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는데... 고추장불고기에 소주 한잔!
[PHOTO EXPRESS / Life]
가을비 내리는 금요일 오후, 몹시 추워질 것이라는 예상속에 직장인들은 어김없이 주말을 맞았다. 이런 날 누가 이런 걸 묻는다면? '비도 오는데...고추장불고기에 소주 한잔...크, 어때?' 안방마님의 불호령이 두려운^^ 공처가들을 제외한 애주가와 매주가(매일 술마시는 분들)들에게 고하노니...오늘 소개해드릴 특급안주에 소주 한잔 곁들이고 귀가하시라. 네? 집에 일찍 들어가야 된다고요? 그래도 걱정 마시길. 기가 막힌 맛으로 혀를 녹이는 고추장불고기 조리법을 생생히 잠입취재(?)해 보여드릴 테니, 집에서 한번 상을 펼쳐보자고요. 그럼...시작!

서기 2003년 11월 어느날... 허기진 배를 달래며 빠른 걸음으로 회사를 향하던 중 슬며시 눈에 들어온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본건 나만이 아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 대부분이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힐끗거렸다.

한데 누군가 나보다 한발 앞서 아주머니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청바지에 흰색점퍼 차림의 아가씨. 머리에 꽂은 하얀 꽃무늬 머리핀이 유난히(^^) 돋보이는 미인이었다.
"아주머니, 무슨 고기예요?"라고 묻자 고기를 굽고 있던 아주머니의 대답은 간결했다.

"직접 먹어봐...."
앗! 이 아주머니 무슨 배짱으로 곧 손님이 될 수도 있었던 저 아가씨에게 이토록 거친(?) 대답을 한 것일까? 혹여 어떤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은 아닐지...?
솔직히 뭐 그다지 품위있어 보이는 식당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주머니의 활동범위는 고작 한 평 정도였을까. 칭찬할 수 있었던 건 아주머니의 주변이 비교적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다는 정도였다.
아가씨의 질문에 다소 퉁명스러운 대답을 했다는건 어떤 '특별함'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하며 다가가는 순간, 휘리릭! 갑자기 나타나는 아름다운 청년.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아주머니의 고기굽는 일을 돕는 청년이었다. 보기 싫지 않게 머리를 염색한 청년에게 뭔가를 물어볼 순 없었다. 워낙 손놀림이 빨랐기 때문에 감히 말을 붙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싹.

뚝.
말씀드리는 순간, 잠시 능수능란한 가위질을 멈춘 청년은 또다른 손놀림에 돌입했는데...

"천 원 더 주세요." "아 네,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경우? 돈 받는 사람보다 돈 내는 사람이 더 공손하니...허 참!
왜 그런지 식당 안을 살펴봤다. 역시 이유가 있었다. 앉아서 먹게 해준 것 만으로도 감사해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른바 '만원사례'였던 것이다. 앉을 틈이 없는...

'처녀들의 점심식사'에 초대된 아가씨들은 번개불에 콩 볶아먹듯 '후~륵 쩝쩝' 아주머니가 굽고 청년이 가져다준 고기를 잽싸게 해치운 뒤 "더 먹고 싶다, 얘..."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맛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주머니의 '고추장불고기' 굽기를 살펴보자.

별명 : 고추장불고기의 달인(특히 돼지불고기)
성격 : 우직, 근면, 성실
시력 : 좌우 모두 2.0
정성들여 준비한 고추장불고기를 통에서 꺼낸 후...

정성들여 지핀 숯불 또는 연탄불에 가만히, 사뿐히, 예쁘게 올려놓고...

심혈을 기울여 앞뒤 번갈아 뒤집으며 먹기 좋게 구운 후...

손님들의 식탁으로 배달되기 직전...

불필요한 기름은 은박지를 타고 내려오게 하는 것이 마지막 공정. '고추장불고기의 달인' 아주머니의 맛에 대한 정성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헛. 한데 취재하던 기자의 뱃속에서부터 벌써 전쟁은 시작돼고 있었다. '꼬르륵~꿀꺽, 꼬르륵~꿀꺽!'
오늘같은 날은 이런 전화를 한번 걸어보시죠. "여보, 돼지고기 두어근 사서 고추장에 버무려...일찍 들어갈게...알았지?"
비도 오는데, 고추장불고기에 소주 한잔...조리법 생생하게 알려드렸으니 댁에서들 하실 수 있겠죠?^^'
스포츠서울닷컴ㅣ강명호기자 my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