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에서 볼 때 한의학을 이용한 자궁근종 치료에 대한 대규모 임상 연구는 찾기 어려웠으나 임상증례 연구와 국외의 임상시험 연구결과 및 국내외의 실험 연구를 통해 한의학 요법이 자궁근종에 대해 일정한 유효성이 있음이 검증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임상경험을 참고하여 자궁근종에 대한 한의학 임상에서 고려할 수 있는 치료적응증과 임상 지침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검토하고자 한다.
1)무증상 근종
첫째 자궁근종의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는 자궁근종은 서양의학적 치료 지침 상 정기적인 관찰만을 행할 경우 자궁근종의 일반적인 속성상 시간의 경과에 따라 추가적인 발생이나 증대의 가능성이 많게 된다. 따라서 미혼 여성이거나 출산의 계획이 있는 기혼 여성에 대해서는 자궁근종의 성장과 추가적인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여 가임력을 보존해줄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비록 이론적으로는 적절한 처방과 제형이 임상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그 실효적 효과와 비용효과에 대한 검토는 장기적인 과제로 남게 된다.
이러한 경우의 한방치료는 기본적으로 출혈과다나 월경통 등의 증상이 없으며, 일반적으로 자궁크기는 임신 8주 이내의 자궁크기로, 자궁근종의 크기는 직경 8CM 이하의 근종에 대해 6개월 간격의 관찰 기간 중에 시행하는 치료가 되어야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치료는 자궁의 크기와 자궁근종의 크기 및 개수에 변화가 없게 하거나 줄어들게 하여 임신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일차적인 임상과제로 설정할 수 있다. 이어서 임신과 출산을 성공적으로 이루게 하는 것이 이차적인 목표가 된다.
그러나 실제적인 임상 수행에 있어서는 “언제까지 어떤 임상적 지표로 치료기간을 설정하는가?”, “치료를 종지하는 시점에서는 어떤 지표로 치료 결과를 평가할 것인가?”, “부작용의 유무와 이의 판정기준은 무엇인가?”, “비용효과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 임상적 의문으로 제시될 수 있다.
2)수술적응증이 아닌 유증상 근종
자궁근종으로 인한 어떤 신체적 증상이 있는 유증상 근종이지만 아직 수술 단계가 아니어서 증상의 제어를 이루고, 중장기적으로 수술을 피하고자 할 경우에 대한 한의학 치료의 적용이다. 이것은 수술할 정도로 자궁근종이 거대하거나 급격하게 성장하지 않지만 증상이 발현되어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자궁근종은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자궁근종 환자의 일부는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자궁근종의 증상에는 출혈, 동통, 압박증상, 종괴감, 그리고 출혈에 의한 이차적 증상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자궁근종의 부위와 크기에 따라 다양한 유형과 강도로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출혈은 월경과다와 부정출혈의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떠한 형태든 지속되고 반복될 경우 빈혈을 유발하고, 이차적 증상을 야기하며,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임상에서는 갱년기여성의 기능성자궁출혈과 근종이 중첩될 경우 진단과 임상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자궁적출술의 권유가 이루어지기도 쉽게 된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72시간을 초과하는 월경곤란증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압박증상은 종괴가 증대되어 골반내 장기와 신경 등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일련의 증상이다. 이것은 종괴의 부위가 장막하이면서 자궁근종의 크기가 클 때 잘 생길 수 있다. 변비 및 배변장애, 빈뇨 및 노폐, 좌골신경통 등이 압박증상의 유형들이다. 증상의 강도가 심한 경우 즉각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괴감은 증대된 자궁체나 돌출된 거대 자궁근종을 환자가 인지하는 것으로 수반된 증상에 따라 수술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이차적 증상은 반복적인 출혈과다에 의해 야기된 빈혈로 생기는 증상들이다. 두근거림, 쇠약감, 현훈 등이 그러한 예가 된다.
이처럼 유증상 자궁근종에 대한 한의학 치료과정에서는 증상의 관리와 자궁근종의 성장 억제라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일차적으로는 증상의 관리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근종의 성장 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경우의 치료는 일시적이고 보조적인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따라서 한의학 치료의 적용 기한은 일반적인 기대요법의 기간을 넘지 않은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자궁적출수술적응증 환자의 단기 유지 요법
수술적응증의 범주에 들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증상을 제어하면서 수술을 미루면서 단기적인 유지요법을 적용할 때는 위에서 언급한 유증상 근종의 임상 원칙과 다르지 않다.
4)자궁근종절제수술 환자에 대한 술전 병용 요법
자궁근종절제수술 전에는 통상 자궁근종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GnRh-a와 같은 내과적 치료를 적용하게 된다. 술전 병용 요법은 내과적 치료 방법 적용 기간 동안에 한의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는 활혈소적(活血消積)의 처방으로 자궁근종의 소퇴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방법과 GnRh-a의 부작용인 상열감과 전신쇠약감 등을 해소하는 扶正의 처방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양분할 수 있다.
5)임신을 희망하는 자궁근종 환자에 대한 수태촉진요법(求嗣療法)
즉각적인 임신을 희망하는 저수태 상태 및 불임증 상태인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경우 생식기능의 이상이 자궁근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명확히 하면서 한의학 치료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근종과 불임 혹은 저수태 상태의 상관성 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우선은 치료의 주안이 자궁근종에 있어야 하는지, 구사(求嗣)에 있어야 하는지 확정할 필요가 있다.
자궁근종이 생식현상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유산, 만삭 전 진통, 분만진통 이상, 산후출혈 등이 있다. 그러나 자궁근종이 불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다른 불임 원인이 발견되지 않고 자궁근종만 있는 경우에는 자궁근종이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궁근종이 불임에 관여하는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의견들이 검토되고 있다. Stevenson은 자궁근종이 자궁수축을 증가시키고, 또한 자궁근종 위에 위치한 자궁내막이 매우 얇아져 있고, 혈액공급이 부족하여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는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Coutinho 등은 성교시 정액내 프로스타그란딘이 규칙적인 자궁수축을 유발하여 정자의 이동을 돕는데, 자궁근종에서는 이러한 수축이 방해되어 불임이 될 수 있고, 또한 물리적 효과에 의한 나팔관 경로의 변형, 자궁경관의 압박, 자궁경관 위치 변화로 인한 정자수종의 장애, 자궁내강의 변형으로 착상을 방해하는 기전, 정상자궁수축력을 변화시키는 기전 등이 관여할 것으로 설명하였다.
자궁근종이 있는 불임여성에 대해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 후에 임신율을 향상시켰다는 논문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제한된 샘플크기, 부족한 연구 디자인, 불분명한 추적관찰, 그리고 추가적인 불임 인자의 존재 등에 의해 확실한 증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복식근종절제술은 잘 숙련된 술자에 의해 이루어질 경우 복강경에 의한 수술 보다 임신율을 더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덕 등10)은 불임여성에서 복식 자궁근종절제술 후에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검토하였는데, 수술 전 근종의 개수는 임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5mm 이하의 크기일 때 성공률이 높았으며, 근종의 위치가 측방(lateral) 일 때 임신율이 33.3%로 낮았다고 하였다. Sudik 등26)은 근종이 하나일 때, 크기가 클 때는 임신성공률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5개 이상의 근종이 다발로 있을 경우에는 임신 성공률이 저하된다고 하였다.
한의학 논문에서 임신과 자궁근종의 관련성을 다루면서 자궁근종을 치료하여 불임증을 치료하거나 수태율을 개선시킨 내용을 다룬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불임증에 대한 한의학 치료 과정에서는 근종과 관련된 환자들도 포함이 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임상 기준과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의 축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자궁근종과 관련된 임신 시도 환자의 일차적인 권고 임상 기준은 저수태 및 불임증 상태와 자궁근종과의 직접적인 상관성 및 착상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여 “6-12개월 이내에 임신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다른 직접적인 불임원인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궁근종에 의한 자궁내막의 물리적 변형이 없는 환자”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6)자궁근종 관련 수술이 이루어진 환자에 대한 한의학 임상
자궁적출술 후에 관련된 임상적 문제에 대한 한의학 관련 논문들27-29)은 자궁적출술후증후군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자궁적출 환자에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전 건강상태와 심리 상태, 원인 질병 등에 따라 일부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된다. 이를 포함하여 자궁근종으로 인해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진 환자에 대한 한의학 임상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것은 자궁적출술후 증후군의 예방과 치료는 물론, 수술 후의 단순한 보양, 자궁근종절제술 시술 환자에 대해서 미세 자궁근종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 등으로 범위를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대체로 후향적인 임상 결과의 경험적 누적이 한의사에게 축적되어 있을 뿐 실제적 효과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므로 한방치료가 적용되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대한 삶의 질 비교연구와 자궁근종의 재발현 상태 등을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4. 자궁근종 한의학 진료지침의 제언
한의학의 자궁근종에 대한 치료 적응증은 양방의 내과적 요법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출혈과 골반통에 대한 1차적 한방치료의 반응 여하를 먼저 살피고 이어서 반응이 나타날 경우 임상증상의 관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자궁근종의 성장을 억제 혹은 축소를 도모하는 치료를 적용하게 된다. 즉 한방치료의 강점은 유증상 근종에 대한 약물 및 침구치료를 이용한 일차적 관리 수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관리 수단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양방의 수술적 치료 단계로 전환되며, 수술 후의 보양과 자궁적출술후 증후군의 예방관리로 임상의 방향이 전개될 수 있다.
임상 기준
1)수술적응증이 아닌 무증상 근종의 기대요법 기간 동안의 한의학 치료
임신 자궁 8주 이하의 근내 혹은 장막하 근종을 중심으로 가임력 보존 등 치료 대상을 결정한다. 3개월 내에 효능이 평가되어야 하며, 부작용이 없을 때, 비용효과와 삶의 질 제고, 건강증진 효과 등 임상적 가치에 따라 6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1차적인 치료와 평가가 완결되도록 함.
2)수술적응증이 아닌 증상이 있는 근종의 한의학 치료
자궁근종의 위치와 크기, 혈색소 수치를 기준(8mg/㎗)으로 수술적응증이 아닌 근종 환자를 치료 대상으로 한다. 출혈과 동통의 해소를 목표로 1개월(1개 월경주기) 내에 기본적인 효능이 평가되어야 하며, 비용효과와 삶의 질 제고, 건강증진 효과 등 임상적 가치에 따라 6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1차적인 치료와 평가가 완결되도록 함.
3)수술적응증인 자궁근종의 한의학 치료
수술전 유지요법 : 비수술적응증 유증상 근종의 기준을 참고하여 1개월(1개 월경주기) 내에 기본적 평가를 완료하여, 출혈, 통증, 혈색소 개선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유의한 결과가 있을 때 수술 직전까지 유지한다.
자궁근종 제거 수술 후 관리요법 : 자궁근종제거술 후 환자에 대한 적용은 단순 보양과 추후 발생 가능성 억제 요법을 상정할 수 있다. 현재 추후 발생 가능성 억제에 대한 어떠한 연구 결과나 임상보고가 없으므로 단순 보양에 국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자궁적출술 후 관리요법 : 심리적 지지와 교육, 술 후 보양요법을 통한 건강증진과 자궁적출술후 증후군의 발생을 예방하도록 한다.
4)임신을 시도하는 자궁근종 환자의 한의학 치료
저수태상태 혹은 불임증이 자궁근종과 동반되고 다른 명확한 직접적 원인이 없을 때 근종과의 관련을 검토하여 내과적 치료법의 한 형태로 한의학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이때 자궁경으로 제거될 수 있는 점막하근종, 자궁내막의 형태를 물리적으로 변형하고 있는 거대근종 및 점막하근종은 일차적인 치료적응증에 포함시키지 않도록 한다. 치료 기간은 3개월 단위로 1-2개 치료일정을 밟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