짜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길.....
버스안으로 태안 복귀 위원회인가? 그곳에서 빵과 두유를 주더군요
그 빵과 두유를 먹으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갈때는 조느라 보지 못햇던 현수막들이 즐비해있더군요.
시내를 나갈때까지...
온통...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태안의 희망입니다.... 태안은 여러분 덕에 죽지 않았습니다..'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도움에도 감사해 하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절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다못해 나 조차도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않는 그 기름때를 보면서 짜증이 치밀고
이거 되긴 하는건가...막막했는데....
현지인들은 그런 작업을 하면서 무슨생각을 할까...
참 부끄럽고... 참 안타까웠습니다.
설연휴 직전이라 그런지..
생각했던것보다 사람도 몇 안되더군요.
얼마나 더 많은사람들이 얼마나 더 많이 작업을 해야 그곳이
이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참 걱정입니다.
그래도 깨끗해진 해변을 보면 희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서서히 기억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태안.....
아직은 너무 이릅니다.
기억에서 사라지기전에...
또 누군가의 생명의 불이 꺼지기 전에....
한명이라도... 단 한명이라도 더 가서 도움을 줘야합니다.
나 한명이 한일은 고작 돌 수십개 닦은것 뿐이지만....
열명이 가면 수백개.... 백명이 가면 수천개... 천명이가면 수만개의
돌을 닦을 수 있습니다.
지난 가을에 안면도에서 먹었던 대하구이가 생각나네요..
올 가을에도....
대하구이 먹으러 가야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