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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그녀 쓰러지다..

슬픈悲요일 |2003.09.03 22:48
조회 26,438 |추천 0

출근 길 버스 안에서..
한 여자가 창백한 얼굴로 서 있다..
마을버스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그 텁텁한 공기때문이었을까?
한참을 버틴 듯 했을까?
허리가 아픈듯 등을 굽더니 결국 주저앉고 만다..
그 옆에 서있던 여자 한번 눈길을 주더니 그 시선을 다시 제자리로 거둔다.
그녀 앞에 앉은 남자 잠을 자고 있는듯 눈치를 채지 못한다.
어떡해야 하나 계속 지켜봐야 하나 아니면 멀찌감치 떨어진 그녀를 위해
자리를 일어나 버스 맨 뒷자석에 앉혀야 하나..?
순간 그녀가 일어난다..멀리서이지만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내려야 할 곳이 왔는지 몸을 추스리고 내리는 문 앞으로 천천히 발을
내딛는다..
순간 또 한번 몸이 떨어진다..
그 뒤의 건장한 남자 한번의 시선을 던지곤 정말 아무렇지 않은듯 거둔다..
문가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그녀를 자신의 자리에 앉힌다..
바짝 긴장했던 신경을 조금이나마 추스릴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함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것도 한순간...후후~ 아줌마들 왈 "요즘 여자들은 다이어트 때문에 몸을 다 버려요~~ 쯧쯧" 이게 무슨 xx같은 소린가?
그녀가 다이어트 때문에 그런건지? 아니면 옛날의 그녀처럼 병을 앓고 있는건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저 어른들의 가증스러운 아는척, 위선!!
심한 구역질이 났다..서서히 버스가 멈춰섰고...그순간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다가서는 그녀, 아마도 내릴 모양이다..
불안했다...
그녀를 따라 내렸다..아니나 다를까? 몇발자국 못가서 그녀의 몸은 마치
맥없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쓰러지려했다..순간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괜찮아요?"
그때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 그 눈동자는 지금도 생생하다..
'살았다'라는 느낌..얼마나 도움의 손길을 원했을까? 싶었다...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군가가 할거라는 생각을 버렸다..왜냐면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지 않는다는 걸 오늘에서야 뼈저리게 느꼈으니까..
잠시 그녀를 길가에 앉히고 생수를 사와서 마시게 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얼마나 놀랬을까? 별의별 생각이 났다..
"직장에 전화해서 못간다구 하고 지금 집으로 가세요"
"...네"
"아픈데 있는겁니까?"
"..아뇨 갑자기..어지러워졌어요.."
단돈 300원이라고 그 값싼 품때문에 서비스도 xx같이 하는 마을버스와
자기와 상관없다는 몹쓸 이기주의만으로 가득한 그 버스의 무리들에게
갑자기 화가났었다..
그녀도 자신에게 손길 한번 주지 않은 그 무리들에게 못내 당황스럽고
서운했나보다..
그녀를 부축하고 길 건녀편으로 건너가기 시작했다...
"저 잠시만 쉬어가면 안됄까요?"
"그럽시다. 저기가서 시원한거라도 마시고 갑시다"
삼성역 코엑스몰 쪽에 보이는 빵집에 들어섰다..
"생과일 주스 드세요"
"..네..고맙습니다"
하지만, 생과일 주스를 마실수가 없었다..아침부터 귀찮았던것일까?
냉냉한 목소리로 한마디 던지고 마는 그 점원도 나를 한번 더 자극한다
결국, 오렌지 주스로 대신해야만 했다..
"어때요? 지금은 좀 괜찮아졌습니까?"
"...네..죄송해요..출근하셔야 하는거 아녜요?"
"늦잠잤다고 하면 됍니다..하하"
조금은 몸을 추스렸는지 창백한 얼굴 사이로 미소가 보였다..
'다행이다..'
"...저 연락처라도 가르쳐주세요..너무 죄송해서요.."
그녀가 내 시선이 다른데 가있는 사이에 수첩과 펜을 꺼내어 물어본다..
"..하하 아마 저 아닌 사람도 저처럼 했을텐데요.."
"그래도.."
"좋습니다..맛있는 저녁 한번 사십시오"
"네..^^"
이젠 많이 좋아진 듯 해보였다..알고 봤더니 그녀는 직장인이 아니라
학생이었고, 저혈압이었다..저혈압의 경우 나쁠경우 아주 돌연사 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오후나 되서야 간호사 동생을 통해 들었다..
9시를 넘어 섰다..
"집에 들리기 전에 꼭 약국에 들러 약 사서 드십시오"
"그리고 푹 주무십시오!" "점심때 일어나서 식사하시구 음...안되겠다 싶으면 병원에 가십시오. 그리고 다시 주무십시오 아셨죠?"
"네..고맙습니다"
걱정이 되는 시선으로 내게 다시 묻는다..
"이제 가보셔야 하는거 아녜요?"
"몸은 어때요? 이제 많이 좋아진겁니까?"
"네..그런거 같아요"
"그럼 갑시다..제가 택시 잡아드리겠습니다"
"네..고맙습니다"
햇쌀이 유난히 따가웠다..나의 팔을 붙잡는 그녀의 손엔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많이 힘든모양이다..아직두..
그녀를 정류장까지 데려와 벤치에 앉히곤 택시를 잡기 시작했다..
다행히 금방 잡을 수 있었다..
택시를 태워 그녀를 보내고 나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명함을 꺼내어 그녀를 태운 택시 번호를 메모한다..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버릇..
제발 아무일 없기를..예전의 그녀처럼 말없이 가지 않기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시계는 '지각했다 지각했다'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맘만은 가벼운 날이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그 마을버스의 300원짜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xx같은 서비스와 그 버스의 무리들에게 화가난다..
그렇게 또 한주를 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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