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되자마자“형님! 내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었소.” 하고 4개국에 인사드리기 위해 특사를 파견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러시아 등이다. 마치 YS가 대통령 당선증을 받고 부친(김홍조 옹)께 인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유사 이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역사를 통해서 대통령당선인이 특사까지 보내가면서 인사 드리러 다니는 일은 이번 이명박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또 거기에 특사로 지명 받은 자들은 무슨 큰 벼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뻐기는 모습은 더더구나 가관이었다. 언론은 이 사실을 정당한 것으로 보도했고 비판적 기사는 눈을 닦고도 볼 수 없었다. 어느 나라의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당선 인사하는 일이 있었던가? 이것은 21세기 광명한 천지에 이명박의 신 사대주의 사상이 아닌가? 참으로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난 1월 이 대통령의 심부름꾼으로 미국에 간 정몽준 의원은 인사만 하고 돌아오면 그만일 텐데, 외교 관행에 벗어난 언동을 스스럼없이 했다. 그 내용은 미국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전시 작전통수권 이양을 2012년 이후로 연기하자”는 제안에 대하여 게이츠 장관은 일언지하에 “노”라고 하였다.
정몽준 의원은 출국 전 사실을 이명박 당선인과 상호 조율했으리라 생각 된다.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한건 했다고 보수언론이 대서특필 할 텐데 말 이다. 그러나 미국은 정부대 정부간에 체결된 이 중요한 협약을 지킬 것이라고 하였다. 이 일은 한국 대통령 개인의 인격은 물론 한국 정치인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서 국위손상은 물론, 다음 이명박 정부이미지 손상에 크나큰 손실로 보는 것이다.
국비를 축내 가면서 국제망신이나 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아는 국민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이명박의 수준이다. 이 내용을 언론이 보도한 사실이 있는가? 이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것 같아 국민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숨겨 버렸는가? 아니면 국익에 반하기 때문인가?
앞서 5년 전 2003년 5월 3일 노무현 대통령은 “나는 사진 찍기 위해 방미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채, 방미 중 부시와의 회담을 마치고 미국공영방송(PBS)소속 외국 원수 인터뷰 전문앵커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그 앵커가 코멘트하기를
“내가 30년이 넘도록 수많은 외국 원수들을 상대로 인터뷰해 왔지만 노대통령만큼 질문의 핵심을 알고 머뭇거림 없이 즉각적으로 순발력 있게 정확히 답변한 분은 처음 보았다.”노대통령은 “빨리 배우는 지도자 quick leaner”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도 언론은 한 줄의 보도도 없었다. 이것도 몰라서인가? 아니면 실패를 원했던 노 대통령의 성공적인 미국 방문으로 국민의 지지율이 높아질까 두려워서 인가? 국익에 반하기 때문인가? 언론의 보도태도가 앞뒤 맞지 않아서 인가?
언론은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면 그만이다. 권력에 붙어 사실을 왜곡하고 권력의 입맛대로 선정적 보도를 일삼으면서 국민의 알 권리운운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굴절된 언론을 바로잡기 위해 언론개혁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언론은 기회주의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무슨 낯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말할 수 있는가?
* 한겨레21 기사 의견 게시판의 이 00님의 글을 허락없이 올렸습니다(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