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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향기 (펌)

맘은열여섯... |2003.09.02 15:35
조회 194 |추천 0

다음글은 그저 바라볼수만 있어도 란 박성철님 산문집에서

베껴온 겁니다
아까 커피향 얘기를 듣고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커피 같은 사랑, 그 씁쓸하고도 거역할 수 없는

몇 년 전 그대가 떠나갔던 바로 그 카페, 그 자리에서 마시는
커피……
그 커피는 이제 내 목을 타고 들어오는 순간
쓰디쓴 물, 카페인 덩어리로서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하나의 슬픈 사랑으로 자리매김됩니다.
어쩌면…. 갓 걸러낸 커피향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며 커피에 얽힌
사랑의 이 전설을 이야기해 주던 그대의 그 음성에서
이미 내 슬픈 사랑의 운명은 시작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신과 인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기쁨과 풍요, 행복함과 낭만이 넘치던 그 마을에
언제부터인가 슬프고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감정에 들게 하는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애절하고 가슴을 저미게 하는 음악이었기에
그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날 이후
슬픔에 빠져 헤어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그 마을은 온통 눈물을 흘리며
아픔만이 존재하는 마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제우스신은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 음악을 연주하는 장본인을 잡아들였습니다.
그는 사랑의 전령사 큐피트의 형이었습니다.

그에게 그토록 슬픈 음악만을 연주하는 연유를 묻자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서 제우스는 큐피드의 형에게도 사랑의 화살을
하나 나누어 주었습니다. 다른 한 신을 사랑할 수 있게
단 하나만의 화살을……
그 이후 그 마을에는 기쁨의 노래가 넘쳐 흐리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마을은 활기가 넘치고 사람들의 미소가
끊이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허나 애석하게도 그것은 오래 가지를 못했습니다.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너무나도 슬픈 음악이
다시 울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은…..그가 신의 세계에는 금지되어 있는
인간과의 사랑에 빠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호숫가에 사는 소녀를 사랑하게 된 그
처음에는 늘 호숫가를 산책하는 그녀에게 끌리면서 시작된 마음은
단 한 순간도 보지 못하면 참을 수 없는
간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랑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지 않으리라 수십 번도
더 맹세했지만 그것은 어쩌면 이미 오래 전부터
예정되어 온 듯한 운명 같은 사랑같이 느껴졌습니다.
다시 슬픈 음악이 흘러나오자 제우스는 그 이유를
조사하였습니다.
결국 그가 인간과의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우스는 그 사실을 괘씸하게 여겼고
그것만은 자신도 들어줄 수가 없다며 그와 그녀를
떼어놓기 위해 그를 먼 곳으로 유배 시켜 버렸습니다.
허나 인간의 슬픔은 언제나 욕심에서 오는 법
그 소녀 또한 시간이 흘러도 그를 잊지 못했습니다.
그의 사랑의 고백을 듣고 싶었고, 금지된 그와의
사랑의 결실을 맺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서 품에 안는 순간 인간은 하늘의 법률을 어긴 죄로
죽게 되어 있음으로 그는 그녀를 위해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되뇌고
또 되뇌었습니다.
만날 수는 없더라도 영원히 두고 바라볼 수 있는
그녀만의 사랑의 별자리로 남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누군가를 너무도 보고 싶을 때, 사랑하지만 결코 이룰 수 없을 때
그 그리움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고 했던가요.
결국 그녀가 사는 호숫가에서 가장 선명하고 잘 보이는
별자리가 되어 버린 그
하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그를 안지 못하고
두고만 지켜봐야 하는 것이 너무도 슬펐습니다.
그녀는 매일 그리움과 기다림에 숱한 눈물을 흘렸는데
그녀의 가슴이 다 타올라 눈물의 색깔이 투명하지 않고
어두운 핏빛이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그녀는 별자리가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서
한 순간도 떠나지 않았고 그렇게 그리움을 간직한 채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그녀가 죽어간 그 후 무덤에서는 꽃이 한 송이 피어났고
그 꽃에 맺힌 열매가 바로 커피입니다.

그대가 내게 건네준 말
‘커피가 이토록 쓴 이유는 그 안에
끊임없는 기다림이라는 마음이 숨겨져 있게 때문이야.
그래서 커피를 마시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야만 하는 마법에
걸리게 되어 깊은 밤이 되어도 잠을 못 이루게 되는 거야.’
커피향으로 가득 차 있는 카페 한 구석 자리에서
나는 다시금 그대를 생각합니다.
닿을 수 없는 별까지의 거리에도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다렸던 그 누군가처럼
나 또한 기다리겠노라고.
그날이 언제라고 결코 기약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내 기다림을 망부석처럼 그대가 살고 있는 쪽으로
고정시켜 둔 채 그대를 기다리겠노라고.
이러다 내 인생, 기다림으로
모두 끝나 버리는 한이 있을 지라도……….

 

 

담엔 제 얘길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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