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샜다.
뭐 밤을 샌 큰 이유는 없다.
평소에 잠이드는 딱 그 시간에
친구와 통화를 한시간 가량 하고났더니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오지않는 잠을 청하며 이불속에 말똥거리고 있기는 싫어서
그냥 일어나버린게 밤을 샌 이유의 다 다.
일어나
저녁에 쪄놨던 고구마를
꿀에다 으깨어 데워먹고,
컴퓨터로 받아놓은 영화를 한편 보고,
몇일전에 사온 책을 읽었더니 어느새 아침이었다.
간밤에 본 영화는 '매치스틱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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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영화.![]()
깜깜한 새벽에 혼자 보는 영화는
묘한 재미가 있다.
세상엔
화면속 그들과 나
이렇게 둘만 존재하는 것 같아
감정이입이 확실하게 되는 재미라고 해야하려나...
그러고보면 어제밤에 본 영화가
'아메리칸 싸이코' 같은 영화가 아닌게 다행이지?![]()
어쨌든,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결말이 퍽 마음에 들었다.
짜릿 통쾌한 복수도 없고
선이 악을 콰앙하고 응징해버리는 헐리웃식 권선징악도 없고
"그냥 삶은 삶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라고 읇조리는 듯한 결말..
이런 결말만 기다리고 있다면
러닝시간 내내
엉망진창인 영화라도
열편이고 스무편이고 봐줄 수 있다.
아 그렇다고 이영화가 엉망진창이라는 말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다 맘에 드는 영화였다.![]()
그나저나
이렇게 환한 낮에 커피를 마시며 바깥을 보고있자니
낯의 세상과 밤의 세상은
다른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점유하는 공간은 같지만
그 둘은 엄연히 다른 세상인 채로
세상을 양분해서 존재하는 걸지도...
밤의 나는 낮동안의 나완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것도 참 많이 다르니까 말이다.
밤의 나는 낯의 나보다
조금 더 생각이 많고,
조금 더 외로움을 타고,
조금,아주 조금 더 약하다.
혹시 그 둘은 다른 사람인 걸까...
그럼 낯의 내가 본래의 나에 더 가까울까..
아님
밤의 내가 본래의 나에 더 가까운걸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에구구...
역시 밤을 세는게 아닌데 그랬다.
온갖 생각이 엉켜들어
머릿속이 공상과학 소설 같아진다.자꾸...![]()
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다..
Nell의 'stay'라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