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리코가 혼자 그들을 찾았다.
매우 이른 시간에 찾아왔는데 버닝타임을 피하기 위해 서두른 것으로 보였다.
깔끔한 군복을 입은 그는 어제와는 다르게 두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왔다.
"하하하하. 짐이 있으시면 제 부하들한테 맡기시고 스파키 당신은 나랑 얘기나 나누며 갑시다."
".........."
"같은 시대를 살던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아주 기분좋은 일이죠. 안그렇습니까?"
스파키가 일어서서 옷을 입는 동안에도 그는 러시아시티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곧 호파스와 노엘이 탄 헬기가 먼저 떠났고 나머지 일행은 리코가 탄 헬기에 같이 탔다.
모양은 조금 달라졌지만 거의 예전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헬기는 그 엔진소리부터 냄새까지 스파키로 하여금 옛날생각을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이 거친 소리를 하루도 빠짐없이 들으며 동료들과 생사를 함께 했었다.
"이 기지를 만드느라 적지 않은 고생을 했습니다."
리코가 멀어지는 지하기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호파스의 헬기는 다른 방향으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한시간 정도 후에 스파키의 눈에 믿기 힘든 광경이 들어왔다.
이제까지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많은 마을과 도시를 거쳤지만 그것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도시라고 보기엔 너무 넓었다.
이미 하나의 국가로서 발전해 있었다.
스파키의 표정을 보고 만족스러워진 리코가 큰 소리로 말했다.
"러시아시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헬기가 도시 상공을 지나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에 내려설때 아리아가 스파키의 팔을 붙잡으며 조금 떨었다.
스파키는 긴장감이 돌았다.
역시 이곳에서도 편하기는 힘든 것인가......
아직 호파스에게 말은 안했지만 아리아의 머리속에 있다는 길트가 그녀에게 예지력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헬기에서 내리는 그들을 미노리카가 직접 마중나와 있었다.
"어서오세요. 여러분."
스파키의 머리속에서는 일개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환영을 직접 할만큼 대단한 인물들이 아닐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파스는 이쪽으로 오지 않았나 보군요."
"네. 먼저 할일이 있다며 다른 쪽으로 가셨어요. 이쪽으로 오시죠."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노리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
"지금 우리가 닥터 호파스가 그걸 찾아서 없애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은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알겠습니다."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리코가 전부 준비해 드릴겁니다."
"군 총사령관이 말입니까?"
"네. 리코는 당신이 아주 맘에 드는가 보더군요."
"..........."
"여기 오래 계셨으면 좋겠군요."
"부탁하실 일이라도 있습니까?"
"지금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힘이라면 없던 일도 생길지 모르죠."
스파키 일행은 지하까지 내려간 다음 바로 차에 탑승했다.
그리고 가까운 호텔로 향했다.
그곳은 여러 크고 작은 마을을 돌며 무역을 하는 장사치들이 주로 묵는 곳이었다.
스파키라는 사람이 왔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면 여러가지로 귀찮아질 것을 대비해서 배려된 곳이었다.
스파키는 오히려 맘에 들었다.
하지만 리코는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머쓱하게 웃었다.
"이거. 귀한 분께 이런 곳에서 묵으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편하군요."
"호파스는 밤이 되면 이곳으로 오실 겁니다. 바로 건너방이 그의 숙소입니다. 그리고 여자분들의 숙소는 바로 옆에 준비했습니다."
"저희에게 잘 대해주시는군요."
"당연하지요. 당신들의 힘으로 인류에게 해가 되는 물건들을 없앨 수 있으니까요."
"혹시 그것이 필요하진 않습니까? 그렇다면 가져오는 것도 그리 어렵진 않을텐데요."
스파키의 말에 리코는 정색하며 말했다.
"만일 당신이 그것을 없애지 않으신다면 거기에 당신을 묶은 다음 터트릴겁니다."
"..........."
"하하하하. 농담입니다. 하하하하. 우린 군인 아닙니까? 확실히 거친 농담이 어울리지요. 하하하"
리코가 돌아가고 바로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커다란 쟁반을 들고왔다.
마실것과 먹을것이 가득 담겨 있었는데 과일과 고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음식들이 가득 있었다.
스파키를 제외한 모두는 생전 처음 보는 음식들을 보고 먹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며 스파키의 눈치만 살폈다.
그러다가 스파키가 먼저 포크를 들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다들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한입 넣을때마다 그들의 표정은 행복감으로 흠뻑 젖어갔다.
아리아도 먹긴 했지만 아까부터 불편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 있다.
스파키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스파키가 자신을 보며 웃자 아리아는 금방 기분이 좋아졌는지 스파키의 한 손을 꼬옥 잡은 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처음 볼 때보다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건 스파키의 눈에서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바로 건물을 나와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러시아시티라 불리는 이곳은 테크타운처럼 사방을 벽으로 둘러싸지는 않았지만 그 형태는 비슷했다.
그들이 처음 내린 곳이 도시의 중심이고 높은 빌딩은 전부 중심에 몰려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낮은 건물들과 사람들이 몰리는 시장등이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었고 가장 외곽지역에는 거의 대부분이 주거공간이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도시 주변으로 높은 탑이 몇개 보였는데 감시탑으로 보였다.
스파키가 먼저 앞서서 걸었고 그 옆에 아리아가 바싹 붙어서 따라왔다.
캔과 쟌느는 나란히 손을 잡고 조금 떨어져서 걸었다.
스파키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양한 표정으로 여러가지를 하는 모습들을 보며 그들은 다양한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시내를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커다란 수레 하나가 그들 앞으로 자나가다 멈추었다.
스파키는 그 수레에 실린 것을 보고 얼른 칼에 손을 얹었고 캔도 두 다리에 힘을 주며 준비를 했다.
수레 위에 있는 것은 철창에 갇힌 돌연변이였다.
조금 다르긴 했지만 스파키가 오래전에 상대한 적이 있는 괴물이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자주 보던 광경인지 그리 심각하게 보지 않는 눈치였지만 아리아는 심한 불안감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그와 동시에 스파키는 칼을 뽑았고 괴물이 갇혔던 철창의 문이 열리며 괴물이 튀어나왔다.
"피해!"
스파키가 소리치며 아리아를 뒤로 밀자 캔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는 다시 빠른 속도로 뒤로 멀어지며 피했다.
"캔! 여자들을 데리고 피해라."
"하지만...."
"어서!"
캔이 양팔로 여자들을 들고 좀 더 거리를 유지했고 그제서야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안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며 사방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괴물은 도망치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스파키와 눈이 마주치자 바로 달려들었다.
스파키는 몸을 낮추며 괴물이 휘두르는 팔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위로 칼을 휘둘렀다.
괴물의 팔이 잘려나가며 스파키가 지나간 자리에 피를 쏟았다.
하지만 괴물은 다시 몸을 돌려 스파키를 공격했다.
너무 빠른 반격에 미처 대비를 못한 스파키는 괴물의 발에 차이며 공중으로 솟았다가 땅에 떨어졌다.
"큭!"
"쿠어어어어"
괴물은 자신의 어깨에서 피가 쏟아지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공격이 먹힌 것이 기쁜지 마구 괴성을 질러댔다.
"크어어어어"
"죽어라."
예상밖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는 괴물에게 화가 난 그는 칼을 쥔 손에 전력을 보냈다.
순식간에 그의 칼에서 스파크가 튀기며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칼날이 누런 광채를 발하며 사방으로 뜨거운 열기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이얍!"
스파키가 괴물쪽으로 한번에 거리를 좁히며 칼을 휘두르자 허리가 위아래로 분리된 괴물이 힘없이 땅바닥에 내장을 쏟으며 쓰러졌다.
괴물이 죽은 것을 확인한 그는 얼른 아리아의 표정을 살폈다.
아직도 귀를 막고 주저앉아있다.
스파키가 주위를 살피자 어느새 그의 주변으로 세마리의 괴물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엔 몽크였다.
하지만 엔젤타운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컸다.
놈들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스파키를 노린 듯 다른 사람을 향해서는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훗~ 하는 수 없군."
그는 칼을 쥐지 않은 손에도 전력을 모았다.
금새 충분한 양의 전력이 모인 것을 확인한 그는 먼저 뒤쪽에 있는 놈을 향해 전력의 덩어리를 날렸다.
놈의 몸에 전력이 꽂히는 것을 확인한 스파키는 앞의 두 놈에게 달려나갔다.
몸을 공중으로 띄운 그는 몸을 회전하며 왼쪽의 놈에게 칼을 던지고 다른 한 놈에게는 왼손에 남은 전력을 먹였다.
불과 2초의 시간에 세 마리의 몽크가 땅바닥에 풀썩 쓰러지며 누런 연기를 피우기 시작했다.
놈들의 움직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다시 아리아의 얼굴을 살폈다.
이젠 어느정도 정신을 차렸는지 타버린 괴물을 보며 역겨운 표정을 짓고 있다.
스파키의 활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입을 쩌억 벌리며 스파키를 두려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고 그는 얼른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보자."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을때 캔을 부르면 캔과 여자들까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므로 그는 하는 수 없이 그렇게만 말하고는 혼자서 몸을 날려 사람들을 뛰어 넘으며 모습을 감추었다.
캔은 비틀거리는 아리아를 부축하며 빨리 그곳을 떠났다.
시내구경을 중단한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캔은 자신도 모르게 스파키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에 빨리 움직였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한참 달리던 스파키는 한산한 거리에서 골목을 돌자마자 쫒아오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숨을 돌렸다.
이정도의 큰 도시라면 방금 자신이 한 일은 그저 소문으로 무성하다가 잊혀질 가능성이 크다.
조금 숨을 돌린 다음 다시 시내구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그는 무심결에 허리를 짚었다가 무언가 허전하다는 느꼈다.
허리의 증폭기가 전부 없어졌다.
그리고 어깨 위의 단검도 없어졌다.
이건 그냥 뛰다가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자신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귀신같은 솜씨을 가진 도둑이 자신을 노렸고 확실한 성과를 올리고 갔다.
하지만 뛰는 상대를 향해 이렇게 귀신같이 물건을 훔쳐가다니........
스파키가 왔던 길을 생각하며 혹시 땅에 흘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의 앞을 누군가가 막아섰다.
"당신은 누구야?"
스파키가 먼저 묻기도 전에 막아선 자가 물었다.
"넌 뭔데?"
"그 무기가 뭐지? 혹시 팔 생각은 없는가?"
"내 물건이나 돌려주시지."
"이것 말인가?"
놈의 손엔 단도와 증폭기들이 가지런히 들려있었다.
"내것이 맞군. 이제 구경 잘 했으면 돌려주시지 그래."
"싫다면?"
"죽을지도 몰라."
"여기서 살인은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바로 사형이다."
말이 통하지 않을거란 느낌이 든 스파키는 바로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놈은 미리 예상한 듯 스파키가 몸을 조금 움직이자마자 바로 몸을 뒤로 멀찍이 뺐다.
"도망가는 실력은 인정할만 하군."
"단순히 빠른 것이 아니야. 네 옆을 달리면서 물건을 빼냈으니까."
"곧 후회할거다."
스파키는 빠른 속도로 칼을 뽑았다.
그리고 놈을 향해 달려드는데 갑자기 놈의 모습이 사라졌다.
스파키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몸을 공중으로 띄워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그가 있던 자리로 시퍼런 칼날이 지나갔다.
스파키는 옆 건물의 튀어나온 환기구를 잡으며 공중에서 내려서지 않고 아래를 살폈다.
분명 놈이 아직 있다는 느낌은 드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방금 자신을 노렸던 칼도 잠시 나타났다가 금새 사라져버렸다.
스파키는 한 손에 전력을 모은 다음 아래를 향해 넓게 퍼트렸다.
마치 비처럼 뿌려진 가느다란 전력의 줄기는 약 3미터 정도의 폭으로 아래를 향해 내려졌고 바로 놈이 비명을 지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스파키가 놈을 발견하고 땅에 내려서자 놈은 허리춤을 열심히 더듬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당혹스런 얼굴이 되었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졌군."
"이런....... 하필 이럴때....."
"빛을 굴절시키는 장치같은데 이젠 소용이 없어졌군."
"흥! 무기를 버려라. 너정도는 맨손으로도 충분해."
"호오~ 그래? 좋다. 무기를 쓰지 않겠다."
스파키가 아직 남은 전력을 없애며 칼을 고쳐들자 놈이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달려들었다.
놈은 양손에 든 칼을 양옆에서 앞쪽으로 휘두르며 스파키의 목을 노렸지만 스파키는 칼을 앞으로 세우는 것만으로 공격을 막았다.
그리고 바로 힘을 주며 칼을 세운체 앞으로 밀고 나가기 시작하자 놈이 그의 엄청난 힘에 놀라며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놈이 칼을 거두려고 했지만 그랬다가는 스파키의 칼이 바로 자신의 이마를 갈라놓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뒤로 밀리다가 스파키가 잠시 힘을 줄이자 바로 몸을 숙이며 칼을 거두더니 바로 하체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스파키는 이미 예상하고는 몸을 띄워 피한 다음 칼을 휘둘러 놈의 한쪽 귀를 잘라버렸다.
"으아악!"
"자, 다음은 팔이다."
스파키가 뒤로 몸을 빼는 놈쪽으로 달려들며 칼을 높이 들자 놈이 그자리에 주저앉으며 품속에서 그의 물건들을 쏟아냈다.
"자, 잠깐!"
놈이 칼마저 땅바닥에 내려놓으며 두 손을 앞으로 뻗자 스파키도 멈추었다.
조금만 늦었다면 그의 칼이 자신의 팔을 잘라버렸을 것이다.
크지도 않은 상처에 전의를 잃은 놈을 보며 스파키는 잔인한 미소을 지어보였다.
"왜? 그 자신감은 귀에 있던 것인가?"
"자, 자, 잠깐..... 내가 당신의 실력을 몰라보고 실수를 했소. 물건을 돌려줄테니 날 놔주시오."
"꺼져라."
스파키가 놈이 떨어뜨린 두자루의 칼을 발로 차버리며 자신의 칼도 집어넣자 놈은 부리나케 뒤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대사를 빠뜨리지는 않았다.
"두고보자!"
"심심하니 빨리 와라."
놈이 사라진 후에 스파키는 쓴 웃음을 지었다.
놈이 다시 돌려준 물건 중에 지크의 단검이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정성이 들어간 물건이었다.
이곳이라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놈은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의 손익계산을 분명히 하고 사라졌다.
버닝타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두건을 쓰거나 등에 메고 있던 넓은 모자를 쓰기 시작했다.
스파키도 목에 두르고 있던 천을 풀어서 얼굴에 감고 얼마 전 호파스가 준 검은 안경을 썼다.
그리고 다시 시내구경을 시작했다.
나머지 일행은 캔의 실력이라면 아무 문제없이 숙소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는 우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방금 놈에게서 얻은 두자루의 칼을 팔만한 곳을 물었다.
역시 길거리에서 파는 군것질이 있어야 관광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시간 리코는 미노리카와 함께 작은 화면을 보고 있었다.
"정말이군요. 그사람....."
미노리카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며 말하자 리코도 마찬가지라는 얼굴로 대답했다.
"저도 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정말 대단하더군요. 놈들의 뇌에 스파키의 유전자를 인식시켜 놓고도 안심이 되지 않아 주변에 저희 병사를 50명이나 변장을 시켜놓았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불과 5초만에 세마리의 타이칸을 물리쳤습니다. 아마 그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단 하루만에 저희 도시를 초토화 시킬수도 있을겁니다."
"아주 위험한 인물이군요."
"꼭 우리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아메리카에서 이 사실을 알면 무슨 수를 써서든 스파키를 데려가려고 할겁니다. 그는 핵무기보다 더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언제든 배신할 수 있습니다. 부하가 되어야지요."
"그럼......"
"아리아라는 백치에 가까운 여자가 그의 여자인걸로 보이던데...."
"인질을 잡으실 생각입니까?"
리코가 경직된 표정을 하자 미노리카는 퍼석 웃었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최악의 경우에 생각해 봅시다."
"네."
리코가 나가고 혼자 남은 미노리카는 의자 깊숙히 몸을 묻으며 한숨을 쉬었다.
"헤밍스....... 그자보다 우리가 먼저 핵을 찾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