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란 말은 여자들에겐 낯설고도 낯선 단어이다. 물론 남자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잘 알고 있진 않다. 그럼, GP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들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GP'는 Guard Post의 약자이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에 두고 북쪽으로는 북방 한계선이 있고 남쪽으로는 남방 한계선이 있다. 남방 한계선에는 우리가 TV에서 자주 보던 철책 근무를 담당하고 있는 GOP란 것이 있고, 남방 한계선과 군사분계선 사이에 GP란 것이 있다. 그러니까, 비무장 지대 안에 존재하는 최전방 군사 담당지역이 바로 GP인 것이다.
그리고 난 이제부터 GP안에서 전 소대원이 몰살 당하는 비극의 순간을 'GP506'이란 영화를 통해 경험해야 한다. 그것이 능동적이건 수동적이건...
2008년 3월 25일 코엑스몰 메가박스에서는 'GP506' 시사회가 있었다. 개인 블로거들에게 다양한 영화 시사회 티켓을 제공하는 온오프믹스 사이트에 GP506을 응모했었다. 그리고 그것에 당첨이 되어 GP506과 눈인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메가박스 내에 티켓 발권소로 향하기 이전에 난 수술실과 수술환자의 모습을 입체로 꾸며놓은 어웨이크 영화 홍보물을 가장 먼저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 홍보물 바로 왼쪽에 놓여있던 군사시설물과 군사시설장소... GP506의 홍보물이었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낸 이 모형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면밀히 살펴졌고 촬영되었다. 현재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기증되었다고 하니, 정말 좋은 뜻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고 있는 모형이 아닐 수 없었다.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하고 받은 티켓은 2장, 1장은 휴지통을 향해 3 point shoot !!!
상영관 내로 들어가 ‘GP506 수사결과보고서’ 홍보물 책자를 대략적으로 훑어 보았다. 자세히는 보지 않았다. 곧 영화가 상영되니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천호진씨 외 2인의 젊은 청년들이 들어왔다. 이들의 이름은 조현재와 이영훈... 간단한 눈인사를 한 뒤 그들은 사라졌다. 특히, 천호진 씨의 이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일단 영화를 보고서 더 얘기합시다.”
영화 시작!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GP의 광경이 펼쳐진다.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장병들속에서 수사를 계속적으로 진행된다. 누가? 바로 노성규 원사(천호진)가 말이다.
이중간첩에서 드러난 국정원 고위직원역과 비열한 거리에서 보스급 역이 손색이 없었기에 이번 영화에서 천호진의 속 깊은 연기가 굉장히 기대가 되었다. 더군다나 이 영화에서 노성규 원사는 단 하룻밤 만에 이 수사를 종결지어야 하기 때문에... 군대에선 하라면 해야하기에... 노성규 원사는 반드시 해내야만 했다. 그 절박함 시간 속에서 신중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특히, 입에 손전등을 물고 일기장을 신중히 읽어나갈 때 그 집중된 표정과 태도는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 피할 수 없는 쓰라린 선택을 하게 될 때의 그 슬픔의 표정도 철저히 기억한다.
도시적 이미지와 냉정한 어투를 가진 참모총장의 아들, 유중위 역에는 조현재가 캐스팅 되었다. 공창수 감독의 이전 작인 알포인트에서도 감우성은 냉철함을 잊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조현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소대장이나 중대장 역할은 합리적이거나 냉소적인 자태가 드러나야 드라마적인 요소를 발하는 데 큰 힘을 줄 것이 분명하기에... 유중위의 조금은 건방진 태도에도 크게 반감을 가져선 안 된다고 자신을 세뇌시키고 세뇌시켰다. 침묵과 은폐를 강하게 행하려 했던 유중위의 모습, 그 순간 순간의 합리적인 판단력을 기억한다면 영화를 보는 데 더 흥이 날 것이다.
캠코더 속에 나타난 강진원 상병, 귀엽지만 소름 돋는 표정으로 우리에게 경고를 한다. “나는 지금부터 우리 부대원을 모두 죽일 것이다”라고... 섬뜩하다. 캠코더의 등장으로 인해, 우린 시간의 흐름을 역행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캠코더에 등장한 강진원 상병은 모든 사건의 실마리와 진실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강진원 상병 역할의 이영훈은 감초 같지만 주연 중의 주연으로 기억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도 밝고 명랑했던 그 친구가 왜 이렇게 어두워진 것일까?
영화가 끝이 나고, 바로 온오프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 간담회가 있었다. 대체적으로 공수창 감독에게 질문이 많이 갔다. 대체적으로 시나리오 작성시기, 군대 이야기에 집착하는 이유, 알포인트와의 비교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내 머릿속 잔상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천호진’씨에게 나왔다. 개인적으로 천호진씨를 많이 좋아하고 존경하기에 유독 집중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천호진씨가 정말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깊게 기억한다.
“처음 부대원 역할의 청년들과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영화를 찍기로 결정짓고 나서 촬영에 들어가기 바로 전이었으니까... 거의 처음 술자리였던 셈이죠.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날려고 하더군요. 내가 영화를 촬영하게 되면서 이 밝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렇다. 우린 이처럼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덩그라니 놓여있다. 특히, 군복무를 하게 되거나 하고 있거나 했던 모든 군 경험자들(군 경험 예정자 포함)은 어쩌면 ‘군의문사, 자살, 타살, 작전사고, 동성애, 폭력 등’의 위험 속에 놓여 있으며, 한타 바이러스에 걸린 GP506의 병사들처럼 잔혹하게 죽어나가거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군을 제대한 대부분의 예비역들이 생각보다 큰 피해의식 속에 살아간다. 좋은 추억과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깊게 새김과 동시에 슬픈 상처를 안고 제대하는 모습이 많이 줄도록 나, 너, 우리, 그, 그녀, 그들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군인이? 제도가? 사람이? 유관기관이? 그 누가 문제라고 치켜세우는 것 보단 종합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다.
GP506... 이건 단순한 군대영화가 나이였기에, 더 많은 이들에게 더 큰 목소리로 추천해주고 싶다. 적어도 인간의 생명에 대해서는 정말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해줬으니까...
출처 : 두근두근 감성발전소 (http://cafe.daum.net/mobile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