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가슴을 쓸어내리며 몇글자 띄어봅니다.
전 경력 몇년되는 주부지만 아직도 구제불능 미친주부같습니다.
저녁으로 딸아이를 위해 고등어를 구울려고 하다가 아파트 단지를 홀라당 태워먹을뻔했네요..
냉동실 고등어를 꺼내서 렌즈에 돌리며 후라이팬을 달구고 있었죠.
후라이팬이 적당히 달궈진것 같아 기름을 두르고 계속 가스불을 켜놓은채로
고등어가 해동되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고등어를 꺼내서
찬물로 씻어서 바로 후라이팬에 올리는 순간~~
부어엉~~~~하는 소리와 함께.
정말 꿈인줄 알았어요...
너무 놀래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불은 가스렌지위에서 천장위로 솟아올랐고 아주 거세게 말이죠.
옆에는 바로 가스밸브가 있는곳이라 이렇게 터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화력이 어찌나 세고 소리가 울창하던지
애완견과 우리 딸아이가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죠.
119에 전화를 해야되는데 그 순간에 정말이지 119가 몇번이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멍청한 제가 어찌한줄 아시나요?
수돗물을 틀어놓고 그릇에 물을 받아 후라이팬위에 부었더니 불길은 더욱 사나웁게...ㅠ.ㅠ
순간 방바닥에 떨어져있던 걸레가 눈에 들어와...평소엔 건조함으로
말라비틀어진것이 어쩐일인지 아직 축축하게 물기가 있더군요.
젖은걸레를 후라이팬에 집어던졌더니 불길이 가라앉고
가스렌지 위 후드로 번졌던 불길도 그렇게 간신히 잡고난후에야
주저앉아 놀란가슴을 어루만졌습니다...
하...정말이지...위기의 순간엔 바보가 되나봅니다.
꿈일거야, 라는 생각이 절로들고...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천장위로 솟는 거센불길, 딸아이의 울음소리...
불길과 싸우면서 우리딸에게 어서 밖으로 대피하라고 했더니
엄말 두고 갈 수 없다며 울고만 있더군요...ㅠㅠ.
구정지나고 국보1호도 불타고...하마터면 무식한 주부하나때문에
화목하게 저녁을 들거나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모한 사람들마저
피해를 볼뻔 했네요...
전 다짐했습니다.
이 순간 이후로...고등어는 굽지도 먹지도 않을테라고...ㅠ.ㅠ
정말 놀랬단말이죠...ㅠ.ㅠ
여러분들도 요리할때 조심하길 바래요...
불난집에 부채질도 아니고...뜨거운 기름위에 차가운 고등어를 넣고
것도 모자라 냉수까지 들이붓지는 마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