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곡:젊은 연인들 (서울대 트리오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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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하루가 되려나봅니다.
조용히 내리는 빗속에 나뭇잎은 힘없이 떨어져 내리고..
자꾸만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나무의 모습이 왜 안타까운 걸까요.
이젠 서서히 나무도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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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두 살 연상인
한 남자와 결혼해서 12년 동안 살면서 남자는 때로는 참
어린애 같다는 걸 많이 느낀답니다.
남편을 보면서 때로는 믿음직스럽지만
때로는 아기 같은 모습을
발견하지요.
지난 토요일은 남편이 아이들과 부천체육관에
농구를 보러 가자고 하더군요.
사춘기에 접어든 큰 녀석이 요즘 들어 부쩍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농구를 좋아하기에...그이는 모처럼 녀석의 기분을 맞춰주고
싶은맘이 들었나 봅니다.
또 열심히 응원하는 인천의 홈팀 경기기에 큰녀석은 더 신바람이 났지요.
하지만 그이는 내가 안가면 농구경기를 안 보러 간다며
날 데려가려고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너 네 엄마 안가면 모두 다 포기 한다.
그러니까 엄마를 설득해서 엄마가 가야지 너희도 갈 수가 있다며
어찌나 협박을 하는지 할 수 없이 따라 나섰지요.
경기는 아쉽게도 홈팀이 져서 두 녀석은 우거지상이 되었답니다.
올 들어 처음 보러간 경기인데 녀석들의 모습을 보니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이기고 지는 것에 관계없이 열심히 응원하는게 진정한 팬이라고
설득을 해 보지만...
녀석들은 아쉽기만 했나 봅니다.
그렇게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은 특근을 한다며
출근을 하더군요..
일은 참 잘해요....내가 봐도 정말 기특할 정도로...
그이는 일 복은 타고 났나 봅니다.
하지만 그런 그이가 때로는 어린애가 된답니다.
코앞에 있는 은행에 가면서도 같이 가자고 내 손을 잡아끌며
날 괴롭히지요.
신혼도 아니고...난 그럴때마다 남 보기 부끄러운데.....이 남자는 안 부끄러운 걸까요..
별일도 아닌 간단한 은행일도 같이 가자며 떼쓰는 모습은
영락없는 철부지 아이 같답니다.
하지만 왜 그러는 그이 모습이 귀엽고 싫지 않는 것일까요.
지난 7일 금요일 밤..
그이는 토요일이 휴무라서 퇴근후 회사의 동료들과 부담 없는
맘으로 술자리를 했지요.
그이는 전화로 일찍 온다고 말하지만...그런날은 “일찍온다면 늦는다”란
그이의 징크스처럼 더 늦는 날이란걸 저는 알지요..늘....겪어 왔기에...
5시반에 시작한 술자리는 12시가 가까워도 아무 소식도 없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기다리다가 깜빡 잠이 들었지요.
깨어보니 2시반...
아직도 안 왔더군요.. 늘....그랬지만...걱정이 앞서더군요..
전화를 했더니 만취해서 뭐라고 횡설수설을 하는 건지
알 수도 없고 데리러 오라며 혀 꼬인 소리를 합니다.
택시타고 오라며 계속 전화를 했지요.
저러다가 길바닥에 쓰러져 잠들어 버리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생각보다 빨리 10분후....
그이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잔뜩 취해서
들어오더군요...
그런 남편을 보면서 참 언제 철이 들려는지 걱정스럽지요.
기분좋게 적당히 마실 수 있으면 좋으련만..
왜 그게 안되는지... 여자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지요.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고..
그다음엔 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엔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게 맞는 말인가 봅니다.
그렇게 만취한 남편을 아무 말 없이
그냥 곱게 재웁니다..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들어와 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작은 체구에 술도 소주 한병이 자신의 주량이건만..
동료들과 가끔 어울리면 내기 당구 게임에...
일차..이차..삼차...나이트..노래방으로
이어지며 언제나 주량을 초과하게 되지요.
때로는 그런 남편을 앞에 두고 묻지요.
마누라가 더 좋은지...술이 더 좋은지를...
참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그래도 술보다는 마누라가 더 좋다는
소리가 듣고 싶은 욕심에서 이겠지요...
다음날 아침...
속이 아프다며 김칫국을
끓여 달라는 주문을 듣고..
난 또 김칫국에 두부를 작게 썰어 넣어서 시원하고
칼칼하게 끓여주었답니다.
얼큰한 김칫국에 밥 한그릇 뚝딱 말아서 다 먹는 모습을 보며
얄밉다고 해야할지...어째야 해야할지....
그냥 누나처럼 아무 말 없이 감싸주어야 할뿐...
남자는 나이를 먹어도 철부지인가 봅니다..
누군가가 그랬지요..
남자는 죽을 때까지도 철이 않든다고...
그 말이 맞는 말일까요?
일요일 날도 그이는 퇴근 후에 집에서
마누라 옆에 끼고 거실에 앉아서 솥뚜껑에다 삼겹살을 구워
먹고 싶어 하더군요...
남들 쉬는 일요일에 일했으니 고마운 마음에
당연히 해달라는 대로 해줘야겠다는 생각에서 ...
바쁘게 시장을 보았지요.
생 삼겹살과 상추 그리고 그이가 제일 좋아하는 당귀를 꼭 쌈으로
준비해야 하구요.....양파를 둥글게 썰어 솥뚜껑에 같이 얹어서 익혀야 하구요.
또 꼭 없어서는 안돼는 것은 정육점에서 기계로 길게 뽑아주는 대파를
꼭 양념해서 파절이를 해야하지요.
그럼 어디 볼까요....
상추를 한잎을 손바닥에 펼치고 삼겹살 노릇노릇 익힌 것 한점 얹고
당귀 한 잎, 파절이 조금 양파 달착지근하게 익은 것 하나...
마지막으로 쌈장을 얹고는 상추를 오므려서
준비를 하고
그이의 애인인 이슬이를 잔에 칠부정도만 채워서 둘이서 건배를 하고는
캬~~~하고 마시고는
입안가득 상추쌈을 털어 넣지요..씹을때마다 나오는 향긋한 당귀의 향이
삼겹살의 느끼한 맛을 없애준답니다.
남편의 입에서는 연신 맛있다는 감탄사와 함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삼겹살이라는 찬사가 흘러나오지요.
집에서 그렇게 자기 식성에 맞게 마누라가 챙겨서 해주니..
밖에서는 삼겹살이 맛이 없어서
못 먹겠다는군요.
이남자 그래서인지 식성이 많이 까다로워 졌답니다.
밖에서 먹는건 맛있는게 없다고 궁시렁 대는걸 보면...
그게 다 내 탓 이겠지만...
하지만 그 덕분에 술은 다행이 집에서 마시는날이 많답니다.
밖에서 마시면 안주가 맘에 안들고 같은양의 술을 마셔도
더 취하니까 몸을 생각해서 자연적으로 그렇게 하더군요.
때로는 술안주 만들어 주기가 귀찮아서 밖에서 동료들과
마시고 오라고 말하지만...
그이는 전화로 온갖 애교를 떨며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안주를 준비해 달라고 끈질기게 전화기 붙잡고 늘어지는 그이한테
맘 약한 난... 단단히 마음 먹다가도
늘~~~~그냥 넘어가버리고 만답니다.
그렇게 그이는 일요일에도 소주 한병을 다 비웠지요...
난 옆에서 물론 포도주로 보조를 맞추고..
두녀석들은 삼겹살을 반찬으로 해서 밥 한그릇을 뚝딱 비웠답니다.
그렇게 가족과 둘러앉아 든든한 안주와 기분좋게 마신술은
취하지도 않나 봅니다.
그이는 10시가 넘었는데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더군요.
장기를 두기 위함이지요.
가끔 시간이 되면 좋아하는 장기를 두거든요..
그이에겐 장기가 컴퓨터를 만지는 유일한 일이랍니다.
난 월요일에 아침에 일어나야 하건만...
그이는 월요일이 야근이라서 모처럼 마냥 넉넉한 일요일 밤을 즐기려나 봅니다.
12시 가까이까지 장기를 두는 모습을 보며 잠이 들었는데...
현관문 여닫는 소리에 깨어보니 새벽4시..
그이는 내가 잠자는 동안 금요일에 술 마시느라 술집 앞에 세워두고 못 끌고 온
자전거를 가지러 갔다가 회사 총각 후배를 불러내서 또 한잔을 하고
들어오는 길 이였답니다. 그 시간에 말이예요..
이남자 간이 부었지요..
저는 웃으며 그이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간이 부어서 밖으로 나왔다고 ...
어찌 그리 술과 친구와 술자리의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미안해....앞으로는 그렇게 안할께...하는 그이의 말이
난 지키지 못할 약속인걸 뻔히 알면서도 눈감아 줄 수밖에 없답니다.
내가 걱정하는건 요즘처럼 험악한 세상에 술마시고
혹시라도 해를 입지 않을까....
아니면 너무 취해서 집도 못 찾아오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건 아닐까...
그것이 염려스러운 것 뿐이지요.
때로는 어리광을 피우며 가슴을 헤집고 파고 들 때엔
영락없는 어린애와 엄마사이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남편..
남자는...
아내한테서 때로는 누나도 찾고
때로는 엄마도 찾는가 봅니다.
잘못을 해도 너그럽게 감싸고 품어 주어야 어긋나지 않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나 봅니다.
난 때로는 내가 이렇게 참고만 살아도 되나..싶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이를 믿는 마음에 잔소리를 거의 안 하는 편이지요.
난 그런 그이한테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하지요..
자기야..나 속상해서 먼저 죽으면 좋은사람 만나서 다시 재혼해서
행복하게 살아야해....라고...
받아치는 그이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자기 죽으면 나도 같이 죽는다.
한날 한시에 같이 죽자..
이 남자는 죽을때에도 내 옆에 졸졸 붙어서
나 끝까지 귀찮게 하며 같이 눈감고 싶나 봅니다.
열심히 가정을 위해 일하는 모습은
분명 누가 뭐래도 성실한 한 집안의 존경받을 가장이건만...
때로는 왜 마누라 앞에서 어린애가 되는 걸까요.
여동생이 없는 그이....
그러하기에 오빠라는 소리를 못듣고 자라설까요..
오빠라고 불러주면 입이 금방 함박만해지는 남편....
하지만 때로는 내게 우리집의 제일 막내아들 이라는
생각을 들게하는 남편...
이남자와 난 벌써 12년이란 세월을 살았습니다.
난 이런 남자를 오늘도
너그런 맘으로 ......
누나같은 넓은 가슴으로 .....
푸근하게 품어 주어야 하나봅니다.....^^
※부부란....
살아가면서 세월 흐를수록
서로의 단점을 포근히 감싸안고
부족한면은 채워주며 나란히 마주보며 거울을 보듯이
살면서 적당히 서로에게 섞이고 닮아봅니다.
아침에 드라마를 보는데 우연히 이런말이 귀에 들어 오더군요...
10년 20년 넘게 같은 사람이랑 사는게 얼마나
힘든일이냐고...그러하기에
애인을 두는일은 그 힘든 부부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 위함이라고....
여러분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오로지 한사람만을 바라보며 사는일이 때로는
힘들고 지칠지는 모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녀간의 사랑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포용할줄 아는
부부사랑이 으뜸이 아닌가 싶습니다.
* 들국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