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3이 되었는데 재미들린 친구놈이 또 카드장사를 하잔다...
조용히 미친놈이라고 한마디 해주고 난 바로 공부에 들어갔다.(모범생이였으니까^^)
드디어 대망의 대학생 시절...![]()
남들은 다 화실 강사로 열심히 뛰는데 아는 화실이 없는 나는 뛸 곳이 없었다.
미술학원을 다녔거나 개인 화실을 다녔던 친구들은 아는 연줄로 강사생활을 쉽게 하는데 혼자서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한 나는 오히려 갈곳이 없는 것이다.![]()
결국 2학년이 되어서 골목에 있는 1층의 빈 주차공간을 아주 싼 값에 임대를 했다.
손수 합판과 나무를 사서 벽을 치고 그리메라는 이름의 화실을 꾸몄다.
큰 욕심은 없었기에 주로 작품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였다.
수업을 마치면 그곳으로 가서 그림을 그리고 라면도 끓여 먹고 하다보니 자연히 친구들의 집합공간이 되어서 허구한날 술마시는 날이 더 많았지만...![]()
결국 지금은 라면을 잘 먹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 꼬마가 아버지 손을 잡고 온 거다.
요즘이야 꼬마들을 가르치는 미술학원이 일반화 되어있지만 당시는 흔치 않았는데...
한명을 가르치면서 시간을 할애하기가 영 마땅치 않았던 터라 망설였지만 친구놈(카드 장사하던)이 맡아보자고하여 할 수 없이 맡았는데....
큰 돈도 벌지 못하면서 작품을 해야할 시기에 그놈에게 잡혀 있자니 짜증이 났었다.
나중에 또 한 여자아이가 오긴 했었는데...
결국 군에 입대한다는 핑계를 대고 모두 물리치고 말았다.![]()
남자 아이의 부모가 그럼 얼마면 되겠냐고 물었지만... 조용히 물리쳤다.
오로지 작품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역쉬 남자 아이는 다르더군...
수시로 화실 벽에다 돌을 던지고....![]()
그러는 와중에 자주 놀러오는 초등학교 상급학년의 아이가 있었는데...
아마도 부모님이 모두 바쁘신지 낮 동안에 동생들을 도맡아 키우는 듯한 소아마비 여자아이였다.
이 아이가 붙임성도 좋아서 낮에 그렁저렁 말동무하기에 참 좋았던 그런 아이였다.
나중에 이아이가 아무말이 없이 침울하게 있기에 무슨 일이 있는가고 물었더니 이사를 간다고 하더군...
무얼 줄 것이 없는가 살펴보던 중 마침 까만 탱탱볼이 있어서 아이에게 주었다.![]()
"이 공을 보렴! 잘 튕기지? 보기는 까맣지만 어느곳에 닿아도 금방 튕겨 일어나는 공이란다.
너도 몸 때문에 좀 어렵겠지만 절대로 주저앉지 말고 이렇게 잘 튕겨 일어서보려므나"
하고 선물한 것이 그 아이와의 마지막 장면이였다.
화실생활 1년여 만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였다.
참 여고생 몇이서 자주 놀러 온적도 있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운 듯이 보였었다.
아무튼 그냥 말동무 노릇을 하다가 가곤하는 그런 아이들이였다.
화실을 그만 두고 군에 다녀와서 복학 하기 전이였는데...
뒤늦게 군에 가는 친구가 있어서 이별 파티를 준비하는 동안 이 숫기 없는 친구가 여학생을 사귀고 싶단다.![]()
마침 다방에 앉아 있는 여학생이 마음에 든다고 나보고 시도를 해 보란다.
난 아직까지 여학생 꽁무니를 쫓아 다녀본 기억이 없었는데....![]()
이놈의 청을 들어주기 위해 할 수 없이 시도를 해 봤는데....
의외로 너무 쉬운 것이였다.
다음날 소위 나이트라는 곳엘 가기로 했었는데....
그곳에서 그 여학생이 하는 말...
"~에서 화실을 했었지요?"하는 거다.
다시 자세히 얼굴을 살펴보니 그 때 놀러왔던 그 여학생들이였던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머리를 파마를 했으니 몰라볼 수 밖에...
이런 쪽팔림... 열패감... 황당함...
그날 그 여학생들 얼마나 적극적인 공세를 펴던지....
부루스 타임에 아랫도리가 불편하여 주로 엉거주춤을 추었다는..![]()
그 복학 준비를 하던 차에 친구의 같은 과 학생의 화실에서 강사 생활을 몇개월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여학생이 예뻤기 때문이랍니다.![]()
그 복학 무렵에는 무지막지한 군부가 장악을 했던 전통 시절이였는데...
과외 금지라는 엄격한 시절이였는데...
미술만은 제외였기에 미대생들이 아마도 가장 부유(?)한 생활을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복학 이후에는 오로지 작품활동만 하는 바람에 아르바이트는 꿈도 꿔보지 못했답니다.
밤 9-10시까지 학교 실기실에서 줄곧 붙어 살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