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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이네집 동거이야기(37)

쩡이 |2003.10.25 14:30
조회 3,745 |추천 0

얼마전에 남친친구들 모임엘 갔었씀당...

쌍쌍이 온다고,가기싫은나를 억지로 데리고 가더니,가보니 막상

여자는 나 하나이더라..헉쓰~~

다들 이차 저차의 사정으로 혼자나왔고 결국 그넘아들 사이에 낀 나는 모임내내

가시방석에 앉은듯 불편해씀당..

처음보는 얼굴들도 있었고,그넘들도 오랜만에 모인거라 첨 분위기는 쫌 어색하더이다..

술이 좀 돌아가고 분위기가 무르익고,나도 그자리에 적응이 될쯤해서..

한넘이 내게 말해씀당.

이넘은 익히 나도 알던놈이고,나는 이넘이 정말 싫씀당.

뭐 그딴놈이랑 노니..라고 남친에게 말할수 없서 내색치 않았지만.

드러운 술버릇부터 독선적인 성질까지 딱! 밥맛없는 스탈...임당..

암튼 내 앞에 앉아있던 이넘이 내게 물어씀당..

이넘: 나도 여자하나 소개좀 시켜주라.

나: 어떤 스탈이 좋은데?(라고 말했지만..속으로..성질부터고쳐라.여자고생이다..함당)

이넘: 너같은 여자..

나: 나같은게 어떤건데?(이때까지만 해도 꼴에 눈은있어서..했슴당)

이넘: 남 눈치안보고 너처럼 아무하고나  살아줄여자!

 

헉!.......그말을 듣는 순간..정말 눈물이 핑돌며,욕이 나와씀당..

성격대로라면 벌써 뺨한대쯤 후려쳤을것 같은데,남친 모임인지라..그럴수도 없어씀당..

나: 살아줄 여자가 아니라 살고싶은 여자를 만나야하는거아냐?

이넘: 살아줄 여자를 찾으면 살아지겠지..나 요즘 외롭따..

        나두 너네처럼 그냥 확~여자랑 살아쓰면 조켔따.

        그냥 넘어뜨려 내꺼 만들면 게임아웃인거아냐?!

 

그냥 넘어뜨려 내꺼 만들면....게임..아웃...이라구..?!!!! 넘어뜨려서...??!!

나: 야! 너는 그딴 생각으로 맨날 여자를 꼬시니 넘어오는 여자가 없지.

      말이 심한거 아냐?  글구 도혁이가 아무나야?내가 아무나 하고 사는 여자처럼

     니눈엔 보이니?

라고 말했던거 같은데..솔직히,그땐 가슴이 너무 뛰어서

무슨 말을 어케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남니당..

어쨌든 나는 말할수 없을정도로 불쾌했지만, 내 불쾌함을 전부 표현하기에는

자리가 부적절했슴당..

술자리가 시끄러워서 아무도 우리 둘 대화내용을 귀담아 듣지 않았구여..

남친에게도 말하지않고 내색하지않고..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그말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아씀당..

 

그냥 확~남 눈치안보고 아무한고나 살아줄여자!!

 

그넘에게 나는 아마도 그런 여자로 보였을지 모르겠슴당..

그냥 아무하고나 살아줄수도 있는여자....

 

첨에 이 게시판에 글을 남겼던건..

이런데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과..

동거=문란함..동거=불량스러움..동거=비도덕..뭐 이딴 통념적인 공식들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이 였을겜당..

봐라!! 너네들이 그렇게 색안경끼고 보는 동거커플 여기있다..

어디가 문란하냐..너네들에 비해 우리가 비도덕적인 데가 어디있냐..있으면 말해봐라..

그때의 나는 그만큼 남친과내사이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건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임당..

그치만 말임니당..

나는 그날,깨달았슴당.

우리둘이,설령 우리 둘이 그렇다해도..

이렇게 친구라는 넘까지..동거하는 여자를 아무하고나 할수있는 여자로 보는구나..

라는 벽같은거 말임당..

건전하게,이쁘게,살아가는 동거족도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곳에 글을 남겼고,이외로 반응이 조아 그 작업이 계속 되는동안..에도

나는 내주위 측근들에게만 우리의 동거사실을 알렸을뿐임당..

그러니,어쩌면 익명을 빌어,이곳에 글을 남기는 의도가 "떳떳함"이라는 내 주장은

오만이고 거만일수도 있씀당..

나는 떳떳하다 하면서도 선뜻 저 동거해요라고 말하지는 못했으니까여...

 

나는 이곳에서 꽤 친근한 기분으로 맞이할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씀당..

찌님,뭉시리님,인호마눌,경으니,사랑이 냥이님..유끼꼬님..그리고 많은분들..

얼굴 한번 보지못한 분들이지만,아무에게나 털어놓지못했던

내 동거이야기가 이곳에서는 발랄하고,명랑해짐당..

내 회사동료보다 더한 동료의식같은걸 느끼게 됨당..

칭찬과,격러,위로의 리플들이, 힘이 되고,위로가 되고,...동기부여가 되더이다..

여러분들께 그런면에서 나는 참..많은것을 배웁니당..

참,감사한 일인데..감사하다..말한적이 없네여..

정말로 감사합니다.!!

 

시집가서도,정말 잘살께요..

결혼하게되면 정말 섭섭보다는 시원할것 같슴당..

동거하는 내내 숙제못하고..학교가는 학생마냥..뒷통수가 찜찜했씀당..

며느리아닌 며느리,,아내아닌 아내..가족아닌 가족..

우린 그렇치 않치만..동거하는 내내 느껴야만 했던..

이질감이였슴당..

그 이질감에서 이젠 자유로울수 있겠지요..

그리고,정말 정말, 열분들도...상처따윈 없이..후회따위도 없이...

꼭 지금 그 기분..그 충만함..그 사랑..그대로 가지고

결혼하게 되길..바래봄니당...

정말 고맙습니다...

 

 

                                                       -2003년 10월 25일 pm 2:30-

                                                        남친기둘리느라 퇴근못하고 있는 할일없는 쩡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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