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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경리/회계 하시는 분들 봐주세요

경리싫어 |2008.03.14 16:46
조회 1,626 |추천 0

이 회사 들어온지 1년하고 8개월이네요

 

창업하는 회사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러줘서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무직이라고 했고 간단한 경리업무만 하면 된다더군요

경리일은 전혀 모른다고 했더니 회계사무소에 다니던 분이 계시니 간단한건 배우고 복잡한건 회계사무실에 맡긴다더군요

경리 배우면 나중에 쓸데가 많으니 배운단 생각으로 입사했습니다

 

지식산업이라 특별히 돈쓰는 일도 없고 세금계산서나 꼬박꼬박 끊고 전표 몇개 끊고 장부쓰면 되는거였습니다

장부기장을 손으로 하라길래 요즘 더존이니 하는 회계프로그램 안쓰냐니까 처음 배울땐 직접 써보는게 좋다더라구요

그냥 했습니다

난생처음 전표도 끊어보고 장부기장하면서 처음 듣는 단어에 익숙해지기 힘들더라구요

여태까지 컴퓨터 앞에서 문서작성하고 그런 일만 했으니 손도 굳었고 ㅎㅎ

 

문제는 각종 신고하는 거였습니다

부가세 신고는 아버지 사무실에서 울면서 해본게 있는데다 요즘 국세청 전자신고 잘 되어있어서 그럭저럭 넘어갔습니다

연말이 되고 연초가 되니 연말정산 하라네요

그때부터 정말 미치겠더군요

연말정산 내 것만 챙겨서 가져다 줬지 언제 신고해본적이 있어야죠

인터넷 뒤지고 세무서에 전화하고 혼자 난리를 쳤습니다

경리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도 '우린 세무회계사무실에 맡기는데?'라는 대답뿐이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어떻게 넘어갔습니다

국세청 전자신고 덕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3월

이번엔 법인세 신고하라네요

대차대조표니 뭐니 있어야한다는데 그게 뭡니까

무슨 말인지 어떻게 하는건지 정말 하나도 몰라서 울었습니다

도와준다던 회계사무실에 다녔다는 분은 자기 일 바빠서 봐줄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분한테 맡길 수도 없고 못하겠다고 해도 어떻게든 알아서 하라네요

국세청을 수도 없이 뒤지고 해서 전자신고로 어떻게 했습니다

창업회사라 신고할 것도 별로 없더라구요

8월달에 또 법인세 신고하면서 새벽1시까지 처리해서 넘겼습니다

도저히 이 일 못하겠다고 그만두겠다고 생각했습니다

 

9월에 마침 같이 일하는 분들이랑 술을 마시게 됐는데 왜 요즘 경리일 안하고 그러고 있냐고 그러네요

전부 얘기했습니다

도저히 못하겠다고

처음엔 배운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내가 이거 하려고 들어온거 아닌데 하다보니 스트레스 받는다고

누구한테 물어보려해도 다 프로그램 쓰거나 회계사무실에 맡겨서 알지도 못하고 체계적으로 배우지도 않아서 도저히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된다고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그만두지 말라더군요

그냥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해를 넘기면서 또 연말정산때문에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자존심 상해서 회사 사람들 앞에서 '모르겠습니다'란 말하기 싫어합니다

어떻게든 배우고 익혀서 코를 납작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경리일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그냥 때려치운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배우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울면서 모르겠다고 말하고 스트레스 받고 미뤄둡니다

 

저 한달에 90만원 받습니다

세금 다 떼면 82만원정도 받네요

여름휴가 금,토 이렇게 주구요 추석보너스 딱 한번 받아봤습니다 물론 여름휴가비 없습니다

경남은 경리 보통 80~100만원 받는다네요

그렇게 치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각종 신고까지 직접 할려니 월급이 무지 적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그렇다고 월급 많이 주면 좋냐 그것도 아닙니다

월급 많이 주고 경리일 지금처럼 하라면 차라리 다른 회사에서 90만원 받고 단순경리 일 하겠습니다

 

직장다니는 친구 누구한테든 물어봐도 법인세랑 연말정산 직접하는데는 없네요

저보고 대단하답니다

기분은 좋았지만 그 스트레스는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회사는 작습니다

전부 5명에 사무실에 있는건 저까지 3명뿐입니다

일도 별로 없습니다

1년에 1억 정도 법니다

5명 급여 한달에 450만원정도에 이래저래 나가면 남는거 거의 없습니다

(저만 직원이고 다른 분들은 이름만 올려 놓는 수준이라 월급이 많이 적습니다)

가끔 90만원 받아가는게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냥 일했는데 법인세 신고일이 다가오니 잠적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다른 분들도 이렇게 일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수기로 장부기장하고 부가세, 법인세, 연말정산 직접 신고하시는 분들 계시나요?

전 한달에 90만원 적은 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적게 받는건가요?

 

다 때려치우고 월요일부터 무단결근 하고 싶습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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