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이곳 구경은 많이 왔지만 글은 첨으로 올려봅니다. 제가 여러 인생선배님이나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분들에게 조언을 얻고자 합니다.
저는 36살의 아주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직장경력(전산직-프로그래머 입니다.)은 대략 10년차 정도이구요. 대학을 늦게 들어가 96학번으로 입학하여 2000년에 졸업을 하고 그해 1월에 결혼을 하여 3살짜리 남자아이를 하나 두고 있지요.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둘째처형의 남편(손윗 동서이지요.)이 운영을 하는 소방시스템 제작회사입니다. 직원은 저(과장), 차장님(42살의 초등생의 두딸을 가지고 있는 가장), 그리고 사장님(48살의 두딸중1, 초등5학년을 가지고 있는분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패밀리인셈이지요. 제가 이 회사에 오기전에는 잘 나갈뻔한 벤처회사에서 연봉 2640만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지고 하여 월급을 많이(좀 그렇죠?) 받고 있던 제가 관두기로 하고 작년 9월에 퇴사하여 같은 달 3000만원짜리 직장을 포기하고 지금의 회사에서 80만원(그냥 도와주는셈 치고 있습니다.)의 월급을 받으며 프로그래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고 있냐구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금 회사의 사장님(형님)이 기술이 아주 대단하신 분이시거든요. 한마디로 비젼이 좀 보인다는거죠. 그리고 이런얘기 하면 욕하실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의 돌아가신 장인이 재산이 좀 있어서 마누라가 유산상속을 제법 받았죠.(세금떼고 한 4억 정도 됩니다.) 그래서 제가 받는돈으로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사장(이후부터는 형님이라 표기를 하겠습니다)님의 회사를 경영하는 마인드가 제가 보기에는 이해가 가질 않는구석이 있습니다. 현재 회사의 상황은 부채는 없고 시스템을 제조해서 OEM형식으로 영업력을 가진 회사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매출이 1억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앞으로 남은기간을 포함시키면 1억2천에서 3천정도 예상이 되구요. 그런데 문제는 형님이 조금도 손해를 보려하지 않으려 하는데 있습니다. 차장으로 계신분이 월급 157만원 받고 있습니다. 많이 적죠? 형님 왈 "우리회사는 지금 영업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투자를 지금 해봐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고로 적게 벌고 적게 써서 1~2년 정도 내실을 다진 후에 자체적으로 영업력을 갖추고 하여 회사가 잘 되면 보상을 해주겠다. 잘 안되면 할 수 없고...", 그럼 지금 여기서 일하는 차장님과 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일을 해야 할까요? 차장이라는 분은 원래 형님과 4년째 쭉 같이 일을 하고 계십니다. 작년 8월까지 형님이 동업형식으로 다른회사에서 3년간 일을 해오시다가 작년 9월에 지금의 회사를 창업을 하셨는데 그때 같이 회사를 창업을 하게 된것이지요. 물론 투자금액은 없구요. 지금 차장님은 3천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습니다. 적은 월급으로 생활하다 보니 빚을 지게 된것이지요. 회사의 형편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지금의 월급을 고수하겠다는 형님과 저와 차장님은 월급을 현실성있게 받았으면 한다는 것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것입니다.(물론 저는 아무말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죠. 패밀리라...) 형님, 차장님, 저 요즘 분위기 아주 않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왠만하면 그냥저냥 다닐려고 하는데 저도 점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누라가 받은 유산은 아파트를 장만하면 없어져 버리는 돈이기에 저도 현실적으로 너무 적은 월급이 문제가 되려 합니다. 마누라는 언니의 남편이 하는 사업이라 이래라 저래라 말은 못합니다만 상속받은 유산 중 집을 사고나서(내집갖는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천만원 정도로 내년 6월까지는 꾸려 나가겠다고 하더군요. 그 이상은 힘드니까 그 안에 쇼부를 보라는 얘기이죠. 제가 더욱 더 고민스러운것은 요즘 제가 하는일이 프로그램과 관련이 없는 허드렛일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거래처납품, 장비수리(주로 납땜질을 하는일인데 납땜도 못하는 저에게 나중에 회사가 커져서 아랫사람을 부릴려면 다방면으로 일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조금 있으면 문서관리나 영수증관리 같은것도 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차장님과 형님이 얼마전 급여문제(차장님이 지난 7월까지 137만원을 받고 있었거든요.)로 한두차례 감정적인 말다툼을 하더니 이 전에 차장님이 하던일이 저에게 넘어오고 있는것이죠. 그거야 뭐 어려운일은 아니니까 짜증은 나더라도 하면돼죠. 요즘 형님은 이사업을 하기 위해서(자체 영업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다른 아이템 개발에 필요한 사람을 영입하려 하는것 같습니다. 그 대상은 얼마전에 꽤 큰 회사(소방쪽)에서 3천(제 예상임)에 가까운 연봉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었을거구요. 그 사람을 스카웃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맞추어 줘야 하겠죠? 아직 결정된것은 아니니까 제가 조금 앞서 생각을 하고 있는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만약 그리된다면 저와 차장은 어찌 해야 하나요? 차장이라는 양반 근 5개월 동안 점심시간에 2천원짜리 떡라면만 먹고 있습니다. 참 딱하게 살고 있죠. 제가 오지랍이 넓은걸까요? 괜히 그런모습을 보면 형님이 싫어진답니다. 물론 형님의 인간성은 더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외동아들로 태어나 군대는 빼먹고 좋은실력탓에 한 회사에서 20년간 능력 인정 받으며 이사까지 달았던 양반이기에 데리고 있는 아니 옆에 있는 식구와 같은 사람들의 고충을 전혀 생각치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왜 단정적으로 얘기를 하냐구요? ㅎㅎ 제가 이회사에 와서 세번째인가 회식(두달에 한번꼴로 해요.)을 할때였죠. 그 날은 첫매출이 오른 날이라 기분좋게 회(광어 중짜리 2만원)를 먹으러 갔지요. 광어 중짜리 하나 시키고 한잔 하다가 만오천원짜리 추가 안주를 더 시켰는데 이게 조금 남겠더라 이겁니다. 그랬더니 형님 "아이 ,아깝다, 그냥 대충먹고 이차로 생맥주나 한 잔 하는건데, 아까우니까 다 먹고 가자" 이러더라구요. 아주 진지하게요, 굉장히 실망스럽더군요. 그 뒤로 사사건건 절약을 외치더군요. 돈 없으니까 아끼는것은 당연한거지만 조금 심하더군요. 일일이 얘기하면 제 입만 아프니까 그만 하기로 하고요, 물론 저희 형님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초등학교 한참 돈들어가야 할 나이들, 또 노후생활을 위한 돈도 필요하겠고..., 그런데 저나 차장님은 안그럴까요? 마찬가지인데... 저 금전적으로 손해본거 가만히 계산해 봤습니다. 일년전 3천짜리 직장 그냥 같으면..., 일년동안 제가 번돈이 9백6십이군요. 2천이 넘게 까먹었습니다. 또 앞으로 까먹을돈도 있고..., 저희 형님 월급 안가져 가십니다. 근데 납품대금은 처형(경리인 셈이죠)이 관리 합니다. 올 여름휴가때는 차장 50, 저 20, 추석때는 차장 30, 저 20 이렇게 보너스를 주었습니다. 악덕업주는 아니죠. 저도 예전에 월급 띠이고 2개월 일해본적이 있어서 나쁜오너들 많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근데 월급 안가져 가는것을 아주 큰 희생인양 말하는것이 너무 한심해 보입니다. 저랑 차장이 월급 가지고 가지 말라고 그랬습니까? 자신이 결정해서 그런것을 왜 그리도 티를 내는지 가끔 회식때 급여 얘기가 나오면 저한테 그럽니다. "그래도 넌 80만원은 가지고 가지않냐? 난 한푼도 못가지고 간다" 후후..., 납품대금이 어디로 들어가서 누가 관리를 하는데 그 돈으로 무얼 하는지 저희가 어찌 알겠습니까? 마치 직원들 입막음용으로 월급을 안가지고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이곳에 와서 조금씩 삐뚤어지고 있습니다. 괜히 마누라한테 시비나 걸고, 내가 형님하고 같이 일하겠다고 했을때 왜 말리지 않았냐구 묻기도 하구요. 제가 못난 놈이죠. 제가 선택을 하였으니 책임도 져야 할줄로 압니다. 그러나 점점 힘이 들어지기에..., 사실 한 3주 전쯤에 마누라한테 술먹고 꼬장 부리고 나서 마음을 비우고 '까라면 까자', '피할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자'는 심정으로 일하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잘 안될것 같네요. 에구, 못난 놈...
글이 너무 길어졌군요. 긴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버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신분들한테는 죄송합니다. 부디 욕이라도 좋으니 많은 고견 부탁드려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