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우리집 대장 노릇 2주일째...

오예~~ |2003.09.30 02:18
조회 9,652 |추천 0

우리집 대장 노릇 1주일 마치고 글을 올렸었지만 다음날 깜짝 놀랄만한 리플들이 달려있어서

신나서 당장 꼬리말 쓰는데

들어닥친 방해꾼들....허둥지둥 놀라 누른다는게... 그만 삭제버튼이였습니다..

이넘의 방해꾼들..... 6살짜리들이 글을 읽는 속도와 이해력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걱정할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죠...

어쨋는 나는 그녀석들 허락도 안받고 그녀석들의 이야기를 써나가는 거라 조금 찔리긴 하네요.

평소엔 말도 없고, 잘 놀아주지도 않고, 관심없고, 바쁘다고 잘라말하는 큰 누나, 큰언니 이거든요..^^

 

아빠 사업때문에 엄마도 일본으로 가셨고...

저는 당연히 6살된 쌍둥이 들도 일본으로 가는줄 알았었답니다 (얼마전에야 이녀석들 6살이란걸 알았죠. 저는 5살인줄 알았거든요..--;;)

엄마는 말도 안되게스리 일본에서 "사~스"걸릴 위험이 있다는 핑계로 꼬맹이들을 냅두고 갔죠.

제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 학기말 고사 기간에 태어난 이녀석들......

솔직히. 학교다닐땐 대학들어갈라구 바뻐서..

대학들어가선 대학물 먹느라 바빴고, 그리고 또 1년 반동안 어학연수라고 외국에 있어서 이녀석들이랑은 별로 친하지 않답니다.

두살밑에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이녀석이 오히려 꼬맹이들 어릴때부터 우유타 맥이고, 기저기갈고..

심지어 이유식까지......-.-;;

아마 엄마도 저혼자 있었음 그렇게 무턱대고 좋아라 하시면서 안가셨을테죠.

남동생은 군대갈라고 휴학중이지요...

 

현준이랑 예슬이가 올해 6살난. 유치원 다니는 제 동생들입니다.

그리고 승준이는 바로 밑에 충성스럽고 믿음직한 바로 밑에 남동생이고.

저는 부끄럽지만.. 외국어를 전공하고 또 교육학을 공부하는... 그래서 교사가 되려는 학생입니다...

어쨌든 고등학교 샘님이 될테지만서도...

교육학도 꽤 여러과목 공부했는데.. 교육학이론. 교육심리학. 교육사회학,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교육 철학등등....

그래도...전.. 아직도 제 앞에서 놀고있거나 말하고있거나 먹고있는 6살짜리들을 보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교육심리학 책들을 더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죠..

 

이녀석들한테도 저는 늘 집에 없거나 바쁘거나 해서 제가 큰누나, 큰언니이고, 울집 가족이고, 지금은 울집 대장이라는게 낯설겠죠...

처음 1주일은 큰이모가 계셔서 그나마 저는 그냥 그동안 관심없던 녀석들 하루일과를 관찰하고,

뭘먹고 지내는지, 무슨말을 하고, 내말을 알아듣기는 할 나이의 녀석들인지...

내가 시키는 일을 할수 있을 아이들인지.... 참... 무슨 강아지들을 보는것 같이 지켜봤습니다..

이모가 지방으로 내려가신후.... 오늘까지 1주일동안.. 정말 저에겐 마치 전쟁처럼 혼돈과 혼란의 시간들이였습니다.

그나마 승준이가 있어서 다행이였고, 밤마다 엄마와 통화하면서도 많이 알게 되었죠.

하지만 아직도 어렵기만 해요....ㅜ.ㅜ

 

아침에 일어나면 믿음직스런 승준군은 꼬맹이들 깨우고 티비 켜놓고 체조한답시고 정신없게 굴면서 꼬맹이들 잠을 깨웁니다.

그리고 한명씩 씻는거 도와주고 가방 챙겨주고 분주하게 뛰어다닙니다...

이녀석 정말 제가봐도 든든하고 장가 가서 이쁨받을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눈꼽띠고 콘후레이크 해서 식탁에 놔주고요.. 참. 그그저께 부턴 예슬이 머리도 묶어줬습니다.

전에는 승준이가 어케어케 하는것 같더니만..

예슬이가 그래도 여자인 제가 더 믿음이 가던지 제게 부탁하더라구요... 음... 구찮아...-.-^

그저께는 머리 묶느라 유치원차 놓칠뻔 했습니다....

저는 제 머리는 칼 같이 잘 만지는데 애들은 왜 그리 머리숱도 없고, 머리통도 작고.....힘들더라구요...

 

애들 유치원 보내면 저와 승준군은 비록 대학 휴학생의 신분이지만 바쁘답니다..

집에서 꼬맹이들한테는 잊혀져가는 존재일수록 밖에선 그래도 인정받고, 이리저리 일을 몰고다니곤 하거든요..

암튼 오후에 꼬맹이들이 유치원 끝나서 집에 올때까지는 누군가 집에 있어야 하므로 제 스케쥴 뿐만이 아닌 동생과도 상의해야합니다...

대게는 동생이 운동다녀오고, 집에 있는 편이지요...^^;;

이녀석이 살림꾼이라서 장도 보고 요리도 꽤 잘하거든요...

 

그래도 1주일동안 저는 꼬맹이들하고 많이 친해졌습니다.

전 어릴적부터 방을 혼자써왔고, 집에 있을때도 혼자 뭔가 하거나 .. 예를들면 공부하거나 음악을 들어도 방문을 잠그고 했었죠..

고등학교 이후로 꼬맹이들이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는 더더욱 방문단속에 신경썼었구요.

하지만.... 그런 제게도 변화가 찾아오더라구요.

예슬이가 1주일전에 나랑 같이 자고싶다고 목에 매달려 울었을때.....귀찮고 싫었지만 그냥 참고 같이 자줬습니다.

자는 모습보니 이쁘기도 하고, 애처럽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엄마는 예슬이가 저 어릴때랑 똑같다고 늘 말씀하시던데... 괜히 더 구석구석 뜯어보게 되더라구요.

현준이는 예슬이 보다도 말이 더 많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교수님 소개로 하게된 학회 자료 번역일때문에 책상앞에서 사전이며 자료들 뒤적이고 있을때도

이녀석은 제 책상앞에 매달려서 조잘조잘 말도 잘합니다.

처음에는 "야. 누나 바뻐.... 가서 예슬이랑 놀아." 라고 하거나 " 가서 형이랑 놀아. 형이 아까 너 불렀어."

라고 말하며 따돌리기 일쑤였죠..

하지만 슬슬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듣는척 하면서 저는 제일 하면서 대답만 해줬죠.

"어.." , " 응...." , " 그랬어.?" , " 그래서...." ,  "으...응..뭐라고...?"  건성건성...말이예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이녀석 말하는게 참.... 뭐랄까.. 귀여운게 아니라.. 신기해요

어디서 그런생각들을 해내는지..... 저도 모르게 이젠 웃으면서 듣게 되더라구요..

 

참 오늘은 아침에 유치원 차 있는데 까지 같이 데려가 줬습니다.

이런일 처음해봤는데.. 얼마전에 저희아파트에 사는 꼬마애가 유치원 차에서 내려서 오다가 교통사고 당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그래서 쪼끔 걱정이 되기도 하고, 얘네들이 차 잘 타고 다니나 궁금해서 같이 나갔죠.

무지 좋아하더라구요 제 양팔에 매달려서 뛰기도 하고 제 손을 잡고 크게 휘두르기도 하면서 가는데 휴...이런... 스타일 구기고 아줌마가 된 기분이였습니다.

같은 또래 친구들한테도 저를 소개시켜주면서 잠시도 입을 안 쉬더라구요

그리고 유치원에서 돌아올때 쯤인가.. 며칠을 붙잡았던 번역하는거 하나 끝내고 커피마시면서 베란다에 갔는데

우리 꼬맹이들이 탄 유치원 버스가 보이는거에요. 저도 모르게 눈으로 쭉 살펴보았죠

몇번째로 내리는지..... 엄마말대로 손 꼭 붙들고 딴데 안보고 집으로 곧장오는지.....

울집은 5층인데 이녀석들이 멀리서 우리집 베란다를 찾아서 보는거예요..

꼬맹이들이랑 눈이 마주쳐서 순간 반가워서 손 흔들어줬는데...

(음.. 쑥스러워라. 그런거 첨해봤어요..ㅠ.ㅠ 진짜 아줌마 된 기분....)

얘네들이 절 보고 마구 팔짝팔짝 뛰면서 들어올생각은 안하고 아파트 화단앞에 서서 저를 부르면서 마구 손을 흔들더라구요...아..챙피해...

 

어쨌든 이녀석들은 저를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노는것도 잘놀고, 잘먹고, 잘자는것 같아서 그것도 다행이구요

애들이 원래 그런건지 몰라도 잠잘시간 되서 잠옷입혀놓고 씻겨 놓으면 더 떠들고 더 뛰어다니면서 놀더라구요...

현준이가 두번 넘어지고 다쳐서 무릎이랑 팔뚝이랑 다친거랑 예슬이한테 맞아서 왼쪽이마가 쪼끔 멍든거하고..

예주는 뭐하다 그랬는지 검지손가락에 상처가 생겼고, 아침에 일어나서 코피한번 난거 말고는.... 별 큰 문제는 없는거 같아요..흠...

 

아까도 애들 재울려니까  집에 가두려는 강아지들 마냥 더 도망다니면서 뛰어 놀더라구요

그러다 냉장고에 있던 포도송이들을 하나씩 떼어서 던지면서 노는데 ....--;;

화가 나는데. 화를 내야하는지. 어떻게 화를 내야하는지...큰소리를 질러야 하는건지... 그냥 멍~해지더라구요

눈치빠른 승준이가

"야. 니네들!! 이게 뭐야? 앙? 누가 먹는거 가지고 이러랬어? 큰일났다~ 큰누나 보기전에 다 치워놔.

니네 큰누나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 나두 큰누나 화나면 도망가야해~. 빨리치워. 빨리. 안그럼 내가 큰누나한테 이른다?"

하면서 저를 졸지에 무지 무서운 사람으로 만들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더라구요....

흐음.....-,-;;;;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원....

 

암튼 오늘하루도 바쁘게 보냈네요...

아까도 제 방문 조용히 열고 저를 가만히 쳐다보던 예슬이가 쭈뼛쭈뼛 거리더라구요

" 언니 바빠. 할말있으면 얼른해.. 참. 너 유치원가방은 챙겨놨어?"

" 으응.... 했어. "

" 그럼 뭐 다른 할말 있어?"

" 아.. 아니... 언니 이제 잘꺼야?"

" 아니, 할거 많아. 왜?"

" 아니...나 잘꺼라구.. 나 내방에서 잘께... 언니 내일봐...안녕."

" 어.. 잘자."

예슬이 보내놓고서 인터넷으로 자료 뽑아서 프린터하다가 혼자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녀석......오늘도 저랑 자고싶어서 그런것 같던데.....^^;;;;

 

내일은 같이 자겠다고하면 그러라고 해줘야겠네요.. 쩝.... 귀찮고 쫌 불편하지만.... 참아야겠죠..-.-^

 

음...... 대장이 쉬운것만은 아니예요.

꼬맹이들도 대장 잘못만나서 고생이지만...^^;;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