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이제 5학년, 3학년 둘이다.
이곳의 학기는 8월부터 시작한다.
그러니까 한국의 5학년 2학기 정도가 이곳에서는 5학년 1학기라는 것이다.
한국보다 반학기가 늦은 편이다.
어디를가나 아이들은 똑같은 것 같다.
큰 아이는 지금 여러모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계속적으로 과외를 하지만 내가 느끼듯이 이 아이도 동서양의 차이점을 많은 곳에서 느끼는 것 같다.
어제는 교회를 다녀온 후 내게 한마디 던지 말.
"엄마 ! 진영이는 나보다 독일어를 더 잘하는 것 같아요."
궂이 비교를 하자면 그 아이는 독일어 과외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보다 더 잘한다고 느낀 것 같았다.
난 할말이 없었다.
그래도 대답은 해야겠기에 한마디 던졌다.
"그 아이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아이인데, 너보다 잘하는건 당연하지,
그러니까 네가 독일어를 완벽하게 알게된다면 영어나 프랑스어도 굉장히 쉬워지거든.
아무생각하지말고 지금 배우는 독일어 열심히 하자."
그 아이는 한국인이지만 국적은 미국이기에 영어는 자연스럽게 말하는 아이다.
그 아이는 아빠의 직장따라 이곳에 왔고,
3~5년 있다가 다시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실제로 이곳의 한국인 2세들은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등 서너개는 보통으로 구사한다.
큰 아이는 이렇듯 외국에서의 사춘기와 진로, 문화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면서
그만의 어떤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 같다.
이곳은 (베를린은 4학년부터, 다른 주는 6학년부터)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뉘어 진다.
인문계의 대표적인 코스는 김나지움이다.
우리 아이도 이곳을 향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실력이 안되는 상태에서는
섣불리 갈곳도 못된다.
왜냐하면 두번 낙제를 하게 되면 영원히 김나지움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정말 공부하는 아이들만 가는 곳이다.
아이들의 특성을 개발하기도 전에 진로를 선택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이렇게 어려서부터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뉘어도 부모들은 선생님들의 의견을 잘 따르는 편이다.
진로선택은 전적으로 선생님의 의견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가끔 한두명(거의 한국인)의 부모들이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서
선생님들과 의견대립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거의 한국인들이 언어의 장벽만 뛰어넘는다면 참으로
뛰어난 학업성적을 인정받는다는건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입장은 이렇다.
아이만 본다면 벌써 김나지움으로 가야하고, 언어실력을 본다면 벌써 유급당했을 처지이다.
내색은 안하지만, 큰 아이를 보면 안됐고 불쌍하고...
부모들이 이민이나 외국생활을 원할 경우엔 자녀가 어릴수록 좋다는 생각을 우리 큰 아이를 보면서
다시한번 실감한다.
큰 아이는 그렇고, 작은 아이는 상대적으로 좀 낳은 편이다.
이곳의 저학년은 공부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가르키는 것 같고, 아주 기초적인 그런 것들만 가르키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작은 아이는 큰 아이보다 훨씬 더 빨리 이 사회에 적응하는것 같다.
하루는 학교에서 5학년 남자아이 세명중 하나는 작은아이의 팔을 뒤에서 잡고,
두명은 앞에서 때리기에 꼼짝도 못하고 맞았단다.
그런 행동은 선생님들에게 발각이 되어서 그만 두었지만 (이곳은 쉬는 시간에도 선생님들 대여섯명이
나와서 아이들을 항상 감시한다. 누가 누구를 괴롭히는지, 때리는 지, 사고가 나는지.)
작은 아이는 독이 잔뜩 올라서 집으로 왔다.
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아이들이 원래 그렇게 폭력적이라면 학교에 가서 공식적으로 항의를 해야하고
보통 노는 수준이라면 그냥 놔 두어야 하는데,
난 뭐가 맞는 것인지 전혀 모르기에 일단은 지켜보자는 쪽으로 아이에게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그러면 한 사람만 잡고 힘껏 패라고...
적어도 내 생각엔 3학년과 5학년이 싸웠다면 누가 보아도 저학년이 유리할 것 같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 아이들이 작은애만 보면
오히려 도망다닌다고 한다.
세계 어디를 가나 아이들은 아이들인가보다.
내가 이곳이 좋다고 느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대학까지 나오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에 20명 정도의 학생과 교사 2명으로 구성되어있고,
체육, 영어, 기타 다른 전문성을 요하는 선생님들이 따로 구성되어있다.
촌지나 너무 비싼 선물을 이유없이 선물했다가는 오히려 더 안좋은 결과가 있는 경우가 태반이니까
절대로 그런 것 하지 말라는 말을 교민들을 통해서 많이 들었고,
또 하나는 아이들이 미리 공부해 오는 것도 이곳 선생님들은 별로 반기지 않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사이에서 대학을 갈지 안갈지가 결정이 되어지고,
김나지움과 일반학교에서 13학년까지 마친 다음에 아비투어라는 (내가 보기엔 학력고사하고
비슷한 것 같다) 시험을 치른다.
그 성적에 따라서 대학을 결정을 하고
그 성적에 따라서 좋은 직장을 구할수 있고, 아니면 뭐 보통 직장을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서, 은행원, 일반공무원들이 직업학교 출신으로 알고 있다.
반드시 자기의 일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지고,
서류가 먼저인 이 사회가 처음엔 뒤로 까무라칠 정도로 답답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편하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만 해 주면 별 무리 없이 만사가 형통하다.
만일에 자녀를 위해서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도 괜찮은 것 같다.
부모들이 어떤 비자를 가지고 올지는 모르지만,
부모가 동반된다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는 모두 무료다.
이곳에 온지 5년만 지나면 영주권을 취들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아이들이 18세가 되면 국적을 어디로 할건지 결정을 해야 한다.
내 생각엔 갈수록 이 나라에 아이들이 줄어 들기에 국적에 관해서는 오히려 미국이나 호주보다 더
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