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네이트에 글을 올리려고 접속을 했다가
게시판 톡으로 선정된 25905번의 게시물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인 여성분의 원문, 역시 읽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의견을 올리셨고,
아마도 네이트 게시판 사상 초유의 조회수와 리플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여기서
저는 게시판 지기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게시판 지기님께서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피해자이신 여성분의 억울함을 알리고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
그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음 하는 의도였으리라 생각됩니다.
게시물에 달린 리플만 보더라도
여성분을 동정하는 글과 가해자 남성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더군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지금에 와서 보니,
당사자간의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제3자분들의 의견대립(?)으로
자신들의 논리만을 내새우며 논쟁을 벌이는 장소가 되었더군요.
만일 피해자인 여성분이 그 게시물을 보고 의견들을 접한다면
다시 한번 상처를 입으시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처럼 여론을 감정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게시물은
좀더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히 일회적인 이벤트성 헤프닝으로 끝난다면.....
글을 올리신 여성분 역시 아무런 위안을 받지 못하리라 여겨집니다.
혹여, 제 글에 감정이 상하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이런 문제는 좀더 신중하고, 그리고 사후관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작금의 세상은 네티즌이 가지고 있는 힘은
긍정적으로 봤을 때, 약자를 옹호하고 보다 나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해
문제의 본질을 떠난 논쟁은 자제하시고
여러분의 지혜로 피해자인 여성분이 다시 웃는 얼굴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군요.
사실, 제 개인적인 사견으로만 본다면
저 역시 다혈질인 성격인지라
가해자인 남성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 남성의 입장이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항변이라고 올린 글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번 문제는 그 남성을 기소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죠.
물론 마음으로야 백번 처벌을 하고 싶지만,
이미 여러 날이 경과한 뒤고, 확실한 물증을 잡을 수 없는 한
결국엔 그 남성의 말로 흐지부지 일단락이 지어질 것이라 여겨집니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지만 이런 결과는 다반사로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유교적 통념이 지배하고 있는 이상(?)보수주의 사회에서는
여성이 갖는 불리함이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불합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눈물을 머금고 함구하는 일이 많으니까요.
그것은 자신을 생각하기에 앞서
내 부모님, 가족, 혹은 연인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서일 겁니다.
간혹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의 경험이나 인지만으로 말을 내뱉는 분들이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눈물 젖은 빵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고 하죠.
그런 것입니다.
아무리 왈가왈부하고 떠들어대도
실제 당사자들이 아닌 이상에 그들의 마음을 알 수는 없는 거죠.
그 고통까지도..
제 경우엔 과거 가까운 사람을 이런 일로 잃었던 경험이 있어
지금과 같은 글들이 올라오면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그러나 제가 그분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몇 마디 위로 뿐이겠죠.
아마 그래서 제가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족이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저는 그것을 소설이나 다른 텍스트로 바꾸어 그분들의 억울함을 알리곤 합니다.)
작년이었을 겁니다.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모임의 회원이었던 여성분이
직장에서 언어폭력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사소한 일이었는데,
당시 직장동료인 남자가 "xxx! 사창가에 팔아버리기 전에 입 닥쳐!"라고 했다는군요.
그리고 손찌검까지 하련느 것을 주변에서 말려 겨우 면할 수 있었답니다.
그때 그분은 억울함을 풀기위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현장에 나온 경찰은 오히려 남자를 두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너무나 분한 마음이 든 여성분은 저희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고,
저를 비롯한 회원분들이
여성부, 경찰서, 등 자신이 아는 사이트에 호소를 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통해 그 남자의 처벌을 종용했고
결과적으로 그 남자에게 정식사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 이번 일도 같은 맥락에서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혜를 모으고 진심으로 도와주신다면
이번 피해자인 여성분들도 좀더 빨리 상처를 씻고 재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바라건대,
이 문제는 일회적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헤프닝이 아닌
좀더 진중하게 다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게시판 지기님을 비롯, 네이트 가족분들께 부탁드리고 싶네요.
p.s :
그 남성분이 권했다는 칵테일은
남자들도 마시면 쉽게 취해버리는 독주입니다.
첫맛은 달짝지근하여 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아무 생각없이 마시다가 낭패를 겪기 쉬운 술이죠.
일반적으로 여자분들이 갖고 있는 칵테일에 대한 생각이
"칵테일은 가볍게 마실 수 있는..."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 듯 한데,
물론 결과론만 따지자면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사자가 아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것이죠.
남의 부탁을 쉽게 거절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여린 분들은 그렇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직장 상사도 아닌데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문제를
혹여 감정이 있어 응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셨던데,
세상사라는 것이 그렇게 무 자르듯이 매번 선을 그을 순 없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여성분은
자신의 말처럼 몇번이나 거절을 했으나
남자가 거래처 사람이고 이후에도 대면할 수 있기 때문에
워낙 완곡한 부탁울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술자리를 가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칵테일에 대한 개념이 "약한 술"이라는 것도 안전장치로 작용했겠죠.
논알콜 칵테일도 많으니 말입니다.
또한 남성분의 글을 보면
"여자들은 좋으면서도 빼지 않느냐. 그건 수작이다"라고 언급했는데.
그건 매우 잘못된 인식입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남자분들(저도 남자이지만),
여자의 "No"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사실은 "Yes"라고 생각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자의 "No"는 확실한 "No"입니다.
그리고 여성분이 술에 취해 쓰러졌는데
모텔로 데려갔다는 것은 확실히 의도된 행동입니다.
만일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핸드폰에 입력된 집번호로 연락을 해서
조치를 취하거나,
좀더 기다려서 여자분이 깬 후에 집에 배웅하는 것이 맞겠죠.
여자가 남자 앞에서 술먹다가 잠들었다고
그것이 성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표현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부디 더 이상의 무의미한 논쟁은 이쯤에서 그만두시길 바랍니다.
오지랖이 넓어 고달픈 니르바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