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봄입니다.
저의 소설은 순전한 저의 상상력과 역사적인 자료들을 결합함으로
써, 여러군데에서 왜곡된 사실이 나올 수 있으니 그 점 유의 하여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퇴마록과 신비소설 무의 팬이라서 그런지
비슷한 스토리나 상황설정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작가의 한계라
고 생각해주시길 ;;;
'잃어버린 시간은' 처음에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역사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의 상상력과 자료를 바탕으로 세명의 주인공이
하나씩 하나씩 밝혀나간다는 취지로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그것을 뛰어넘어 세계의 미스터리에 관련된 비밀들과 음모, 그리고
나아가서 제가 생각하는 '세상의 종말'에 대해서 쓰고자 합니다.
소설의 스토리는 처음에,
- 봄의 이야기
- 지백의 이야기
- 현우의 이야기
이렇게 3편의 단편으로 시작합니다.
이 3편의 단편은 주인공들의 과거와 내력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4번째부터는 주인공들이 만나는 내용으로써
소설의 진짜 스토리가 나오게 됩니다.
업데이트는 최소 2주일에 1편정도로 생각하고 있구요.
작가가 워낙 게으른지라 그것도 장담 못하겠네요. 이제 고3이구
에구;;;;;;;;;;;
아직 부족한 글솜씨지만 많이 지적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잃어버린 시간>
-단편
<지백의 이야기>
“이쿠!, 이엽!”
“억!”
“삐익! 청조끼 김지백 우승!!”
“와아~!!!!!!!”
수민은 대회장이 떠나가라 소리 질렀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평소 자신과 절친한 사이었던 지백이 전국 결련 택견 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친했던 것도 있었지만, 결련 택견 협회 회장이었던 지백의 아버지가 사고로 행방불명 된 뒤, 시무룩해 있던 지백이 처음으로 우승하였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행방불명 이후로 오로지 택견에만 매달린 채 하루하루 지내오던 지백은 얼마 전, 전국 결련 택견 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승을 하기 위해 하루하루 피나는 노력을 했었다.
그 노력의 결실이 드디어 맺어지는 순간, 수민은 넘치는 기쁨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펑펑 쏟고야 말았다. 시상식과 인터뷰가 다 끝나고 지백은 출구로 나오면서 눈이 퉁퉁 부어있는 수민을 발견했다.
“수민아!”
“형~축하해!”
"녀석 울긴 왜 우는 거야. 니가 우승했냐? 하하"
“잉 뭐..... 기쁨의 눈물이란거야. 치...... 아저씨가 계셨다면 더 좋았을껄”
“그래. 아버지께서 계셨더라면 더 좋았겠지.... 밥 먹으러 갈까?”
“그거 좋지! 삼겹살 먹으러 가요. 형~”
“그래그래. 상금 받은것 두 있고, 오늘 맘껏 먹어보자구!”
지백과 수민이 걸어가는 등 뒤로 참새 한 마리가 지백의 우승을 축하하듯이 짹짹거리며 날아올랐다.
.
.
.
.
“뭐야 또야?”
출입금지 테이프를 피해 들어오는 김반장이 소리쳤다.
“네. 반장님 아무래도 연쇄살인범의 소행인 것 같습니다.”
“쯧쯧쯧...어떤 놈인지 몰라도 확실히 싸이코구만. 왜 이렇게 사람을 갈가리 찢어놓는거야. 그리고 저 문양도 말이야. 대체 뭘 뜻하는 거지”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거 원.......저도 오래 시체를 봐왔지만... 이건 참...”
“찝찝하구만.....이게 벌써 네 번째지? 저 문양과 같이 발견된 시체들이 벌써 네 구째야. 범인의 윤곽은 드러났나?”
“그게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이, 보통 연쇄 살인처럼 도시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살인을 한 것이 아니라, 한 동네에서만 살인이 일어났다는 것이 참 이상하군요. 범인은 포위망이 좁혀질 것을 뻔히 알면서 이렇게 좁은 지역에서 4명이나 살해했습니다. 거기다가 괴상한 문양도 남겼구요. 정상인의 소행은 아닐거라고 봅니다만....”
“만약에 정상인이라면?”
“완전범죄를 계획한 천재로서, 우리 경찰을 놀리는 것이 취미겠죠.”
“증거는? 지문같은건 전혀 없나?”
“예. 저 정도로 시체를 찢어발기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한데...... 도저히 지문이라고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뭔가 날카로운 것으로 찢긴것 같은데...”
“흉기가 있었겠지, 사람이 사람을 저렇게 찢을 순 없어.”
“그렇겠죠? 이미 시체 한구를 부검하게 했으니 결과가 나올것입니다. 오늘 나온다고 들었는데.”
“반장님!”
“오, 강형사 무슨일인가?”
“첫 번째 피해자 강일구의 시체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네 양반은 못되겠구만. 하하. 그래? 정확한 사인이 무엇이던가?”
“저기..... 좀 끔찍한 결과입니다. 사인은 쇼크사. 아마 죽이고 나서 살을 찢은게 아니라, 살아있는 상태에서 저렇게 몸을 찢었나봅니다. 그 엄청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피해자들은 사망했구요.”
“정말 지독한 놈이로구먼...”
“그리고 저 문양 말입니다. 저 문양은 악마적인 문양입니다.”
“뭐 악마??”
“네....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는데요....의외로 빨리 나오더군요. 인터넷은 역시 좋아요. 솔로몬 아시죠?”
“솔로몬? 그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왕 아닌가?”
“네 맞습니다. 여인 둘과 한 아이의 재판이야기는 유명하죠. 이 지혜의 왕으로 불리는 솔로몬이 쓴 레메게톤 이라는 마법서가 있는데, 이 마법서는 악마를 소환할 수 있는 마법서입니다. 이 레메게톤에는 총 72명의 악마를 소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답니다.”
“이거 뭐 무슨 판타지 소설 읽는 분위기구만.”
“제가 조사하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아 그리고 이 문양은 레메게톤에 들어있는 72명의 악마중에서 ‘마르바스’라는 악마의 문양입니다.”
“마르바스?”
“네. 여기 보십시오. 이 문양과 저 문양은 똑같지 않습니까?”
“그렇구만. 도대체 마르바스가 뭐하는 놈이야?”
“마르바스는 유명한 악마인데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바르바슨이라는 이름으로도 등장하는 악마입니다. 지옥에서는 36개의 군단을 다스린다고 하네요. 그리고 인간세계에 나타날때는 인간의 모습이나 사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공예에 관해 일가견이 있어서 공예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기도 한답니다.”
“흥미있는 이야기구만. 사자라니 난 참 사자를 싫어하는데.... 난 그 악마놈과 친해질 수 없겠구만. 그런데 그 악마놈이 이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거야?”
“그걸 몰라서 쩔쩔맸는데.... 오늘 부검결과에서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저........살을 찢은 것이....칼이나 낫같은 도구가 아니랍니다.”
“뭐? 그럼 뭘로 저렇게 시체를 고무찰흙처럼 만들었단 말이야?”
“저...그것이...”
“뜸들이지 말고 말해보게”
“부검결과로는.....동물의 발톱이랍니다.....”
“뭐 동물? 무슨 동물?”
“그게..... 아마 굉장히 큰 사자의 발톱자국이 거의 확실하답니다...”
.
.
.
.
.
.
.
.
.
.
.
어느덧 해가 지고 거리에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간판이 불이 켜지는 저녁이 되었다. 지백은 수민과 밥을 먹고 한참 놀아주고 난 후, 수민을 집에 보내주고 이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지난 3달 동안은 집에 오는 이 길이 너무나도 싫었다.
집에가면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지만, 혼자라는 것이 너무도 외롭던 지백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오늘도 여전히 혼자 오는 길이었지만 마음만은 기쁨으로 넘쳤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결련 택견의 고수가 되겠다고 작정한지 7년만에 드디어 뭔가 해낸 것이었다.
“아우~~ 아버지. 보고계시나요? 제가 드디어 우승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계셨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요....어디계세요...”
어느덧 자신의 아파트에 다다른 지백은 라면을 사기위해 아파트 앞 슈퍼에 들리다가 특별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슈퍼 앞 골목에는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져 있었고, 경찰관 대여섯명이 뭔가 조사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어 그래 지백이 왔구나. 오늘 대회는 어찌되었어?”
“.................우승했어요!!”
“그게 정말이냐? 야... 지백이 너 결국 해냈구나.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널 참 많이 걱정하셨는데... 훌륭히 컸구나.”
“아저씨두 참ㅋ... 그런데 무슨일이에요? 왜 우리동네에 경찰들이 깔렸어요?”
“아 넌 산에서 수련중이라서 몰랐겠구나. 요새 우리동네에 비상이 걸렸어.”
“비상이라니요?“
“지금 우리동네에 연쇄살인범이 있다는구나. 벌써 4명이나 죽었어. 그것두 갈기갈기 찢긴채로 아주 처참하게.... 소문에 의하면 동물에게 찢긴듯이 말이다.”
“그런일이 있었어요? 근데 왜 하필 우리동네처럼 좁은 곳에서...”
“그것도 이상하지만, 더 이상한 건 꼭 죽이고 나서 피로 문양을 새기는데 그 문양이 악마의 문양이라는 거야. 나도 여기까지 밖엔 모르겠구나. 아무튼 너도 밤길 조심하거라. 얼른 집에 올라가렴.”
“아..네에. 수고하세요.”
라면을 들고 아파트로 올라가는 지백의 얼굴은 아까와는 정반대로 수심에 잠긴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도대체....아우 오늘은 문단속 잘하고 자야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서 내린 지백은 자신의 집인 906호로 들어갔다. 집은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꽤 넓은 편인 집에서 지백은 혼자였다. 지백의 어머니는 지백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셨다. 그리고 아버지마저 얼마 전 행방불명 되었다.
이상한 사고였다. 음주운전을 하던 트럭이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지백의 아버지차를 덮친사고였다. 차는 완전히 찌그러져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백의 아버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경찰에서 헬기까지 동원해 그 근방을 샅샅이뒤졌지만, 끝내 지백의 아버지는 발견할 수 없었다. 그 날 이후로 지백은 완전히 혼자였다.
대학을 중퇴한 이후 오로지 택견에만 몰두 했던 터라, 친하게 지내는 동생인 수민과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친구도 없었다. 라면을 끓여먹고, 씻고 잘 준비를 마친 지백은 자신의 침대로 가서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잠이 오질 않았다.
우승의 흥분감도 있었지만, 자신의 동네에서 처참한 살인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무렵, 수민은 집으로 가던 도중에 들린 오락실에서 깡패들에게 삥을 뜯기고 있었다. 저항을 했던지 이미 이리저리 까인 상태였다.
“아 이새끼. 그냥 말로 할 때 내 놓으라니깐... 그럼 이렇게 맞지도 않고 좋았을거잖아. 퉷”
“으....나쁜 새끼들..”
“뭐? 이새끼 봐라. 야 어디 안 부러뜨려 놓은것도 감사하게 생각해....퍽!”
“윽! .....우웩.....엑...”
“병신같은 새끼. 얘들아 가자. 오랜만에 용돈 벌었다. 술이라도 한잔 땡기자구.”
오락실안에는 늦은 시간이라 수민과 깡패들 밖에 없었고, 이제는 수민밖에 남지 않았다. 수민은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한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수민은 또래에 비해 키도 몸집도 작은 편이라서 쉽게 무시를 당하곤 했다. 학교에서도 덩치가 큰 애들한테 맞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흑....흑...나쁜새끼들...강아지들.......죽여버릴거야....다 죽여버릴꺼야...”
그때였다.
“우음...... 그거 좋은 생각인데?”
“응? 뭐야 누구야!!?”
수민은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음산한 소리에 놀라 뒤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거기엔 펀치기계가 있었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내가 잘 못 들었나?’
수민은 아픈 몸을 추스르고, 얼른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수민의 등 뒤에 시커먼 그림자가 타고 있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
.
.
.
.
우승을 한 후 며칠동안 이리저리 인터뷰 요청에 지백은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휴 오늘의 스케쥴은 끝났구나. 이거 뭐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에그...”
집에 도착한 지백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옆에 있는 신문을 펼쳐들었다.
“어? 이게 뭐야? 또 우리동네에서 살인사건이야?”
지백의 동네에서 5번째 연쇄살인의 피해자가 발생했던 것이다. 피해자는 지백의 집 바로 옆동에 사는 50대 중반 남성으로, 지백과도 자주 인사하며 지냈던 사람이었다.
“이 아저씨가 돌아가셨구나...... 휴 도대체 무서워서 살수가 있나... 도대체 어떤 놈이 이렇게 잔인한 짓을 즐기는거야. 휴. 수민이에게도 조심하라고 말해놔야겠네.”
지백은 수민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수민은 지백의 동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2층 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전화벨은 한참을 울렸지만 수민은 받지 않았다.
“이상하네. 어디갔나? 이 시간은 학원 갈 시간도 아닌데...... 집에 아무도없나? 아주머니 아저씨는 어딜 가셨지?”
지백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곧 가족끼리 어디로 놀러갔다고 결론을 내리고 전화기를 놓았다. 그리고 신문을 다시 한번 펼쳐 들어 살인현장을 보았다.
신문을 보는 지백의 눈은 살인현장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걸 놓치
고 있었다. 살인현장의 뒤편 골목에 서 있는 그림자....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그 그림자를 지백은 놓치고 있었다.
한편 연쇄살인담당을 맡고 있는 김반장과 강형사는 도대체 증거를 남기지 않는 범인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이거야 원..... 마치 허공에 있는 공기를 잡는 기분이구만.”
“그러게나 말입니다. 도대체 증거라고는 남기지 않으니..... 있는 것이 라고는 이 문양. 이 문양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알기만 한다면...”
“위에서 압박이 들어오고 있어.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자네나 나나 이번일에서 손떼야 할꺼야.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는거지.”
“젠장....휴...저기 반장님.... 제 친구한테 부탁해보면 어떨까요?”
“자네 친구? 뭐하는 사람인데?”
“제 친구가 이 근처에 사는데.....으흠....무당인데 말입니다...”
“뭐? 무당? 지금 자네 제정신인가? 이 상황에 무슨 무당이야!!”
“아이고... 들어보시고 소리를 치십시오. 더 이상 뭐 증거도 없고 범인의 머리카락조차 찾아내질 못했는데 뭘 더 수사를 합니까? 목격자들도 없구요. 그리고 저 문양도 악마의 문양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제 직감에는 이번 사건은 뭔가 엄청난 음모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한번만 가보자구요.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살인자들은 사자의 발톱에 찢겨서 죽었다고 하는데 악마 ‘마르바스’는 사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지 않습니까?”
“자네 그래서 지금 이 살인사건은 악마가 일으켰다.......이말이야?”
“그런건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좀 불안해서요...”
“하지만.... 난 아무래도 무당은 좀 꺼림칙....”
“자~ 일단 가시면서 얘기를 하죠.”
강형사는 탐탁치 않아하는 김반장을 억지로 차에태우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 강형사가 도착한 곳은 도시 변두리에 있는 작은 점집이었다. 높게 솟은 대나무가 왠지 김반장에게 불길한 느낌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무당이 나와 반겨주었다.
“강형사! 이게 왠일이야 오랜만이구만.”
“잘있었습니까. 보살님. 아 이쪽은 우리 강력계 반장님이신 김반장님이셔.”
“아예 처음뵙겠습니다. 이보살이라고 합니다.”
“네. 김반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본명이 보살이십니까?”
“아... 이분은 과거의 이름을 꺼내는것을 싫어하셔서 가명으로 쓰고 계십니다. 그보다 보살님 용무가 있어서 찾아왔는데요.”
“응 알고 있었어. 오늘점괘에 손님이 찾아오신다고 나왔거든.”
“손님이라는게 꼭 우리라고는 말할 수 없지 않습니까?”
김반장이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아따 참 까칠하시구먼. 하하. 확실히 당신네들이 맞습니다. 왜냐면 불길한 손님이었거든.”
“불길? 우리가 불길하단 말입니까?”
김반장의 언성이 약간 높아졌다. 안그래도 싫어하는 무당의 집에서 이런 소릴 들으니 기분이 나빠지는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아닙니다. 제말을 오해하셨네요. 하하. 너무 경계하지 마십시오. 무당도 한낱 사람일 뿐이랍니다. 하하. 불길한 손님은 당신들이 아니라 당신들이 겪고 있는 일들인거 같소만...”
“음...방금전까지는 죄송했습니다. 제가 워낙 무당들을 싫어하다보니 실례를 범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나야 잘 모릅니다만......좋지 않은 일들인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 당장 점을 봐야겠습니다.”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저흰 경찰입니다. 경찰이 점을본것을 가지고 왈가불가 했다간 경찰의 명예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하하. 너무 걱정이 많으시군요. 그럼 지금부터 점을 볼테니 조용히 해주십시오.”
이보살은 쌀알이 든 통을 흔들더니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탁자에 쏟았다. 그리고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갑자기 안색이 파랗게 질리면서 나무 막대기가 든 통을 꺼내더니 또 무엇인가 중얼거리면서 막대기를 쏟았다. 그리고 입술이 덜덜 떨리면서 무엇인가 마구마구 외쳐대더니 이윽고 잠잠해졌다. 이모든 광경을 보고있던 김반장과 강형사는 자신들도 모르게 등에 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어떤.........점괘가 나왔습니까?”
강형사가 조심스래 물어보았다. 이보살은 한참 조용하게 있더니 진정을 했던지 말문을 열었다.
“휴...죄송합니다. 괘가 너무 쎈 나머지 나도모르게 흥분을 했습니다... 일단 제가 본것들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 지금 하시고 계신일이 살인사건과 관계가 된것입니까?”
“예. 지금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범인의 윤곽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군요... 지금....그 사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닙니다.”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고요? 그럼 악마가 저지른 짓이라는 겁니까? 무슨 그 마르바스인가 그 놈이요?”
김반장이 흥분에서 외쳤다.
“조용히 해주세요. 전 서양 악마의 이름따윈 모릅니다. 단지 제가 알 수 있는건..... 제가 점괘를 잘 읽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기운이 이 사건전체를 덮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한명이 더 죽을 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한명이요?”
“그 것도 겨우겨우 힘을 짜내서 읽은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 한명이 죽게 될 경우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결코 좋은 일은 아닐겁니다.”
“흐음.... 이거 원 도대체가...”
김반장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혀를 찼다.
“음... 가능하다면 제가 살인현장을 직접 가보고 싶습니다. 그곳에서는 뭔가를 더 읽을 수 있을 지도 모르거든요. 괜찮으시겠습니까?”
“아 저희야 괜찮죠. 물론. 그렇죠 반장님?”
김반장은 탐탁치 않은 눈치였지만 어쩔 수 없이 허락하고 말았다. 잠시 후 세 사람은 살인현장을 향해 자동차를 몰았다.
.
.
.
.
.
.
.
.
.
.
“우우우...”
“그만......그만해... 으윽... 그만 그만!!!!!!!!!!!!!!”
지백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끔찍한 악몽이었다. 자신의 몸을 누군가가 갈갈이 찢는 꿈. 요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던데 마치 자기가 그 피해자가 된 느낌이었다.
“휴우... 몇시나 됬지?”
지백은 시계를 보았다. 아침 8시. 많이도 잤다고 느낀 지백은 수민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수민이 돌아왔는지 확인하려고 말이다. 수민은 며칠전 지백과 헤어진 그날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민의 부모님은 실종신고도 내보고 백방으로 수소문 해봤지만 수민을 본 사람은 없었다. 지백은 수화기를 놓았다. 아직 수민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얘가 도대체 어딜 간거야....안되겠다. 나가서 찾아봐야겠다.”
지백은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하루종일 수민을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수민은 많은 점에서 지백과 닮은 아이였다. 부모님은 계시지만 수민의 부모는 맞벌이 부부라 수민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수민은 몸이 약하고 외소해서 또래 친구들에게 자주 맞거나 놀림감이 되어 항상 외톨이였다. 그래서 지백을 가장 잘 이해해주고,
지백도 수민을 귀여워하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시내를 뒤지고 돌아다녀도 수민은 보이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낸지 삼일이 지났는데도 목격자는 커녕 소식조차 들리지 않았다. 지백은 애써 자신은 위로했다.
“그래. 어딘가에 잘 있을거야. 뭐... 납치되거나, 유괴 당하진 않았을거야. 그래.하하.......휴...”
지백은 서글픈 마음을 애써 달래며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
.
.
.
.
“..........이건.....정말......”
“무언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습니까?”
“엄청난.... 느낌입니다. 인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윽......”
“괜찮습니까? 몸이 안 좋으신것 같군요.”
“너무나 강렬한 느낌이 갑자기 들어와서요. 죄송합니다.... 휴... 그런데 이 문양이 그 악마의 문양이란 말이죠? 여기서 강한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네. 아직 뭔가....부족한 느낌입니다.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긴 한데.... 잠시만 지도를 줘보시겠습니까?”
“네. 여기..... 여기 동그라미 친 곳들이 살인현장입니다. 총 5곳이구요.”
“음... 그렇군요.... 응?! 이건....설마... 저기 볼펜좀 주십시오. 빨리!”
김반장과 강형사는 화들짝 놀라 얼른 이보살에게 볼펜을 주었다.
“슥 스으윽”
이보살은 지도에 동그라미 쳐진 살인현장들을 선으로 이어보았다.
“........이런.......세상에........”
“이게...뭐죠? 별아닌가요?”
“네......지금....살인현장을 이은 선들이....정확하게 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게 뭘 뜻하는 거죠? 좋은건 아닐거 같은데....”
“이건 뭔가를 불러내려는 마법진의 형태입니다. 설마... 그 악마를 불러내려는건...”
“말도안되, 그건 너무 비약적인 상상 아니오?”
“제 생각을 믿어주십시오. 이건 엄청난 일입니다. 동시에 찬스이기도 하지요! 여기 보십시오! 만약 이 별이 진짜라면 마지막 살인장소는 별의 마지막 점인 이 부근입니다!”
“여긴.... 여기서 500m도 안 떨어진 곳이잖아!”
“서둘러야 합니다! 너무 늦었는지도 몰라요! 벌써 해진지 꽤 시간이 지났어요!”
김반장과 강형사, 그리고 이보살은 곧바로 뛰어갔다. 이미 해는 지고 무거운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
.
.
.
.
.
지백은 인기척을 느꼈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갑자기 한기가 들었다. 그러고 보니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데 거리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들 어둠이 깔리자 마자 집에 들어가 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었다. 공기가 무거웠다. 분명히 지금 이 공간에 무언가 있다는걸 직감한 지백의 신경은 날카로워졌다.
“젠장... 뭔지 모르겠지만 당장 나와!”
소리를 지르며 방어자세를 취하던 지백이 자신의 뒤쪽에서 무언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 그것은 번개같이 튀어나와 지백을 공격했다. 지백은 순간적인 반응으로 그것을 피했지만 그것은 지백의 팔에 상처를 내었다.
‘윽! 내가 피했는데 이정도면 일반인이라면 거의 팔이 박살났겠군’
지백은 자신의 앞에 등을 보이며 서 있는 그 것을 보았다. 그것은 사람이었다. 지백이 놀란것은 그것은 어른이 아닌 작은 소년이었던 것이다.
“당신 뭐야! 당신이 그 살인마지? 왜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거야!”
지백은 당황함을 감추기 위하여 일부러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 사람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수민아?”
지백은 매우 놀랐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수민이었던 것이다. 자세히 보니 수민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눈에는 흰자위 밖에 보이지 않았고 손톱이 비정상적으로 두껍고 길게 자라있었다.
“수민아..니가 어째서....”
그 순간 수민은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지백이 겨우 피했지만 지백의 뒤에 있던 자동차는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다. 지백은 수민의 엄청난 힘에 몸서리를 쳤다. 그리고 지백이 다시 자세를 채 잡기도 전에 수민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지백을 공격했고, 지백은 다시 피했지만 지백의 티셔츠는 찢어졌다.
“으윽! 수민아! 너 왜 그러는 거야? 나 지백이라고, 지백이!!!”
지백은 애타게 수민을 불렀지만 수민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좋아. 나도 당하고만 있진 않겠어. 정신차려 이수민!”
지백은 정신을 추스르고, 자세를 잡은 다음, 강력한 발차기를 수민에게 날렸다. 그러나 수민은 피하지 않았다.
“퍽!!”
“으악!!!”
소리를 지른것은 지백이었다. 지백의 발차기가 수민의 몸에 닿았지만, 수민의 몸은 아주 딱딱해 지백의 발만 다쳤던 것이다. 그 순간 수민이 지백을 잡고 저 멀리로 내동댕이쳤다. 지백은 날아가서 이미 문을 닫은 비디오 가게의 셔터에 부딪혀 나뒹굴었다.
“으윽....수...수민아...”
지백은 몸을 추스를 수 없었다. 수민은 천천히 지백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지백의 목을 잡고 높이 들었다. 수민의 발톱은 이미 지백을 갈갈이 찢을 준비가 되어있었고 수민은 회심의 미소를 날리며 발톱을 높이 치켜들었다.
“탕!”
“으어헝!!!”
어디선가 총소리가 울렸고 총알은 정확히 수민의 손등을 뚫고 지나갔다. 수민은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지백에게서 떨어졌고 지백은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지백이 총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니 거기엔 세 사람이 서있었고, 그 중 한사람이 총을 쏜 것이었다. 세사람이 지백에게로 달려와서 물었다.
“자네 괜찮은가? 다친 곳은 없어?”
“예..감사합니다. 죽는 줄 알았어요. 아저씨들은 누구세요?”
“난 강형사라고 하고 이쪽은 김반장님, 이보살님이야. 그건 그렇고 저 놈은 뭐지?”
“저 사람은 제가 아끼는 동생이에요. 으윽..... 형사님 저 애좀 말려주세요.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이보살님, 저 놈이 범인입니까?”
김반장이 이보살에게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이보살은 이미 뭔가 주문을 외우고 있었고, 갑자기 수민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크카악!! 캬아아아!!”
마치 동물의 울음을 연상시키듯이 수민은 울부짖었다. 그런데 갑자기 수민의 등 뒤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수민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수민은 쓰러졌고 검은 연기는 날아올랐다.
“수민아!!!!!”
지백과 김반장과, 강형사는 수민에게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보살은 계속 그 검은 연기를 보며, 뭔가를 외우고 있었다.
“수민아! 수민아 정신차려봐!!”
“...형....지백이형... 쿨럭..”
“수민아 정신이 들어?”
“...형....역시 형이 날 구하러 와주었구나....헤...윽...형...저놈은...나쁜놈이야....나한테 계속.. 쿨럭...”
그때 갑자기 큰 폭발음이 들리면서 이보살이, 지백등이 있는 곳으로 튕겨져 굴러왔다.
“이보살님!”
“크억.... 윽.... 난 괜찮습니다. 그러나!... 저놈은...”
“저...저 검은 연기는 무엇인가요?!!!”
강형사가 이보살의 앞을 막아서며 물었다. 이보살은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저....저놈은....악....악마입니다.... 악마 그자체에요!!”
김반장과 강형사, 그리고 지백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저놈은... 쿨럭...으윽.... 악마입니다.... 아니 정확히 모르겠습니다....저놈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악마가 존재한다면.......저 놈일것입니다..... 저 같은 무당은 상대조차 할 수 없는... 윽....조심하세요. 저놈은 빙의를 할 수 있습니다.....헉...헉......”
그때 검은 구름이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일동은 다들 주위를 살펴 보았지만 어디에서도 검은 구름을 찾을 수 없었다.
“뭐야 어디로 간거지? 김반장님! 조심하십시오!”
“윽....그놈은...빙의...빙의를......으윽...”
“빙의라니요. 그럼 사람의 몸에 들어갈 수 있단 말입니까?”
“철컥”
강형사가 이보살에게 말하는 순간이었다. 김반장은 총알을 장전했다. 그리고는..........................지백의 머리에 겨누었다.
“어?... 아저씨???무...무슨 짓이에요!!”
“아앗! 김반장님 무슨 짓입니까!!”
뒤늦게 그 장면을 본 강형사가 물었지만, 이미 김반장의 눈은 뒤집혀 있었다. 강형사가 뛰어들었지만 김반장의 손이 더 빨랐다.
“탕!”
“악~!!!”
“수민아!!!”
강형사가 김반장을 때려눕히기 몇초전 정신을 차린 수민이 지백을 밀쳤고, 그 순간 발사되는 총알이 수민의 가슴에 박혔다.
“안돼!!!”
“김반장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에잇!!”
강형사가 김반장을 때려눕혔고, 금세 김반장의 몸에서 검은 구름이 빠져나와 공중에 떴다.
“수민아!! 수민아!! 아아아!!! 죽지마 죽지마!!!”
지백이 울부짖었다. 그러나 수민은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형.....나....천국가면..... 왕따 안당하고...살 수 있겠지??..쿨럭.. 윽....”
“니가 왜 죽어!!...으흑...수민아... 기운내...제발...너마저 가면 난 어쩌라고!!”
“......헷.....형....고마웠어..쿨럭....형.....형..........................”
더 이상 수민의 심장이 뛰지 않았다. 지백이 몇 번이고 귀를 가져다 대보았지만 수민의 심장뛰는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수민아........수민아!!!...으아아!!!”
지백이 수민의 시체를 끌어안고 우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보살과 강형사는 눈물을 흘렸다. 김반장도 어느새 일어나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지백이 안고 있던 수민의 시체가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검은 구름이 수민의 시체를 휘감았다. 그리고 수민의 시체가 갈기갈기 찢어지기 시작했다.
“수...수민아!! 욱...우웩!!”
그 모습을 본 지백은 욕지기를 했고, 강형사와 김반장, 이보살은 그저 아무말도 못한 채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공중에서 음산한 소리가 들려왔다.
“...피의...계약이 다 이루어졌다.”
그리고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게...이게 무슨일이죠?”
“...안돼....놈이...으윽....놈이 깨어나고 있어...일단 저기 안전한 곳으로!!...”
지백 일행은 땅이 울리는 곳을 피해 뒤로 물러섰다. 한참동안 땅이 울리고 나서 갑자기 잠잠해졌다. 그리고 갑자기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주위를 모두 덮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굉장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하하핫... 얼마만에 보는 나의 모습이던가...”
그 소리를 듣고 이보살이 외쳤다.
“너는 무엇이냐!! 사람이냐 귀신이냐!! 아님.... 악마냐....”
이보살의 질문을 들은 그 목소리는 비웃는 투로 답했다.
“후후...날 지금 그럼 쓰레기들 따위와 같이 거론하다니..... 좋아 물었으니 답을 해줘야겠지.... 내 이름은 마르바스.... 지옥의 36개의 군단을 거느리는 위대한 공작이지....”
“악마면 곱게 지옥에 쳐 박혀 있을것이지 왜 인간세상에 오는 거야!!”
지백이 고래고래 악을 썼다. 그러자 마르바스는 코웃음을 쳤다.
“악마는 모두 지옥에 있어야 되는거냐?.... 후.... 그건 인간들이 지어낸 동화에 불과해.. 그리고 나는 몇 천년 전 솔로몬에 의해 봉인이 되어있었단 말이야... 날 깨운 건 인간. 바로 네놈들이고....”
마르바스의 목소리는 너무나 저음이어서 목소리를 듣는것만으로도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은 위엄이 있었다.
“우리가 널 깨웠다니 무슨소리야!!...이...악마 지옥으로나 꺼져!!”
강형사가 외친 소리에 갑자기 마르바스는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감히.... 열등한 하등피조물 따위가.... 봉인의 총통이자 도사인...나 마르바스에게 그따위로 지껄이다니..... 처음이니까 이정도로만 봐주겠다...”
갑자기 강형사의 몸이 공중으로 뜨더니 양쪽팔의 관절이 반대로 꺾이기 시작했다.
“뿌직! 꽈지직!!”
“으으악!! 악!! 깍...끅끅악....”
강형사는 엄청난 고통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버렸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백과 김반장과 이보살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후훗... 내가 왜 깨어났냐고?.... 그건 너희 인간들의 호기심 때문이야... 맨 첨에 나의 정신을 불러낸 놈은 왠 말라비틀어진 인간이었지..... 어떻게 주문을 알게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그 놈은 나의 정신을 불러내는 데 성공했지... 그러나 나를 완전히 불러내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어...
나의 존재자체를 불러내려면 피의 계약을 맺어야 했는데... 6명의 피로써 마법진을 그려야했어...후훗... 그래서 그 놈은 나의 힘을 잠시 빌려서 살인을 하기 시작했지...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었지... 후후...
나의 힘을 이용했기 때문에 시체는 그렇게 찢어진채로 발견되었던 거지... 아참.. 내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 않았구나... 어차피 너희들은 죽을 목숨. 이 몸의 위대한 모습을 보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거라...”
갑자기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모이더니 그 안에서 마르바스가 나왔다. 과연 전설대로 검은 갈기를 가진 사자의 모습이었다.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그 거대한 사자를 보자 지백 일행은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도대체...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후훗... 내 모습을 본 인간들은 몇천년만에 너희가 처음이군... 바로 이 모습을.... 그놈은 원했었지... 그러나 5번째 살인 때... 그 약해빠진 인간은 나의 정신이 점점 강해지는걸 느끼고 다시 봉인하려했었지... 그러나.. 그땐 늦었었지.... 이미 난 나를 자각해버렸다... 그리고 그 놈의 몸에서 나와서 적당한 인간을 찾고 있었지.... 그러다가... 한 인간을 만나게 되었다.”
“그게 바로 수민이었지!! 이...이..... 수민아...흑...”
“...그 인간은 마음속이 온통 증오로 가득차있었다... 내가 들어가기엔 최적의 공간이었지... 후후.... 그리고 마침내... 내가 깨어나게 되었다.... 몇천년만의 잠에서 깨어서 말이야!! 우하하하하!!”
엄청난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닥쳤다. 지백일행은 귀를 틀어막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기둥을 붙들고 섰다.
“너만은... 너만은 용서할 수 없다!!!”
마르바스가 웃음을 멈추었을 때, 지백이 마르바스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가까이 가기도 전에 지백은 무언가에 튕겨져 나가떨어졌다.
“으억!.. 흡...윽.....”
“아직도 인식을 못하다니... 난 악마고... 넌 인간이다... 감히 그 흙으로 된 몸으로 악마에게 대적하려 하다니...”
그때 이보살이 외쳤다.
“넌.. 왜 지금 세상에 나타난거야!!.... 악마는 인간세상에 나타나서 인간을 해할 수 없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쿨럭...윽....”
“...넌 죽음을 보는 자로구나... 여느 인간과는 좀 다른게 느껴졌는데... 후후.... 꽤 똑똑하군.... 그래 악마는 직접 인간세상에 관여 할 수 없다... 그게 태초때부터의 법칙이지......그치만... 악마의 일에 관련된 자들은 우리의 소관이야... 너희들도 이미 우리의 일에 말려들었으니... 충분히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제 더 궁금한 것은 지옥으로가서 그 곳 악마들에게나 물어보려므나..... 자비를 베풀어 고통없이 죽여주마..”
이보살과, 김반장이 공중으로 떴다. 그리고 마르바스가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구석에 쓰러져 있던 지백이 일어났다.
“지옥따윈.....너나 가....윽...... 용서하지 않겠어....너만은...이야!!!”
지백이 다시 마르바스에게 뛰어갔지만 헛수고였다. 다시 지백이 튕겨져 나뒹굴었다.
“후.... 그렇게 죽고싶다면 너부터 죽여주마...”
마르바스가 지백을 쳐다보았다. 지백도 이젠 틀렸다고 생각하고 그저 쓰러져 있었다. 그런데 마르바스가 아무리 지백에게 힘을 가해도 지백은 공중으로 들어 올려 지지 않았다.
“뭐냐...이건.....넌 설마.....젠장!!.... 니 놈의 앞길엔 운명의 주사위가 굴려져 있지 않구나...”
마르바스가 화가 난 듯이 포효했다.
“그게...무슨 소리지?.....”
“...곧 알게 될 때가 올것이다..... 후후... 그래 이것도 재미있겠군... 이봐 인간... 넌 쉽게 말하면 아직 운명이 정해지지 않았어... 그래서 내가 건드릴 수가 없는거야... 몇가지 운명이 보이는 구나...후후....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나겠군...”
“무슨 소리야...윽....너같은 놈을...헉........”
“후후 저 놈덕분에 네 놈들 생명을 구한 줄 알아....”
마르바스가 김반장과 이보살을 풀어주었다. 둘은 이미 정신을 잃고 있었다.
“잘 들어 인간... 이제 곧 말세가 다가온다.... 너희 인간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그때가 되면... 일곱 개의 열쇠는 저절로 모이게 되고... 결국....나팔은 불려질 것이다..... 후훗.... 니가 과연 그것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백은 피를 많이 흘려서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악마의 말도 점점 희미해져갔다.
“...무슨...무슨...소리야......말세라니....내가...뭘 막는단....”
“..아직 너의 운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행인줄 알거라.. 나같은 악마를 만나서...후후.... 나도 꽤 신사에 속하는 악마라 이정도 까지 가르쳐 주는거다.....후후.... 이미 시작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말세가 다가오고 있다... 흐하하하하하하하... 다시 만나자꾸나 인간아...흐하하하하하하”
마르바스가 웃는 소리도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 지백은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
.
.
.
.
수민의 장례식이 끝나고 지백은 마지막 남은 물건들까지 다 처분했다. 이제 집도 가족도 없는 지백이었다. 지백은 마지막으로 김반장과 강형사에게 인사를 했다. 김반장과 강형사는 아쉬워했다.
“정말 가야겠니? 세상은 참 험하단다..”
“괜찮아요. 어차피 택견은 혼자 수련 하는게 훨씬 편해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김반장님두요. 언젠가 꼭 들릴께요.”
“그래. 니 마음이 그렇다면 말려봤자 소용없지.... 언젠가 꼭 다시 보자꾸나.”
“네. 안녕히계세요”
지백은 인사를 마치고 길을 떠났다. 악마의 말이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하게 들은 것은 말세가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 것이었고, 지백이 생각하기에 자신이 현재 가장 충실히 해야하는 것이 무얼까 생각하다가 결국 택견을 더욱 수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혼자서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무공을 수련하기위해 떠나는 것이었다.
“잠시만!! 지백군!”
지백이 뒤를 돌아보았다. 이보살이었다. 이보살이 숨이 헐떡거리며 뛰어와서 부적 한 장을 건내며 말했다.
“정말 떠나는구나. 그래, 니가 결정한 것이라면 후회는 없겠지. 자 이건 수호부적이야. 지니고 다녀. 웬만한 잡귀들은 얼씬도 못할 거야.”
“아....감사합니다.... ”
“아...그리고... 말 안한게있어.... 내가 너의 관상을 봐왔거든...”
“관상요?”
“응.. 넌... 앞으로 엄청나게 힘든 삶을 살게 될거야. 목숨의 위협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 할거고, 그러나... 넌 꼭 자신을 믿어야한다. 그리고 몇 년뒤에 2명의 기인을 만날 거라는 점괘도 나왔어. 확실하진 않지만 기억하고 있으렴.”
“...감사합니다. 보살님. 그럼 가볼께요.”
“그래. 꼭 다시 만나길 바래!”
지백은 이보살과도 인사를 나누고 수련의 길을 떠났다. 악마의 말이 맞다면 지백은 앞으로 정말 엄청난 일들을 겪게 될 것이었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하며 지백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렇게 지백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시간을 찾기위해 길을 떠났다..... 운명이 정해지지 않은 자신의 길을..............
<지백의 이야기> 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