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남녀간의 일은 당사자들만의 관계인지라 그 외의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두분 관계의 앞일에 대해서는 글쓴님이 충분히 고민하셔서 결정하셔야겠지요.. 그래서 조언이라기보다는 그냥 제 경험담을 말씀드릴께요..
저는 지금 신랑과 종교가 판이하게 틀린 상황에서 연애를 하고 결혼 전 종교를 바꾸었습니다. 개종하기전 얼마나 눈물로 밤을 지내고 머리가 터지도록 고민했는지 모릅니다.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미치기 일보직전이기도 했답니다.. 물론 현재 결혼해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알콩달콩하게.. 아직은요^^*
신랑은 외할아버지가 목사님이셨으니 엄청 독실한 집안의 남자였지요.^^.. 반면에 전 집안의 뿌리부터 골수인 불교 집안에서 성장한 하고 여자로서는 제가 다니던 절에서 법회시간에 목탁까지 손대보았던 사람이니 초반에 반대가 이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저희 둘은 서로의 종교를 인정하고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맹세하면서 연애를 잘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점차 결혼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하면서 '이건 뭔가 아니구나'싶은 부분들이 느껴지더군요. “전도”에 대해서는 아주 충격을 먹었었지요. 불교인이였을때는 막말로 ‘저 인간들 왜 저리 설치면서 전도를 하노..ㅡ.ㅡ++’ 싶었던 것이 교회을 다니면서 왜 그리해야하는지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제 스스로에게도 너무 충격이였습니다.
종교가 틀리다는 것은 단순히 종교나 믿음이 틀리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가치관, 이념, 살아온 인생의 역사가 틀릴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단순한 것만 말씀드리자면, 기독교인에게는 일요일이 말할 수 없는 소중한 날이지요. 하지만 타 종교인에게는 그냥 휴일일지도 모릅니다. 즉 저희 신랑은 일요일만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에 어떠한 약속도 미루게 되는 것이지만, 저는 일요일이 6일간 업무피로에 지친 몸을 쉬는 날이자, 소중한 친구나 가족들과 여행을 갈수도 있는 날이지요.. 남편은 일요일 예배를 드리는 것이 쉬는 것이자, 감사를 드리는 것인데 그렇지 않는 제가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니 따라주면 되지 뭐..’ 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주 오산이였지요. 저희 부모님은 일요일 가족들끼리 모여 여행을 가고 싶어하시는 분들인데 사위가 교회를 가기 위해 일정을 바꾸기를 권유한다던지(고로 부모님이 사위때문에 자신들의 일정을 맞춘다는거죠..) 본인이 집안행사에 빠진다라.. 글쎄요.. 글쓴님 한번 깊게 생각해보셔야 할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 신랑 될 사람 맞춰준다고 일요일 예배드리러 가면서 처음 든 생각이 "아, 나는 이제 토, 일 엮어서 친구들하고 여행가는 것은 다 글렀구나"라는 것이였죠.
단순히 놀러 다니는 것만 다가 아니라는 것이죠.
솔직히 저희 신랑 저에게 엄청 잘 합니다. 제가 개종을 했다는 것은 제 평생을 살아온 인생의 역사를 바꾸고 제 가치관을 바꾸는 일을 한 것이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일요일 늦잠자고 싶은 거 참고 같이 교회 예배드리러 가는 것만으로도 30년 넘게 살아온 삶의 패턴이 바뀐 것이니 저에게 엄청 고마워하고 그리고, 많이 미안해한답니다. 그러니 집안일이나 기타 저를 대신해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거죠.
사실 저희 직장에도 저희같은 부부인 선배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그 여직원이 남편에게 뭐라고 하면 남편왈 “내가 일요일마다 교회가는 게 어딘데..”라고 하면 할말이 없어서 힘든일이 있어도 자기가 참아야 하는 것이 때론 괴롭기도 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 남편분도 그것을 무기로 할 생각이 없었지만 때론 그리 될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거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참으로 미묘한 부분이더군요.
가치관의 차이.. 엄청납니다. 이것은 사물이나 어떤 상황, 문제들을 보는 시각도 판이하게 틀리다는 것이지요.
지금의 저야 기독교로 개종하고 믿음생활이 참 즐겁습니다만은, 제가 겪어보니 더 알겠더군요. 저희 부부 서로 속상한 부분 말하고 싶으면 그냥 하기보다 성경에 나오는 말 인용하기도 하고, 성경에 나오는 분들을 빗대어 이야기하기도 하는 등 그렇게 생활합니다.
그런 식으로 서로 믿음생활에서 얻은 기쁨을 나누고 싶을 때, 만약 그 기쁨을 같이 하는 사람이 글쓴님에게 가장 가까운 남편이라면 어떨까요?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어떨까요?
남편분도 마찬가지일거예요.. 자신이 가장 기쁘게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혹은 꼭 공감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글쓴님의 종교적인 신념이나 가치관으로 인해 공감해줄 수 없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여러가지 예중에 아주 원색적인 예일지도 모릅니다만, 십일조 문제..
그냥 단순히 글쓴님의 월급에서 10%를 드린다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결혼해서 돈문제만큼 부부를 민감하게 만드는 것도 없답니다. 글쓴님이나 남편되실 분이 설령 아주 넉넉한 형편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만약 두분 상황이 힘들게 되셨을 때..
만약 단돈 몇 만원이라도 아쉬울 때 과연 남편분이나 그 외의 가족들이 그 십일조 내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십일조외의 헌금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사실 이부분은 저의 직장동료가 심각하게 토로한 적이 있답니다)
이래저래 적다보니 무척 길게 되었는데요.
사실 제가 살면서 직접, 혹은 친구나 동료들을 보면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적었는데..
제 경험상 두 분이 같은 종교일 경우 가장 사시는데 무난 하실거라는거구요. 그렇지 않다면 여러 가지에 대해 두 분이 충분히 상의하고, 또 결혼을 하신다면 그렇게 닥쳐올지도 모를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의논해가시면서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셔야 할 것입니다. 즉 다른 분들에 비해 결혼생활에 대한 각오를 어쩜 단단히 하셔야 하고, 힘든 부분이 조금 있거나 아주 많을 지도 모르기에 그만큼에 대한 마음의 각오를 하셔야 하는 것이겠지요.
부디 충분히 고민하시고, 생각도 하시고, 두분 많은 대화 나누시면서 두분 관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아.. 다 적고 나니 생각나서 더 보태는데요..^^;;;
참고로 가끔 저희 신랑 힘든거 있답니다. 저희 부모님 사위를 이제는 참 좋아하셔서 잘해주시지만 아직 기독교인에 대해서는 별로랍니다. 그래도 가급적 사위앞에서 기독교인에 대해서나 종교에 대한 이야기 금물이지만요.. 그래도 어쩌다 나오게 되잖아요.. 저희 부모님 신랑 안 듣겠지 하면서 막 기독교인에 대해 뭐라고 하셨는데 신랑이 듣게 되었을때 참.. 분위기 오묘하답니다..
기독교인에게 전도는 기본이지요^^* 당연히 저희 부부에게도 그런 주변의 압력아닌 권유가 '그리 해야지 하는'분위기가 들어오는데 막상 신랑이 그런 분위기를 보이잖아요.. 저희 부모님 아주 맘 상하신답니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