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북 탄광촌의 아이들이 계곡에 흐르는 물을 그리면 검정색으로 그렸단다.
지금 나보고 산을 그리라면 붉은 색으로 그릴 것이다.
날씨며, 바람이며, 산이며, 들이며, 강이며 어쩜 이리도 아름다운지.
수 십 번을 본 가을인데도 항상 새롭다.
넓은 마당에 나무가 수 십 그루 아니 수백 그루가 서 있다.
한 가지도 같은 색으로 변한게 없다.
다른 나무끼리는 말할나위 없고 심지어 같은 수종 끼리도 색깔들이 조금 씩은 차이난다
저마다 다른색으로 찬란 했던 한 해를 마감 하는걸 보니
문득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태어나 푸르름이 넘치는 젊음을 보내고 이젠 약간 물러서서
지천명이리는 나이가 되어 하늘의 뜻을 알고 순응 하고 사는 법을 익히고 있는
이시간에 나는 어떤 색을 갖고 사람들에게 보여 지고 있는걸까
아니 장차 이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떤 색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질까?
항상 푸른 색으로 주위에 희망을 갖게 했었는지
아니면 따스한 노랑색으로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안식을 주었는지
아니면 무색으로 기억초자 되어지지 않는 존재인지
그도 아니면 칙칙한 바랜색으로 우울함만 남기지는 않는지
내가 무슨 색으로 보일까를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두렵고 불안하다.
사람이 죽으면 그만이라는데도 그이후의 내 평가가 항시 두려운건
온전히 살았다는 자신감의 부족에서 기인한게 아닐까
지금의 시간이 난 내 인생에서 이제 가을의 초입에 달았다고 생각하겠다.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전 단계에 서 있다고 생각하겠다
그리고 무슨 색으로 남을까를 생각 해보고
그 색깔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
신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노력에 따라 색깔이 변할 수 있는 은총을 주셨다.
이 은총은 누구 에게나 공평이 주어진 것 이므로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 세상이 이치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이치대로 되는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에 희 망을 걸어본다.
색을 입자.
내 몸에 색깔을 입히자.
뭘루 할까? 빨강? 노랑? 파랑? 깜장? 아니면 얼룩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