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이어폰을 귀에 꽂고 종로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고동색 체크무늬 교복을 입고 티셔츠 모양의 T-money를 목에 건
150Cm 정도 되는 작은 아이가 전화기를 든 손으로 팔을 툭툭 치면서 "저기요..."했다.
이어폰 한 쪽을 빼고 눈을 크게 뜨고 시선을 옮기면서 '응?' 했는데
"압빠~압빠~ 전화~" 라며 전화기를 내밀면서 받으라고 했다.
다운증후군인걸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얼굴...
전화기를 건내 받고 통화를 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죄송한데.. 저희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어서 그런데
한 번만 도와주시겠어요?'
"아~. 예~!"
-'길 건너서 성수회관 앞에서 내리는 버스 좀 잡아서 애 좀 버스기사분한테 성수회관 앞에서 내려달라고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아~ 예~. 여기가 이대역인데.."
-'아~ 그럼 171번을 타면 되는데, 죄송한데 부탁 좀 드릴께요..'
"아~ 예~."
-'죄송합니다.'
...
"따라와~ 가자~"
통통한 체격에 말없이 뒤뚱뒤뚱 지하철 계단을 천천히 밟고
내려갔다가 길 건너로 다시 올라가서 260번 버스기사에게 맡기고
다시 종로로 향했다.
그 아이의 아버지와 통화 했을 때 말끝에 계속 '죄송합니다' 라고 했었다..
불편함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여러 사람에게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앞으로도 많이 할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 마음이 불편했지만, 자식을 혼자서 버스를 태워 보내면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이겨내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도 살짝 오고 깔짝지근 했는데
종로에서 기분 좋게 밥을 먹었다.
아~ 배고팠구나~!?ㅋㅋ
2008/3/13
이대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