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거”
쓰러져 있는 의자를 집었어 들었다
“부스스스”
의자에 위에 붙어 있던 천들이 먼지처럼 부서져 공중으로 흩어져 날아가 버렸다. 깨어 나면서부터 계속 주변이 이상하게 느껴졌던 건 역시 내 주위에 널려져 있는 물건들이 너무나도 낡고 부식되고 하얀 먼지가 아주 두껍게 된 아주 오래된 건물에 들어온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이런! 뭐야 도대체”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된 거지 6개월을 훨씬 넘어버렸나?
힘도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휘저으며 주위를 더듬거리듯 살폈다. 내가 일어난 은색 테이블 외에는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낡고 부식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있었던 테이블을 만져 보았다.
‘역시 먼지……응 이건’
테이블 주위에 작은 조각이 손에 잡혔다.
“이!”
사람의 이였다. 그것도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이, 나의 격동하는 생각에 근육이 꿈틀거리며 손가락에 약간의 힘이 들어갔다. 힘없이 부서져 날리는 이.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났길래 이런 제길.
다른 테이블들의 먼지도 아마 이 이처럼 나와 같이 온 네 명의 몸이 썩어 문드러지고 문드러져 한줌의 먼지로 되어 버린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
“털썩”
다리에 힘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주저 앉았다.
“빌어먹을 새끼들 6개월만 조용히 눈감고 자듯이 있다가 일어나면 된다더니. 차라리 눈 감은 체로 죽어버리던가 하지. 빌어먹을”
입에서 나오는 대로 계속 그놈의 생명연장회사 놈들에게 한동안 허공을 향해서 계속해서 욕을 해댔다.
‘아니지 밖으로 나가면 혹시’
난 뿌옇게 먼지가 묻은 손으로 이마를 탁 한대 쳤다.
희미하게 어디에선가 새어 들어오는 빛을 등으로 이 곳에 들어왔던 기억을 간신히 끄집어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힘이 회복되지도 않은 몸을 무리하게 끌고 다녀서인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턱, 응!”
순간 더듬던 손에 뭔가가 볼록 튀어 나온 것이 느껴졌다. 스위치! 엘리베이터 스위치였다. 난 기쁨을 누르며 스위치를 눌렀다. 마구 마구 하지만 간신히 발견한 스위치는 나의 희망을 채워주지 못했다. 스위치에서 힘없이 흘러내리는 손.
“크하하하하하”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배속에서 웃음이 절로 흘러 나왔다. 처음 이 실험에 응했을 때 삶에 미련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살기 위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는 내 자신이 너무 우습게 느껴졌다.
‘정신차리자 이런대서 실망한 내가 아니지.’
이런 맘을 먹자 지금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단지 온몸에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고 입을 것이 없어서 홀라당 벗고 내놓지 말아야 할 물건까지 흔들고 돌아다니는 게 약간 쑥스럽기는 해도 별로 나쁜 상황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다.
“후우우흠 쿨럭쿨럭”
기분 전환한다고 숨을 들어 마셨더니 주위에 있던 저 많은 먼지들이 코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는 얼굴이 빨갛게 될 때까지 기침을 해댔다.
‘이런 바보’
나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한대 툭 치고는 다시 내가 누웠다 일어난 곳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돌아왔다.
“휴~ 이제는 좀 생각하면서 움직여야겠군, 괜히 힘 만드네.”
얼마나 지났을까 엘리베이터를 찾느라 땀도 좀 흘리고 먼지 구덩이가 됐든 뭐 앉아서 쉴 수는 있으니 기력이 회복 되기 시작했다.
“어디 우선 보이는 것부터 확인해보자.”
내가 이렇게 다시 살아 났다는 건 어찌 되었건 이 기계들 중 아직 살아서 움직이는 놈들이 있다는 결론이 내 머리에서 났기 때문이었다. ?으그 지지리도 나쁜 머리-
원형 기둥과 연결되어 있는 기계들을 천천히 보니 각각의 원형 기둥 마다 독립적으로 컨트롤 되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어디 그래 여기 있군, 이 놈이 내 목숨을 살려준 놈이군.”
내가 있던 원형 기둥과 연결되어 있는 컨트롤 박스를 찾아냈다.
“어디, 뭐가 남아 있나 볼까.”
손으로 먼지를 털어내며 천천히 기계들을 살폈다.
“여기 있군, 틱”
간신히 기계 옆에 있는 수동 파워스위치를 먼지 속에서 찾아내서 눌렀다. 스위치 및의 글들은 거의 지워져서 무슨 글자들인지는 보이지 않았다.
“윙~~”
반응이 있었다. 넓은 원형 공간 안으로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음, 내부 순환계군. 아직 살아 있는 걸 보니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처리하게 되어 있나 보네.”
내가 아무리 이곳에 오는 것을 선택했어도 저 밖에서는 그래도 꾀 알아주는 시스템 엔지니어였다 이거야.
“그럼 이거겠군. 틱”
반응이 없었다.
“조명계통은 모조리 맛이 간 것 같군. 문젠데…”
이것 저것 기억력을 짜내서 기계를 만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이 먼지구덩이를 희미한 불빛을 의지하고 뒤지기 시작했을까.
갑자기 그 먼지 구덩이 속에서 나를 너무나도 황당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 튀어나왔다.
“엉?, 뭐야 이거 3124년 6월 12일 이 빌어먹을 기계가 미쳤나. 설마 내가 천년을 잠들었다는 거야. 내가 무슨 신이야, 아니면 미라야. 뭐야 이런 미친 기계 같으니라고”
주먹으로 기계 한쪽에서 빨갛게 번쩍이는 날짜 시스템을 쾅 쳤다.
“시스템이 복구 되었습니다.”
“헉! 이런 씨 깜짝 놀랬네.”
갑작스러운 기계의 반응에 난 화들짝 놀라서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시스템이 복구 되었습니다.”
무 감정적인 목소리 하지만 오랜만에 듣는 다른 존재의 목소리가 나의 마음 한구석에 안도감을 가져 다 주었다.
“좋아 어찌 됐건 시스템이 복구 됐으니 어찌 돌아가는지 알아 보자고”
“현재 해당 년도는?”
“3124년 6월 12일 입니다. 실험이 시작 된 후 1099년 178일이 경과 되었습니다.”
“헛소리하네”
도대체 기계가 미쳐 돌아가는 소리 같았다.
“시스템 현재까지 상황을 보여주도록.”
아휴 쑥스러워라 오랜만에 기계에 명령을 내려보내 크크
“회손 되어진 데이터가 많습니다. 외부 데이터는 기록이 불가능 했으며 현재 가능한 부분만 출력하겠습니다.”
기계 한쪽으로 레이저 영상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소리도 없었고 화면도 깨끗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보는데 문제는 없었다. 영상은 원형 돔에 관한 영상뿐이었다.
다섯 명의 사람이 홀랑 벗겨져서 은색테이블에 누워져서는 원형 기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저건 나군 역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야- 원형 기둥이 제 자리를 찾자 그 코무쉬인가 하는 놈이 뭐라고 지껄이자 우루르 사라지는 하얀 가운들 안경 실눈도 잠깐 원형 기둥을 보더니 이내 사라졌다. 어두워지는 원형 공간 얼마 있을까 화면이 흔들거리고 흔들거림이 멈추자 사라졌던 하얀 가운들 중 몇 사람이 허겁지겁 다시 실험실로 뛰어 들어 원형 기둥 주위의 시스템이 손을 댔다. 뛰어 든 하얀 가운의 인간들은 정상이 아니었다.
하얀 가운 여기저기에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그들 입에서도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피 왜?’
아무래도 무슨 병에 걸린 놈들 같은데 딱 다섯 놈으로 맞춰서 온 것이 우리를 원형 기둥에서 밀어내고 지들이 들어갈 생각인 것 같았다.
다시 영상은 계속 돌아갔다. 피를 토하는 하얀 가운 놈들이 간신히 몸을 움직여서는 기계에서 무슨 붉은 색 스위치를 하나 눌렀다. 그러자 다섯 개의 원형 기둥이 서서히 기울어지면서 내 모습과 함께 다른 네 사람의 모습이 들어 났다.
그러자 한 놈은 스위치 옆에 있고 나머지 네 놈은 자신을 옷을 벗더니 은색 테이블에 누워있는 다섯 사람에게 다가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원형 기둥과 연결되어 있는 라인을 빼더니 누워있는 사람들을 바닥을 밀어버렸다.
-저런 개XXX같은 놈들 다행이 나는 아니니 봐주지, 나였으면 얼마나 아팠을 고-
간신히 몸을 움직여 은색 테이블을 차지했지만 다시 피를 토하며 풀썩 쓰러지는 하얀 가운 놈들- 아무래도 더 이상 일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스위치에 붙어 있는 한 놈은 아직 상황판단이 되는지 나에게 주사했던 혈관제를 자기 팔에 푹 꽃아 넣고는 다시 왔다 갔다 할 힘이 안 남았는지 붉은 스위치를 누른 후 비틀비틀 거리며 내가 누워 있던 자리로 다가 왔다.
다행인지 다른 네 놈이 지들 것만 챙기느라 내가 누워 있는 원형 기둥과 연결되어 있는 고리를 풀지 않아서 내 몸은 다시 원형 기둥 안으로 서서히 들어가고 있었다.
비틀 거리며 내가 누워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그 하얀 가운의 놈도 다시 피를 퍽 토하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아서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그 놈의 피가 튀어서 내 몸에 약간이지만 튀었다.- 으그 더러워라- 다섯 개의 기둥이 다시 제 자리로 돌아 갔지만 원형 기둥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나 한 사람 뿐이었다. 다른 네 개는 연결 고리가 끊어져 원형 기둥 안으로 들어 갈 수 없었다. 원형 공간의 불이 다시 꺼지며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더 이상 화면의 변화는 없었다.
“좀더 빠르게 화면 재생 좀 해”
“알겠습니다. 최대 속도로 하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면은 춤을 추듯이 마구 흘러갔다. 서서히 부식되어 사라지는 사람들 기둥에서 끌어 내려진 다른 사람들도 아마 죽은 모양이었다. 그들도 은색 테이블에 누워 있는 놈들처럼 천천히 부식되어 없어져 갔다. 툭 갑자기 영상이 끊어졌다.
“뭐야?”
“죄송합니다. 데이터의 적용범위를 벋어 났습니다. 더 이상은 데이터를 축척 할 공간이 부족해 영상 데이터가 끊어 졌습니다.”
‘데이터 공간 부족이라 정말 더럽게 오랫동안 저 놈의 통 안에 있었던 모양이네’
“좋아, 그럼 현재 제공 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두 보여줘”
“알겠습니다. “
잠시 정적이 이어졌다.
“완료됐습니다. [1.실험실 영상 2.실험체 의 실험 반응 및 실험결과 3.현재 가동중인 시스템 목록 4.실험실 내의 생명체 반응 조사 목록] 입니다.”
‘영상은 봤고. 실험체 실험 결과면 아마 나에 대한 거겠고 가동중인 시스템이라…’
“가동중인 시스템 목록을 보여줘”
“가동중인 시스템 목록입니다. 내부순환시스템, 실험체 생명유지시스템, 실험실 데이터 관리시스템, 에너지 유지시스템 입니다.”
‘뭐야 거의 다 시스템들이 멈춰져 있는 상황이잖아.’
“그게 다야”
“다른 시스템들은 에러 및 관리 신호를 접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렇게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천운이라는 거구만”
“좋아, 그럼 이곳에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나?”
“없습니다. 이동 순환계통의 시스템들은 모두 에러 및 관리 신호를 접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군.후~ 빌어먹을 길이 없다는 건가….”
“실험실 내 생명체 반응조사 해봐”
“1개체의 생명 반응이 있습니다.”
‘나 밖에 없는 거군.’
결과를 예상 했지만 확인 사살을 받으이 조금이라도 기대 했던 것이 무너져 내렸다. 의자도 없는 바닥에 털썩 앉았다. 이리 저리 궁리를 해보아도 이 곳에서 나 갈 수 있는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꼬르르륵”
‘어라 살아나니 이제 배속의 본능이 날 괴롭히기 시작하는군.’ 본능이 날 자극하자 순간 내 몸의 상황이 어떤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밖으로 나가봤다 소용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실험체의 실험 반응 및 실험결과를 보여줘”
“실험체 A1은 양호한 생체 유지를 지속 2024.12.24일부터 3124.6.12까지 실험을 완료 했습니다. “
‘또 지랄이네 저 놈의 시스템’
“실험체에 실시한 5개의 유전자 실험과 3개 항목의 학습 실험 결과입니다.”
‘유전자 실험 이런~ 씨! 이런 개XXX같은 놈들 그냥 자고 일어나면 된다더니 내 몸에 관을 푹푹 꽃아 놓을 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는데 젠장.’
“제1유전자 실험[근력세포변형실험] 실험체의 근력 세포 변형 유전자 실험 결과 근력세포의 350%의 성장을 확인되었습니다. 제2유전자 실험[성장세포변형실험] 실험체의 성장세포의 변형으로 실험체의 노화속도가 표준 속도의 30% 격감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 억제 호르몬의 주입으로 현재 실험체의 모발의 성장이 현재 거의 정지 상태에 있습니다.”
‘근력강화와 성장 억제라, 근력 강화는 쓸만하겠군 뭐 어찌 되었건 힘이 쌔 졌다는 거겠지’머리카락을 만져 보았다. 풍부한 나의 검은색 머리결 언제 보아도 감동이다.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날 키운 목사의 말로는 아주 아름다운 동양사람이라고 했다. 어렸을 때는 하얀 피부와는 어울리지 않게 진한 검은색 눈동자와 검은 머리카락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날 나아준 그 어머니와의 연결이라 생각이 들어서인지 어릴적처럼 부끄러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제3유전자 실험[바이러스에 대한 신체 반응강화] 현재 발견된 바이러스 중 생명연장에 장애가 될 바이러스에 대한 반응 실험으로 극히 위험한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습니다. 실험체는 현재 실험에 투여한 12종의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항생체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제4유전자 실험[생체 조직 복원기능 활성화 유전조작] 피부나 장기 등 인체 기관에 손상이 왔을 때 지속적인 세포증식과 복원능력 향상을 위한 유전자 조작 결과 약 220%의 생체 조직 복원 능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제5유전자 실험[독성에 대한 내성 증가 유전자조작] 실험 중 갑작스러운 이물질의 침투에 반응 실험체를 보호 차원에서 실시된 유전자 조작입니다. 강한 염소 화합물이 실험체에 투여 되어 신체 부위 특히 뇌 부분에 심한 손상이 끼쳤으나 손상된 뇌 부분은 현재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있는 상태입니다. 단 이 유전적 치료가 실험체의 인체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 입니다.”
‘아주 내 몸을 가지고 별 놈의 지랄을 다했군. 죽지 않은 게 다행이네. 이런 되질 생명연장회사 놈들. 그나마 근력강화와 생체 조직 복원기능 강화는 그런대로 쓸만하겠군.’
“학습 능력 실험에 대한 결과도 말해줘.”
“네, 3개 항목의 학습능력 실험입니다. 현재 실험체에 학습된 1항목은 현재까지 파악된 격투술 10종에 대한 학습입니다. 학습 결과는 실험체의 결과에 대한 입력이 없어 미지수입니다. 2항목은 다양한 음식제조법 현재까지 파악된 2500종류의 음식제조법이 학습되어 있습니다. 학습 결과는 실험체의 결과에 대한 입력이 없어 미지수입니다. 3항목은 언어 학습으로 20개의 다른 형태의 언어를 학습했습니다. 학습 결과는 실험체의 결과에 대한 입력이 없어 미지수입니다.”
‘뭐야 이거, 격투술에 음식 하는 법에 언어 학습이라니 무슨 첩보원이라도 만드나?’
“참나, 듣기는 했어도 믿어지지 않는군, 확실히 그 실험 이라는 거 효과는 있는 거야?”
“유전적 조작에 의한 결과는 확실하지만, 그 외 학습에 관한 3항목의 실험은 실험 결과가 입력되지 않아 정확히 말할 수 없습니다.”
“잘났다. 정말. 도대체 이 실험의 목적이 뭐냐?”
“실험의 목적 [생명유지 장치로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휴면상태로 생명이 유지된 후 다시 현실로 복귀 했을 때 복귀한 그 시점의 상황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화 될 수 있기 위한 실험입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정확하고 또렷한 문장으로 소리가 흘러나왔다.
“간단히 말해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다시 눈뜨고 살아 났을 때 내 몸 하나는 알아서 지킬 수 있게 만들어 놓자는 거네. 참나.”
결국 생명연장 회사 놈들은 되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는 실험을 했던 것이다. 아마 고객들 중 누군가 다시 세상에 복귀 했을 때를 생각하고 이런 요구를 했을 것이고, 그 회사 놈들은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에 대해서 한번 실험을 한 것이었다. 어찌 되었건 이렇게 살아 있으니 시스템의 이야기처럼 실험은 그런대로 성공한 모양이었다.
“새로운 질문은 없습니까?”
“없어. 아 참 순환시스템을 정지 시켜. 이런 알몸에 추워 죽겠다.”
확실히 순환시스템을 때문에 공기가 좋아 진 것 같기는 했지만 콧물이 주르르 흐를 정도로 추웠다. 아마 지하 속이라서 더 추운 것 같았다.
윙이이잉
순환시스템이 꺼지면서 맨 처음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와 같이 주위가 조용해졌다. 다시 처음과 똑 같은 상황 먼지구덩이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서 멀뚱하니 둥근 원형 실험실의 천장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후~ 이제 어떻게 여길 나간다. 나간다고 해도 세상이 어떻게 변했을지 막막하고, 이런 제길 그나마 흐릿하게 비추던 그 놈의 빛도 이제는 거의 없네.”
확실히 아까까지 그나마 조그만 등불이 되어주던 그 불도 이제는 거의 사라져서 시스템이 있는 곳을 빼고는 주위는 완전히 암흑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아!”
난 후다닥 일어서서는 다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내 생각은 이랬다.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공간이 있을 것이고 엘리베이터 줄과 어쩌면 공사용 사다리도 엘리베이터 통로에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어둠이 눈에 많이 익어져 쉽게 엘리베이터 앞에 도달했다. 엘리베이터 문을 잡고 좌우로 확 당겼다. 시스템의 말이 맞는지 아니면 엘리베이터 문이 힘이 없는지 너무 쉽게 엘리베이터의 문이 확 열렸다.
“잉!”
다시 꺼지는 희망의 불꽃 엘리베이터가 있을 자리에 엘리베이터는 없고 알 수 없는 거대한 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엘리베이터 통로도 완전히 무너져 돌들로 꽉꽉 막아져 있었다.
다시 원점.
축 쳐진 어깨로 다시 시스템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런 젠장,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도 없고. 이 넓은 공간에 나 하나 밖에 없다는 거야. 누구 날 구해 줄 사람이 하나 정말 없다는 거야구.”
“질문이십니까?”
“아아구, 놀래라 이런 빌어먹을 놈 너도 나 놀리는 거야. 말을 할거면 말을 할거다라는 반응을 좀 보이고 말해. 어디 심장이 붙어 나겠어.”
“이해 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처음 질문에 대한 결과는 현재 이 실험실에서 추가적으로 5개의 생체반응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런 내 말을 씹내 이게 이걸 콱 !, 응 추가적인 생명체 반응?”
“네. 질문자를 제외한 추가적인 생명체의 반응이 보이고 있습니다.”
“뭐야, 그럼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그건 현재 확인이 안됩니다. 다만 생체 파장이 감지될 뿐입니다.”
“하여간 기계라는 것들은 멍청하기 그지 없어요. 입력불가 입니다. 해석 불능입니다. 상황파악이 안됩니다. 되는 게 뭐야.”
난 혼자 중얼중얼 거리듯 말했다.
“생체 반응이 있는 곳의 위치는 파악됩니다.”
“잘났다. 응! 생체반응 위치 어디 어딘데?”
나는 귀가 쏠깃해져서 시스템 앞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실험실 돔 북쪽 상단에서 약 15미터 위쪽에서 반응하고 있습니다.”
오케이 이제 좀 뭐가 되가는 모양이군.
“그 곳에 어떤 건물이 있지?”
“건물은 없습니다. 단 외부와 연결되어진 순환 시스템의 환기구가 있습니다.”
좋아 좋아 뭔가 될 뜻한 느낌이 팍팍 오는군. 그런데 건물이 아니고 순환 시스템이라 약간 불안하기는 하군.
“좋아, 생체 반응이 나는 곳과 지금 내 위치를 연결해서, 참 실험실 도면도 같이 연결해서 보여 줘.”
“알았습니다.”
어찌 되었건 오~ 이제야 빛이 보이는 구나.
삶에 회의를 느껴 삶을 포기하고 실험에 참가한 내가 이렇게 질기게 살기를 갈망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요구하신 도면입니다.”
시스템이 역시 완전하지 못한지 출력되는 영상이 역시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나의 위치와 생체 반응이 나타나는 곳에 붉은 표시로 깜빡이는 것은 정확하게 보였다.
“어디, 그렇군 원형 돔 위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고 돔 천장 끝에 환기용 통로가 있군 그 통로를 따라서 좌측으로 갔다가 위쪽으로 연결되어 있는 환기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되겠어. 제발 이 깜빡이는 것들이 사람들이길 빌어야 겠군, 환기용 통로를 열 수 있나?”
“가능합니다. 개방 할까요?”
“오케이 개방해. 그럼 출발해 볼까.”
철컥 하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다. 환기 통로를 개방한 모양이었다.
“협조 고맙고. 가능하면 다시 보는 일 없도록 하자고. 그럼 바이”
“시스템 대기 모드로 들어갑니다.”
껌뻑 거리는 계기들을 뒤로 한 체 돔 천장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다리 쪽으로 조심스럽게 뛰어갔다. 어두운 공간을 뛰어 갔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선명하지는 않지만 주위의 물건들이 잘 보였다. 신기하군~ 이것도 유전자 조작 때문이가?
요리 조리 기계들을 피해서 원형 돔의 끝에 이르렀다. 여기군. 희미하게 사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콱 콱 뿌드득”
사다리를 잡아 당겨 보았다. 부식되어 힘이 없어 보였지만 잘하면 위쪽까지 올라가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좋아 어차피 다른 길도 없는데 한 번 해보자고.”
가능한 사다리에 부담이 가지 않게 살며시 잡으며 빠른 속도로 위로 올라갔다. 신기하게도 얼마 안 있어서 벌써 돔의 거의 천정부분까지 올라와 있었다. 천정 부분부터는 벽 사다리가 없어지고 복도식으로 되어진 사다리가 환기 통로 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삐걱 삐걱”
“이거 불안한데, 버텨줄까….”
환기 통로가 바로 앞처럼 보이는데 부식 정도가 심해서 복도식 사다리가 버텨줄지 영 찜찜했다.
“꿀꺽, 최대 스피드로 뛰는 거야.”
돔 벽에 붙어 있는 사다리에서 손을 때면서 동시에 복도식 사다리에 다리를 얹자마자 발바닥에 불이 붙은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이 놈의 삐걱 소리가 울릴 때 마다 저 시커먼 돔 바닥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눈 앞에 확 펼쳐져서 등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믿지 못할 나의 달리기 속도가 그런 걱정을 없애주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잘 달렸나?
“탕 휙 턱”
환기 통로가 보이자 잽싸게 몸을 날려서 원형으로 되어 있는 환기 통로 입구에 개처럼 몸을
촤아아악 펴서는 들러 붙었다.
“휴~”
마지막 반동이 꾀나 컸는지 복도식 사다리가 힘을 이기지 못하고 마구 삐걱 소리를 내고 있었다.
“좌측이었지.”
환기 통로로 들어서자 여러 방향으로 환기 통로가 연결 되어져 있었다. 환기 통로 는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다. 간신히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의 폭이었다. 도면 대로 좌측 방향의 환기 통로로 방향을 잡고 엉금 엉금 기어서 앞으로 나갔다.
“아이고 좁아라 얼마나 이렇게 더 가야 하는 거야”
좁은 통로를 땀을 질질 흘리며 걷다 보니 서서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땀에 시커먼 먼지에 아마 누군가 나를 본다면 아마 털 없는 원숭이 정도로 생각할 몰골이었다.
“벽이다. 그럼 위쪽으로 “
통로의 막다른 곳에 이르자 얼굴을 들어 위쪽을 바라보았다. 살짝 살짝 빛이 들어 오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여기는 사다리가 없네.”
위쪽으로 올라가는 환기 통로에는 아무리 손으로 더듬어 봐도 뭐 붙잡을 만한 게 없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라 치기지 뭘.”
폭이 좁은 통로를 두 팔과 두 다리를 쫙 벌려서 통로와 밀착시켜서 손을 움직일 때는 다리로 버티고 다리를 움직일 때는 손으로 버티고 진척은 별로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씩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몇 분, 몇 시간, 시간의 개념이 막막해 질 때 까지 오직 위로 올라가는 생각만 집중하면서 손을 움직이고 다리를 움직일 뿐이었다.
“흠, 시원한 공기!”
갑자기 코 끝으로 상큼한 풀 냄새 비슷한 냄새가 흘러 들어왔다. 얼른 고개를 들어 위를 처다 보았다. 나무 뿌리였다. 냄새가 아니었다면 아마 머리와 정면 충돌을 일으켜 약간의 고통을 안겨 줬을 상황이었다.
뿌리를 오른 손으로 꽉 움쳐 쥐었다. 의외로 두꺼운 뿌리였다. 흙이 후두두 흘러 떨어졌다. 나무 뿌리가 환기 통로를 뚫고 들어 왔는지 비스듬하게 통로를 막고 있었다. 뿌리를 콱 잡고 뿌리 위로 올라탔다. 위쪽으로 계속해서 그런 형태로 나무 뿌리들이 환기 통로를 뚫고 들어와 있었다. 여기저지 튀어 나와 있는 뿌리들을 받침대로 위로 올라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짝 살짝 비추는 불빛도 이제는 주위를 분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좋았어.”
난 통로에 삐쭉 삐죽 나온 나무 뿌리 덕에 역시 쉽게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지지 부진 했던 나의 이동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여기쯤 인데?”
시스템에서 확인했던 생체 반응이 있는 지점이 대략 이 정도의 위치였다. 하지만 별다른 살아있는 생명체는 없었다.
“푸드드득 “
“엇, 쿵”
갑자기 새 같은 것이 튀어 나와서는 얼굴을 한번 콱 쪼고는 머리 위로 날아가 버렸다.그 때서야 내 눈 바로 아래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새 둥지가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갓 깨어난 새끼 네 마리 날아 간 어미까지 다섯. 빌어먹을 시스템”
기대했던 생체 반응은 인간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나서 약간 실망했지만 새가 날아간 방향에서 더욱 뚜렸하게 맑은 공기가 새어 들어오고 있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서둘러 위로 올라갔다. 점차 올라 갈수록 받침이 되어주던 나무 뿌리들이 사라졌다. 그래도 쉬지 않고 위로 전전 또 전진했다.
“엉, 뭐야!”
통로의 끝이라 생각하는 순간 시야가 확 밝아졌다. 그리고는 밝아진 시야에 순간 적응하지 못하고 통로 밖으로 굴러 떨어졌다.
“툭 툭 툭 쿠타당”
나무 가지들이 끊어 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다행이 내가 굴러 떨어진 나무는 그리 높은 나무는 아니었다. 하지만 두께는 굉장히 두꺼운 나무였다. 나는 지금 족히 수 백년은 되어보이는 거대한 나무 밑에 뒹굴어 누워있는 거였다. 그리고 이 거대한 나무 주위에는 빼곡히 나무들로 접혀져 있는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 숲 위로 둥근 달이 살며시 나에게 웃어주고 있었다. 맑은 공기, 밝은 달, 상큼한 숲이 이렇게 좋은 건지는 태어나서 오늘 이렇게 처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