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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옛여자에게 남자가 생겼답니다

검은뿔테 |2008.03.04 07:10
조회 1,637 |추천 0

이글, 좀 깁니다.괜히 길다고 리플 다실거면 그냥 넘겨주세요.

 

 

제가 스물 네살때 그녀를 처음 만났습니다.

전 별로 키도 크지 않고(175) 부자도 아니고,거기다가 어제 전역해서 오늘 학교나오게된

따끈따끈하다못해 뜨거운 복학생이었죠.

 

 첨이라 어리버리하고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학과내에서 인사를 하는데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하지만 그때는 사람 얼굴 보고 인사하느라 경황도 없었으려니와 길게 얘기를 나눠볼만한

어휘력도 없었습니다. 군대를 워낙 험한데를 갖다와서 쓰는말에 80%가 욕이었거든요.

 

 학교다니면서 같은과에있는 형들중에 그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월찮게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그형들에게 여러 도움도 받아가면서 적응을 잘 해나가고 있던 터라 형들 하고 술마시면서 고민상담도 하고 기운내라고도 하고 정작그애하고는 5분을 1:1로 얘기도 못해봤지만 그렇게 그애에대해 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복학후 두달정도 후에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입대전부터 알던 누나가 우연히 연락이되었는데 몇번만나다가 좋은 감정이 생겼는지 사귀자고 하더군요. 그러면 안되는걸 알았지만, 누가 나를 좋아해준다는것만으로도 들뜬 예비역 2개월차였던 저는 덥석 그 누나를 세달정도 만났지만, 결국 성격차가 너무 심해 안좋게 끝났죠...

 

그이후로 형들하고 술먹을 기회만 점점 늘어가면서 그애에대한 이야기가 심심잖게 안주로 등장했습니다. 그때가 마침 발렌타인이다 화이트데이다 하던 시기였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친한 형 한명이 고백을 준비하더군요. 뭘 사는게 좋을까 뭘 해주는게 좋을까..뭐 이래저래 그래서 준비하는동안 도와준건 없어도 이것저것 잘될거라고 형은 안심시켰습니다. 그형이 과내에선 거의 공개적으로 그애를 좋아했기에 그애도 알고 있을테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결과는 KO패. 그이후 형네집에 놀러갔는데  그 사탕이며 초콜렛을 까먹은 쓰레기다 뒹구는걸 보자 참 마음이 안좋더군요. 형말로는 다 잊었다고 괜찮다고 하는데,그게 어디 그렇습니까.

 

 그래서 제가 그애에게 그랫죠 니가 거절을 했어도 그렇게 만나주지도 않고, 받아주지도 않고 사람성의 무시해도 되는거냐고말이죠. 적어도 성의는 받았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대뜸 그러데요, 그럼 자기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자기가 그 오빠랑 사귀면 되는거냐고 그러면 다 해결 되는거냐고 화를 내더군요.

 

 사실 틀린말은 아니지만 저도 밀어붙이던게 있기에 뭐라 말은 못하고 툭툭대는사이로 남았습니다.

형들과 술 마시면서 그푸념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그러다보니 그애에대해서 호기심아닌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얼마나 대단한 애이길래 이정도일까? 라는. 이미 학과내에서 두셋정도의 형이 공개 처형을 당하다시피 차인상태라 (공교롭게도 모두 친한사이들이었고요) 형들 사이도 그때문에 서먹서먹해지려고 하는 분위기도 싫었습니다.

 

그호기심이 시작이었는지 몰라도 점점 그애에대해 알게되는게 늘어갈수록 저까지도 그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괜시리 뭐라고 했던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던 어느날인가 학교가는 버스정류정에서 그애를 봤어요. 멀리서 버스를 타려고 뛰어오더라구요. 그버스,놓치면 택시를 타지 않는 이상 첫수업은 지각이 뻔했거든요. 올라타려다 그애를 보고 저도 모르게 한다리를 걸치고 버스를 붙잡고 있었죠. 그리고 같이 등교를 했습니다.

 

신경도 안쓰던애가 눈에들어오기시작하니 그애가 저와 같은 버스를 타탄다는걸 알게되었고, 한두번 인사를 하고, 과제를 묻다보니 친해져서 가끔 통화도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형들한텐 미안한 마음만 가지고 저혼자 끙끙앓고 있었죠.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수는 없어서 형들에게 먼저 얘기를 했더니 너 마음 편한대로 하라고 하더군요. 형들은 괜찮다고. 아그때 그형들이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저도 차일각오를 하고 대쉬를했습니다.그리고 성공했습니다. 알고보니 그애는 제가 마음에있어서 기다리고 있었다더라구요. 그런상황에서 제가 형들하고 왜 안만나주냐고 따지니까 화낸것도 이해가 가더군요.

 

행복했습니다.

저,여자 많이 사귀어 본건 아니지만,정말 예뻣고 귀여웠고 뭐든 해주고 싶었습니다.

넉넉치 않은 가정형편에 고등학교때부터 용돈이라는걸 받아본 적 없이 살아온 저는 강도높은 알바를 해서라도 맛있는거,좋은거,예쁜거 사주고 싶었습니다.

매일 집에 데려다 주고,주말에는 새벽같이 인력 시장 나가서 일하고 다시 주중에는 학교에서 같이 매점도 가고 했습니다.

 

그리고 방학.

다음학기 등록금을 벌어야 했기에 주말에만 하던 일을 아예 현장기사로 들어가서 두달을 일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끝나고 데이트 할수 있기는 했지만 시멘트먼지 하루종일 뒤집어쓴모습으로 만나고 싶지 않아서 집에가서 샤워하고 다시나오면 다저녁때이고,또 내가 피곤한 모습 보면 그애도 미안해서 일찍 들어가곤했습니다. 그것도 두어번.

 

 3주가량 서로 만나지를 못했습니다. 저는 저대로 피곤하고 바빳고, 경황없었을뿐더러 일끝나면 친구들이 현장앞으로 오기도 해서 친구들과 한잔 하게 되기도 하고 그랫거든요.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흙먼지 뒤집어 쓴 모습이 마냥 미안하기만해서 ...전화만 하고..

 

그렇게 소원해져갔습니다.

수순을 밟아갔고, 저는 매달렸고, 그녀는 돌아선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생겨서 유학을 결심했고, 저의 유학 소식에 걸려온 전화가 그렇게 반가워서

지금이라도 다시시작할수 있다면 유학을 포기하겠다고 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면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전 새로운 좋은 사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많이 나는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지금의 여자친구와 함께있을땐 몰랐는데

혼자 떨어져 지내다보니 생각이 종종 나서 싸이도 몰래들어가보곤 했습니다.

당연히 저와는 일촌이 끊겨있었죠.

메인사진만 보는것으로도 만족 했습니다. 그냥,잘 지내는구나.하는것만으로도.

 

그런데 몇일전 동문들하고 우연히 네이트온에서 만나얘기를 하다가 그애의 새 남자친구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저도 모르게  꼬치꼬치 물으니까 누가 저보고 그만좀 하라고 그러더군요...

 

그말이 어찌나 다가오는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답니다.

질투는 나지 않고 이제서야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제서야 완연히 그애를 보내주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애말대로,좋은 사람 만나서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애는,웃는게 제일 예쁘니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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