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는 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맨날 눈팅하면서 히죽거리다가 용기를 내서 글을 올립니다.(참 나이 쳐먹고 할 일도 되게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재미는 있더군요^^)
하여튼 각설하고 대학졸업후 집사람과 중매를 봤는데 중매보고 2달만에 결혼했습니다. 뭐랄까 집사람이 참 착하게 지 손해만 보고 살아왔구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솔직히 사랑하는 감정보다 앞섰습니다.(물론 제가 쉽게 사랑이라는 감상에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었죠) 하여튼 집안어른의 강력한 추천도 있고 해서 결혼을 하였는데, 근데 제가 생각한 것 하고는 같이 살아보니 많이 틀리더라는 겁니다. 일단 처가집과 우리집의 가정환경부터 완전히 틀립니다. 처가집은 장모님, 우리집은 아버님이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도 처가집은 개방적, 우리집은 보수적, 뭐 하여튼 이런저런 부분에서 여러가지가 틀렸습니다.
결혼에 대한 준비도 하나도 없이(결혼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하다보니)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신혼여행을 갔다와서 어른들하고 같이 살게 되었는데, 2달만에 집사람의 성격이 조금씩 변한다는 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방에 엎드려서 눈물을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웃음도 조금씩 사라지면서 5-6개월이 지나자 집사람이 이혼하자는 얘기까지 나오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장인어른도 같이 못살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는군요..근데 저는 솔직히 우리부부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고 외부환경의 문제이니 분가하면 나아지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에는 이혼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완고하신 아버님에게 이야기하면 바로 난리가 났겠죠.. 하여튼 어떻게해서 아버님께 1년만 같이 살고 분가를 하라는 허락을 받아놓고, 1년이 지나고 삯월세를 반지하에 얻어 분가하게 되었죠.. 방이 2개가 있었는데 큰애와 집사람이 큰방을 쓰고, 작은방에는 제가 사용을했죠. 그때부터 각방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IMF전인데 참 집에 돈이 없었죠. 말로 만듣던 부동산거지라는게 실감이 나더군요.(그전에 어른이 돈을 모으고, 빌리고해서 땅을 사놓았거든요.) IMF가 터지자 아버님이 병을 얻으셔서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매일 병원에 출근하면서 원래 까다로운 성격인데다가 더욱이 병까지 있어 더욱더 신경질적으로된 아버님 병수발한다고 집사람 엄청 고생했습니다. 요새 며느리들 같으면 아무도 수발하려고 하지 않았겠죠..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 몇 년이 지나자 부동산도 제가격을 찾더군요. 그것을 팔아 작은 집(APT)을 한 채 마련하였는데 문제는 우리 부부사이의 벌어진 틈이 좁혀들지를 않더라는 거죠. 각방도 계속 쓰고요. 대화를 해도 첨에는 잘나가다 나중에는 말다툼으로 변해버리고, 한번 다투면 길게는 1달을 서로 이야기 안 해 본적도 있습니다. 뭐랄까 각방을 넘 오래서서 그럴까 남인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지금도 집에가면 대화를 5분이상 해본적이 없습니다. 더 오래하면 싸우니 적당히 하는데 좋은거죠.. 부부관계도 그렇습니다. 한참 젊을때는 제가 요구를 해도 들어주지를 않으니 진짜 비참한 심정이 들더군요. 남들처럼 같은 방을 쓴다면 모를까 각방을 쓰니 기회도 많이 없더군요. 그래도 기회를 봐서 옆구리를 찔러보지만 거의 거절이었습니다. 그러자 집사람한테 뚱뚱한게 지랄한다는 몹쓸말도 하고 남몰래 해결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집사람이 우리집에 와서 고생한게 미안해서 설거지도 도와주고, 청소도 도와주고 나름 노력을 하였으나 그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핀잔뿐.. 청소기를 들면 집에 와서 청소기만 든다고 잔소리, 설거지를 하면 남자가 부엌에 온다고 잔소리, 돈적게 벌어온다고, 애들 신경 안쓴다고, 어머님이 무식하다고 잔소리, 모임에 같이 가자면 당신 친구들 뭐하러 보냐고 거절(요근래 같이 외출을 한적이 없네요..ㅋ), 하여튼 제 아버님과는 180도 틀린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물으실 분들이 많으리라고 봅니다. 아내를 사랑하냐고? 예. 서두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사랑이라는 단어는 저하고는 거리가 먼 단어입니다. 차라리 정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합니다. 미운정도 정이지요. 그래도 애들만은 사랑합니다. 큰애의 경우 본가에서 같이살 때 태교가 잘못되어 약간의 정서불안의 징후가 조금 있습니다. 그래도 말하기 힘든 어려운 점이 있으면 엄마보다는 아빠와 상의합니다. 글고 작은딸도 엄마의 눈치는 보지만 저하고는 스스럼없이 지냅니다.
제 어릴 때 저희 부모님이 엄청 싸움을 많이 하셨습니다. 물론 옛날에 안싸운 사람들이 어디 있냐고 하시겠지만 저희 집은 유달리 많이 싸웠습니다. 남의 집에 가서 잔 적도 좀 있고요.(방에 유리창이 다 깨져서) 그때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크면 절대 애들 앞에서는 싸우지 말자.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더군요. 엄청난 인내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여튼 그 각오를 될 수 있으면 지키려고 하는데 왠지 나이가 들면서 자꾸 나약해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희 부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에 도움을 청해보았으나 집사람이 강력하게 반대하여서 무산, 부부상담클리닉에 가보자는 얘기 함 꺼냈다가 엄청 싸우고 난 다음에 포기, 주변 친척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묵묵부답.. 장모님께 각방을 써서 문제가 많다고 하니 우리도 그렇게 살고있다는 말씀만..^^
하여튼 아직까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살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번씩 자기전에 집사람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늙고 힘 없을 때 보자”. 또 아버님이 하신 말씀도 생각납니다. “늙으면 밥도 못 얻어먹을거다” ㅎㅎ 우습지요. 점점 실재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다는 기억이 있는지 곰곰히 헤아려보았습니다. 어릴때는 부모님의 싸움을 보면서 자라서 패스, 중,고등학교때는 고만고만, 그래도 대학교때가 나름 재미는 있었으나 행복하다는 기억은 별로 없었고, 날이 가면서 불안감만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번씩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내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는거야.. 전생에 내가 몹쓸짓을 많이 해서 이런 업을 받는거야..” 차라리 이렇게 생각을 하면 편합니다.
두서없이 넋두리만 늘어놓았는데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만하다가 직접 써보려니 걱정이 되는군요. 찌질하다는둥, 멍충하다는둥, 악플들이 올라오지 않을까. 그러나 그중에서도 진실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애기를 하시는 분이 있다고 믿습니다.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한가지 결혼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각방은 절대 쓰면 안된다는 겁니다"
저같이 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