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걷다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면서 친절하게 다가와 도를 믿으십니까? 도에 관심이 있습니까? 아니면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설문지 한장 작성해 달라며 다가오는 여자 남자들을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은 많이 만났다.
나와 같이 있던 내 주위 사람들이 도를 믿으십니까? 설문지 한장 작성해 주실래요? 에 대한 반응을 기억해서 적어본다. 참고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노래부르듯 질문을 던지는 관계로 싱어라고 칭하고 답변하는 나와 내주위 사람은 관계를 호칭 대신 사용한다.
참고로 전 33살의 부산사는 성격은 좋다고 하나 가끔 엉뚱한 짓을 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입니다.
1. 친구들의 반응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남포동에서 14년째 험한 장사하는 친구 : 도를 어떻게 믿노? 도선생(도둑놈)을 믿으라꼬? 니가 도둑질 가르쳐 주는 선생이가? 장사 안되어서 짜증나 죽겠구만. 머리에 찬물 뒤짚어 쓰기전에 썩 사라져라.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화학회사연구원 친구 : 도를 믿느니 차라리 레를 믿던지 아니면 미파솔을 믿겠다. 맨날 도만 들먹이니까 이제 짜증나잖아. 다음에 만나면 레 미 파 솔 도 믿느냐고 물어봐라.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술먹으면 괴팍한 친구: 믿으면 얼마 줄래? 통장번호 가르쳐 주까? 아참 마침 잘 됐다. 다음달 기름값 없어서 걱정했는데, 야 지금 계산하자! 니 지금 얼마있노?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은행안에서 담배피는 14년째 은행다니는 친구 : 도를 믿으면 주가 올라갑니까? 도가 칼 도자인가요? 칼을 믿냐구요? 부엌에서는 믿습니다.
싱어 : 도에 관해 관심이 있으십니까?
초등에서 대학교까지 레슬링 무제한급을 뛰고 130kg넘는 조직폭력배 스카웃 대상이었던 소방공무원인 착하지만 무식한 친구 :
(그당시=대학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됨, 여자남자 각각 한명이 말을 걸어 왔었음)
어이! 꼬맹이! 둘! 너희 둘이 사귀나? 싱어들이 안사귄다는 말에
(더욱 단호한 어조로) 오늘 내가 너희 둘이 사귈 기회를 주겠다. 둘이 포응해라. 싱어들이 머뭇거리자 (이마의 다섯주름을 더욱 깊이 만들며) 오늘부터 사귈 기회를 줄테니까, 빨리 서로 포응해라.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지갑을 열더니 천원주면서 큰소리로) 저기 여관 보이지? 내가 기다리고 있을테니, 들어가서 잠시 즐기고 온나? 만약에 체온 재보고 땀흘린 흔적 안나면 20층 짜리 건물옥상에 올라가서 아래로뛰기 훈련한다.
다른 친구들의 경우도 있지만 글로 표현하기가 좀 어려워서 생략합니다. 짐작만 하시길...
2. 제가 아는 학교 사회의 선배님들의 반응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콜라회사 영업과장 선배 : 콜라가 몇 도냐고? 콜라 온도를 믿으라고? 내일 이 시간 이 자리에 온도계 들고 나온나! 안나오면 콜라들고 찾아간다. 알았제.
싱어 : 안 바쁘시면 의식조사 설문지 한장만 작성해 주실래요?
모 여론조사 기관에서 일하는 선배님 : 이 설문지 신뢰도와 타당도 미리 조사설계해서 나온 것인가요? 3번문제에서 1번을 답하면 나한테 전화 걸 것이고 4번을 답하면 다시 설득할 것인가요? 이렇게 말하고는 설문지 전화번호 란에 자신이 제일 미워하는 다른 선배님 전화번호 적습니다. 저보고 고자질하면 죽는다며 주먹 드시고요.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말이 거친 모 회사의 선배님 : 야! 이X아! 조금 전에 니보다 훨씬 잘생긴 얼라가 묻던데, 이런 짓 할려면 평소 성형을 생활화해라. 알겠나. 내가 태어나서 본 사람 중에 오늘 니가 제일 못생겼다. 돈 벌어서 성형해라. 알았제. 다음에 만났을 때 이 얼굴 그대로면 바로 머리 박는다 알았제.
3. 글쓴이의 반응
싱어 : 도를 믿으십니까?
글쓴이 : (싱어가 남자일 경우)너그집 어디고? 집없나? 그래서 밖에 나와서 오갈데가 없나? 노숙자협회 주소 가르쳐주까? 부산역에 노숙자들 소개해 주까?
글쓴이 : (싱어가 여자일 경우) 아가씨! 얼굴 예쁘네요. 야간업소 다니죠? 어느 가계입니까? 도 이야기 하지말고 우리 육체에 관해서 진지하게 가계에서 토론 좀 합시다. 여자는 왜 가슴이 뒤로 나오죠? 아참 앞이지! 아가씨 가슴도 앞에 있나요? (참고로 글쓴이는 술을 한잔만 마셔도 머리가 아픈 사람이라 술집에 거의 가지를 않습니다.)
싱어 : 설문지 한장 작성해 주실래요? (2년전인가 새벽 한시에 귀가하면서 여자 두명이 이렇게 다가왔음 일요일 새벽이었던 것으로 기억됨)
글쓴이 : 야! 설문지 써달라고 이 늦은 시간에 부탁할려면 최소한 신분증은 내야 할 것 아냐! (주민등록증 보여주던 그 두 아가씨에게 이름 부르면서) 미숙이! 정선이! 오늘 저녁에 뭐 먹었어?
싱어 : 밥 먹었는데요?
글쓴이 : 얼마짜리?
싱어 : 3000원짜리요.
글쓴이 : 훔친 돈으로 먹은 것 아니제?
싱어 : 전 절대 남의 돈은 안 훔칩니다.
글쓴이 : 미숙이하고 정선이! 어두워서 글이 안보이는데 어떻게 설문지 답을 쓰냐?
싱어 : 주소하고 전화번호만 써주셔도 됩니다.
글쓴이 : 그래. 전화번호 쓰면 둘 중에 누가 전화걸꺼야?
싱어 : (미숙이라고 기억되는 여자가) 제가 전화드릴께요.
글쓴이 : 언제?
싱어 : 시간 나실때.
글쓴이 : 놀자고?
싱어 : 아뇨. 도에 대해 좋은 정보를 드릴려고요.
글쓴이 : 좋다. 믿어보지. 단 올 때 목욕재배하고 정화수 한잔 떠와라 알겠제?
싱어 : 목욕을 왜 합니까?
글쓴이 : 난 새벽에 말거는 여자는 거의 술집여자나 창녀로 간주하기 때문에 목욕을 해야 손님하고 잠자리를 하지!
싱어 : 전 그런 여자 아닙니다.
글쓴이 : 아무튼 난 전화번호 가르쳐 줬으니, 니도 전화번호 불러라. 핸드폰 아까보니까 있던데...
싱어 : 제가 전화 드릴께요.
글쓴이 : 그럼 이 설문지 내가 보관한다. 다음에 여기에 또 서있다가 나하고 만나면 오늘 이야기 이어서 계속하자. 백수라서 안그래도 심심했는데....놀아줘서 고맙다.
싱어 : (깍듯이 인사하며) 이만 가볼께요.
글쓴이 : (뒷통수에 대고) 너희 두목한테 가서 세탁소 드라이 비용 좀 달라고 해라. 영업 뛰는데 한달간 빨지도 않은 옷입고 다녀서 쪽팔려 죽겠다고 해라. 알았제.
싱어 : (어의없다는 듯 뒤도 안돌아보고) 네~
요즘도 가끔 그 자리를 지날 때면 추운 겨울 새벽 설문지를 보여주었던 그 여자 두명이 자꾸 떠오릅니다. 그 두명의 여자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도 전파상을 만난 적은 100번은 넘은 것 같은데 그 때마다 나와 내주위의 사람들 중에는 말로서 행동으로서 상대를 어의없게 만들어 결국 도 전파상들이 줄행랑을 치게 만들었습니다.
100전 100승이었지만 왠지 씁쓸한 것은 사람을 믿지 못하고
어느새 나도 세상의 어두운 그림자를 몸속에 많이 받아들였구나 하는 생각에 하루 빨리
마음열고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부산에서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