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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기>>非常시기飛上#02 -桂林편

황재호 |2003.11.14 23:40
조회 4,666 |추천 0

두번째날이 되었다. 어제도 일찍 잤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는 꽤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9시에 눈을 떴는데, 그 동시에 해야할 일과 하고싶은 일이 수십가지가 떠올랐다.
 일단 오늘 두군데를 둘러봐야 되는데 그거에 관한 정보도 좀 얻어야되고, 그러려면 준비해야되고, 그러려면 지금 일어나야되고....아니,아니 이거말고도 은행에서 현금을 여행자수표로도 바꿔야하고, 호텔도 혹시나해서 지불안했던 뒤의 이틀치도 더 내야되고, 궤이린의 하이라이트 리쟝유람표도 예매해야 된다.
근데도 별로 부담안되고, 힘이 솟는건 역시 여행이 주는 신선한 에너지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벌떡 일어나서 옷을 입고 환전부터 하려고 가까운 중국은행을 찾아들어갔는데. 씨발 여행자수표로 교환이 안된단다. 시내에 큰게 있으니 그쪽으로 가라는 무성의한 대답뿐. 그렇다고 해서 그 큰 돈뭉치를 캥거루처럼 배에 담고 다닐 수는 없어서 할 수 없이 환전을 포기하고 약간의 돈만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아아....나와서 딱 거리를 마주하니까 엄청 밝은 에너지가 온몸에 가득차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지치지않을것같은, 모든것이 새로워보이는 멋진 에너지다. 길거리에서 수박을 자르고 있는 꾀죄죄한 아저씨조차도 멋있어 보인다. 난 돈도 있고, 말도 되고, 깡도 있다. 두려울껀 없다. 신나게 느끼고 즐기다가면 되는것이다!!!!!!                                                        (오토바이달리는대낮의 궤이린↓)
 난 내리쬐는 햇살이 가득한 밝은 거리를 성큼성큼 걸어가 첫번쨰 목표인 샹비산(象鼻山)'을 향했다. 어제 그네들이 알려준 대충의 방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쪽으로 무작정 걸어가보기로 했다.

날씨도 그렇게 덥지않고 쾌청하고 거리의 사람도 많지도 적지도 않은 완벽히 '자~여행잘다녀오십쇼'같은 날씨였다. 모든게 잘 맞아들어갈꺼같은 멋진 첫걸음이였다.
 역시 관광도시답게 거리에는 깔끔하고 한번 들어가보고싶게 만드는 음식점이 즐비해있었다. 시간을 아낄겸 나중에 꼭 오리라 다짐하고 발걸음을 샹비산쪽으로 재촉했다.
 얼마 가지않아 샹비산으로 예상되는 작은 산이 나타났다. 그걸 금방 예상할 수 있었던건, 그 입구에 있던 조잡한 꽃으로 장식한 코끼리 모형때문이였다. 존나게 촌스러운, 2학년3반 어린이들의 합동작품같은코끼리였는데 중국관광지에서는 이런걸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샹비산입구는 그냥 입구가 아니라 공원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입장료 15元을 내고 들어가자, 약간은 실망스런 전경이 펼쳐졌다. 앞에는 울퉁불퉁한 돌산이 하나 덩그러니 있고,  그앞의 공원에는 예의 그 구린 꽃으로 장식한 동물들이 오버액션으로 여기저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로이거!→)
 분명 샹비산일텐데 책에서 보던것과는 너무도 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부분은 코끼리의 엉덩이부분에 해당하는 곳이였다. 산에 오를까해서 근처로 다가가자, 한 남자가 들러붙더니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한다.

5元....비싸진 않았지만 필요가 없어서 거절했는데, 그리고보니 측은한 생각도 든다. 공원엔 날 제외한 외국인이 단 한명도 없었는데, 아니 외국인뿐아니라 인간자체가 거의 없었는데, 저 사람은 그나마
날 보고 '옳다커니'하고 달려든거 아닌가. 근데 거절당하고 다음에 기약없는 손님이 올때까지 또 저 벤치에 죽치고 앉아서 기다려야하다니.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필요도 없는 가이드를 동행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말이다.
 옆의 작은 절로 들어가보았는데, 그곳에서는 한 할머니가 고기를 다지고 있었다...어,어이..할멈...여긴 절이라구...아무리 그래도 절에서 보란듯이 그렇게 고기를..-_-
 부처님의 드롭킥을 받을것같은 그 절을 지나 리쟝의 한부분이 눈앞에 펼쳐졌다. 유유히 흐르는 강뒤로 보이는 기암봉들....상상했던 '궤이린틱'한 모습에 절로 신이 났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산으로 천천히 올라갔는데, 산에는 의외로 별게 없었다. 물론 기분이 상쾌하긴 했지만, 그건'산'을 올라서 그런거지, 굳이 그 산이 아니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긴..뭐..얼굴이 아무리 이뻐도 배를 가르면 똑같은 내장이 튀어나올테니까.
 어쨌든 모처럼 맑은 산공기를 들이마시며, 샹비산을 이곳저곳 누비고 다녔다. 궤이린은 일부러 고층건물을 못짓게해서 경관을 보호했기 때문에, 이정도로 약간만 높은곳에 올라와도 경관을 한눈에 볼 수가 있었다.

 사진을 찍고 내려가려는데 '부시엔타(普賢塔)'라는 팻말이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내가 온 방향이였는데..그쪽엔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제길..그래도 혹시나하고 다시 올라갔다.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좆만한 전망대하나뿐이였다. 이걸..고대사람은 탑이라고 부른겐가...하는 혼돈에 빠졌으나 그렇게 멋대로 이름 갖다붙이는 법은 중국에서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건 아닌 듯 싶었다.

 주변사람에게 물어보는데, 워낙 없기도 하거니와 어느 지방 사람인지 말이 안통해서 포기...썅. 그냥 내려갈까하다가 혹시나 해서 팻말반댓길로 내려가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떡하니 탑이 하나 서있었다.

'부시엔타'
재수없게도 마침 공사중이여서 겉에 보철낀것같은 모습을 봐야했지만 그래도 봤다는데 의의를 두고 내려가서 코끼리 대가리 쪽으로 걸어가보기로 했다.
 코끼리대가리쪽은 사진에서 종종 보던 모습인데,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 산을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한다. 과연..닮았다..풍화작용인지 뭔지 어쨌든 푹 파진 모습이 절묘하게 코끼리같았다. 근데 그건 멀리서 봤을때고 가까이서 보면 코끼리인지, 하마콧구멍인지 알길이 없었다. 그냥 큰 구멍일 뿐이였다. 어쨌든 명물이 되기는 충분한 멋진 광경임엔 틀림없었다.(존나코끼리!↓)
 그쪽에서 바라다본 리쟝은 정말 유유하고 평화로워보였다.

 나도 도포자락 휘날리면서 시라도 한수 읊어보고 싶었다.

 

'리쟝은 유유히 흐르고 내맘 봄날 꽃향기....'

아 씨발..관두자..-_-
그머리쪽의 동굴에는 불상이 조각되어있었는데 그것도 멋지고

운치있었다. 샹비샨을 따라난 다리를 따라가니 '산싱따오(三星島)'라고 써있는게 보였다. 별거없어보여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왠만하면 다간다주의'에 입각해서 가기로 했다. 
 '왠만하면다간다주의'는 프랑스의유명한 철학자 마쉐느퐁네프.......

......뻥이고 내가 여행다니면서 갈까말까고민할때 쓰는것으로 좋은것만 슥슥슥 보고오고 싶진않아 후미진데까지..여행에 나쁜영향이 미치지않는 한도내에선 다 보고온다는 주의다. 그자리에 평생가도 다시 못올 수도 있는것아닌가. 팔다리 조금더빨리 움직여서 할 수 있는건 후딱 다 해봐야된다고 생각한다. 또 막상가면 느끼는게 있다.
 어쨌든 그 '주의'에 입각해서 들어갔는데, 역시 그냥 별거없는 녹지와 아까 그 촌스런 꽃장식품이 있는 산책로였지만 그래도 한바퀴 둘러보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오히려 급하지않게 여유롭게 걷는게 생각할 시간도 많고 해서, 많은걸 느끼게 한다. 관광깃발따라가다보면 막 많이 본것같은게 남는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거기에 원래는 작은 공연을 하는듯한 작은 무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기 직전처럼 허름해져 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약간의 애수가 느껴졌다. 한때는 이앞에서 애새끼를 동반한 아줌마 아저씨가 꺅꺅거리며 신나게 놀았으리라.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누군가의 내리막이 느껴지는 곳에 있는건 씁씁한 일이다.                                                              (멋진궤이린의대낮정경..캬우↓)
 어쨌든 샹비산은 다 둘러본것같아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어딘고하니

'치씽꽁위엔(七星公園)'

4개의 큰 봉이 있고 동물원까지 폭 들어가있는 궤이린 최대의 공원이다. 궤이린은 넓지 않아서 방향만 확실히 알면 다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전거가 있다면 정말 신나게 돌아다닐텐데..렌트도 되지만..근데 자전거타면 편하고 신나긴하겠지만 자세히 못보는 단점도 있을 듯 싶다.일장일단!
 그건 그렇고 배가 찢어지게 고파왔는데, 여행서적엔 공원안에 '미훤(米粉)'을

잘하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거기 도착할때까지는 참기로 했다.

문표는 20元이였는데 듣던거보다 싸서 물어봤더니 원래는 七星岩입장료포함된거였지만 지금은 살 필요가 없다고 한다. 뭔 소린지 몰라서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다.
 입구에는 멍청하게 생긴 기집애들 4명이 시시덕거리면서 표를 끊고 있었는데, 오랜만의 젊은 외국인손님이라 그런지 지네끼리 개쑥덕거리면서 킥킥 웃어댔다. 썅년들이....그년들을 뒤로 하고 치싱꽁위엔에 발을 들여놓자 한눈에도 커보이는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들어가는 곳의 다리는 화챠오(花橋)라고 해서 붉게 여기저기 꽃모양으로 장식이 되어있는것이였는데, 옛영화에서 왕이 여자 가슴을 주물럭거리면서 칠면조다리를 뜯으면서 배를 타고 지나갈때 나오는 다리같이 생겼었다.
 친절하게(어쩌면 당연하게) 문에서 지도를 준 관게로 길을 찾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일단은 배가 고팠기 때문에 아까 말한 가게, 위에량루(月亮樓)'를 찾아가기로 했다. 열었을까하는 불안감을 안고 그앞에
가니 다행히 문이 열려있었다. 럭키~!!손님도 있었다.
 다행이라 생각하며 들어가 자리에 앉으려고 하니 종업원이 없었다. 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손님'중의 한명이 여긴 안되니까 옆의 가게로 가라고 했다. 뭐냐 싶어서 옆가게를 보니 놀랍게도 같은 가게였다. 두가게처럼 보이는데 같은 간판을 쓰고 있었다. 그 가게의 2층으로 올라가라해서 올라갔는데 씨발 여긴 자물쇠로 잠겨있었다. 어이없고 배고파서 썅..소리를 내뱉으면서 내려와 보니 옆에 또 하나 가게가 있었다. 뭐,뭐,뭐야....분신술도 아니고...위에량루 라는 이름으로 세가게가 나란히 이어져있었다. 사스때매 장사가 좆되니까 그중하나만 열어놓은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첫가게를 가서 '야..씨바..존나 맛없다..옆가게가자..'해서 가도 같은 가게, 거기서도 '썅...'하면서 옆가게를 가도 결국은 어떤 막후의 주인장이 다 받아쳐먹는 나이스 시스템이랄까.
 마지막 가게는 돌기둥같은걸 깎아서 만든것처럼 보이는 허름하다기보다....음식점으로 안보이는-_- 곳이였는데 그래도 조리기구랑 다 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음식은 놀랍도록 쌌다. 겨우 1.5元/2元이였다.즉 국수한접시에 200-300원하는것이다. 물보다 싸고 콜라보다 싸고 청량리사창가의 20-30분의 1싸다.
이 원자재가격 및 인건비가 한국인으로선 이해하기 힘든 중국의 미스테리다.
 이 미훤은 남방쪽의 특미로 국수와 재료를 넣고 국물을 부으면 뚝딱 완성되는 전쟁때부터 유래된 음식이라고 한다. 간단하기도 하면서 맛도 꽤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15元짜리가 있었는데, 그러건 이미 다 접고 아까 말했듯 1.5元/2元짜리만 팔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따끔따끔해서 발을 봤는데, 헉....샌들을 새걸 신고 와서 약간 까졌겠거니 했는데 이건 심했다. 샌들과 맞닿는 부분의 살점이 완전히 벗겨나가있었다. 군대행군할때도 이정도는 아니였다. 차라리 안보고 안멈췄으면 모르겠지만, 이미 보고만 이상 걸어가기가 좀 그랬다.

 반찬고도 없고...씨발...할 수없이 얼마전에 다른데가 까져서 붙였던 반찬고를 떼어 붙이.......려고 했는데 반으로 뚝 끊어져버리는게 아닌가! 우오...제길....가게에서 얻을까하다가 보아하니 절대 없을것같기도 했거니와, 반찬고를 중국어로 뭐라하는지 까먹어버리기도 해서 그냥 반토막짜리로 어떻게 해보기로 했다.
 아아아..젠장..그반토막짜리는 상암월드컵경기장만큼 까진(조금 과장..) 상처를 덮는데는 역부족이였다. 게다가 접착력이 약해져 헐렁헐렁 거렸다.
 하는 수 없이 휴지를 대고 신발을 신었다. 괜찮을까? 하고...해본 짓이였는데...결과는 참담했다. 한걸음걸을때마다 휴지는 밀려났고 마치 발을 삔듯한 고통이 엄습해왔다. 불펜에 누구라도 있으면 교체를 요청하고 싶은 통증이였다.
 그래도...이렇게 돌아갈 순 없어서 꾹 참고 걸어보는데 앞에 무언가 스윽 지나가더니 나무위로 올라갔다. 뭐냐...저건...헉 원숭이잖아!!?                                                            (원조원숭이와 진화형↓)

여긴 원숭이를 방목(이라고 하나?)해서 키우고 있었다. 앞쪽을 보니 한그룹의 원숭이가 떼지어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내가 가까이가도 전혀 피하는 기색없이 지할꺼 다하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저쪽편에선 한 아저씨가 과자를 던져주면서 놀고있었는데...

어이 어이..-_-

아무리원숭이가 영장류지만 당신 껍질정돈 까서 줘야되는거아냐-_-

혹시나 원숭이가 과자껍질을 까먹는 진화학적으로 획기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까했는데 지네 소굴로 들고 가버려서 안타깝게..패스!
 난 초코렛을 하나사서 반은 먹고 반은 쪼개서 던져줬는데, 어이없게도 이 개새...아니 원숭이새끼가 공격을 해오는게 아닌가!!!

실컷 초코렛을 받아먹다가 갑자기 달려들어 내 뒷다리를 후려쳤다. 발톱이 닿진 않아서 아프진 않았으나 예기치못한 화성침공에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내가 진화형인걸 알고도 이러는거냐!!...아님..알아서 그러는거냐!!!어쨌든 원숭이의 기습펀치는 미처 진화하지못한 분노가 서려있는 듯 했다.                                                  (이새끼였다..썅놈..↓)
 원숭이를 지나 뒷쪽으로 가니 동물원이 보였다. 동물원이겠어 설마..그냥 어린이동물농장이려니..하고 갔는데 의외로 있을꺼 다 있는 동물원이였다.

들어가자마자 원숭이산이 있고, 뒷쪽에는 맹수코너가 있었다. 근데 여기 동물원의 동물들은 정말 감옥같은, 풀하나 없는 철장에 갇혀 있어서 신기하기보단 불쌍했다.

동물들은 죽을정도로 심심해보였고, 야생적인 느낌은 유승준의 라이브횟수만큼이나 적었고 성유리의 라이브무대처럼 미동도 없었다. 그렇게 평생을 저 작은 우리속에서 보내느니 죽어버리는게

 나을것같았다. 저렇게 몇천시간을 누워있다가 죽는건 얼룩말에게 물려죽는것보다 비참한 죽음일 것이다. 초원을 호령하던 그들에겐 말이다. 난 '쥬만지'에 나오는것처럼 모든 동물을 다 풀어주는 상상을 했다.

가서 인간에게 보복해라!! 물어뜯어 죽여버려!!씨발!.....아아...나빼고..아아...씨발..내팔....ㅜㅜ
 안쪽에는 팬더관이 있었다. 앞에서보니 팬더의 그림자조차....흠.그림자는 보였다. 뒤쪽에서 자빠져 자고있었다. 이쪽에서 보기엔 김희선과 연기자의 거리만큼이나 멀어보였다. 투덜거리며 둘러보니 '팬더응접실'이라는 알 수 없는 간판이 있었다. 알고보니 그건 팬더가 있는 뒷길로 통하는 문이였고, 팬더는 그 유리너머에서 디비누워있었다.                                                                  (메이메이 32세 무직↓)
 호오~이렇게 가까이서 팬더를 본적은 없었다. 그녀(암컷이였음)의 얼굴, 보드라운 털, 짙은 속눈썹,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너무 아름다....ㅂ기 이전에 썅 목욕좀시켜라!! -_-

방금 진흙밭에서 각개전투라도 벌이고 온듯이 엉덩이와 등부분이 더러웠다. 딱, 누워서 뒹구는 부분이였다.
 옆엔 '마음의 소리함'이라고 해서 거창한 글이 3개국어로 번역되있고 통이 있었는데, 결국은 멸종위기니까 돈내놓으라는 거였다. 그 돈이 과연 팬더의 멸종을 막는데 쓰일까?...좀 의문이다. 대나무사서 숲만들고 발정제먹인 팬더라도 풀어놓으려는건가?...

어쨌든 뭐라도 하겠지 싶어 5元짜리 지폐를 넣어주었다.            
거기에 돈을 넣으면 팬더와 찰칵! 이라고 써있어서 관리인을 찾았는데 아까 얼쩡거리던 놈이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난 할 수 없이 32세의 할망구팬더와의 촬영을 포기해야 했다.
 동물원을 나서서 북쪽으로 가자 그 유명한 낙타봉이 보였다. 곧바로 갈까 하다가 다시 '왠만하면다간다주의'로 아픈 발을 이끌고 반대쪽의 석림(石林)부터 들러보기로 했다. 발을 질질거리며 걸어갔으나 그만한 소득은 없었지만 내가 최초로 명명했다고 자부하는 '임포텐츠석'을 발견한건 수확이라면 수확이였다.                                                                                                 (대발견! 임포텐츠석!!↓)
 다시 왔던길로 되돌아가 나가서 낙타봉으로 향했다.

 낙타봉은 사진에서 보던것보다 더욱 웅장하고 멋있었다.

 정말 구석구석 낙타같이 생긴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멋지게 몇컷을 쌔리고 나니 카메라가 신음소리를 냈다.'Low Battery'....씹...아직 많이 남았어! 뭐하는거야? 응!? 힘내! 익서스 V2!!!!아....할 수없이 앞으론 진짜 명관빼고는 찍지 않기로 했다..아쉽게도.
 그래서 기암박물관에서도 최소한으로 아끼고 종유동굴에서 남은걸 다 쏟아내리라고 생각했다. 종유동의 입구는 큰 돌산에 있었는데 지도를 확인하다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 이것은...아까 닫았다고                                                               (존나낙타같은낙타봉↓)
정문에서 말했던 치싱옌(七星岩)이 바로 여기였던것이다..

크앜..멍청하게 이름조차 모르고 있던 내가 병신같이 느껴졌다. 여기도 유명한덴데....발이 아파도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말에 멍청하면 수족이 고생한다지 않은가. 그래도 온게 아쉬워 그냥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산꼭대기에는 전망좋은 전망대가 있었는데 거기서는 궤이린의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가 있었다.

난 내 모습과 궤이린의 전경을 담은 사진이 한장갖고싶어 죽어가는 익서스V2를 꺼내 살포시 보듬으며 셀프카메라를 찍었다...근데 빛이 계속 들어와 몇번반복을 했더니 아앜...정말로 배터리가 끝나버리는게 아닌가..!!

간미연도 하지않을만큼 멍청한 짓을....조금 기다리면 몇장분이라도 회복하지않을까해서 전망대에 앉아서 멀리 바라보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든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항상 도시속에 막혀있어서 이런곳에 올라와본 적이 언제던가...이렇게 내려다보니 참 작은 인간들이다. 그중에 하나로 난 부대끼면서 살아왔고 살아가겠지...다시 돌아가야될걸 알지만
그래도 여기서 작은 해방감을 느꼈다. 그리고 남들과 순위매김해서만 알 수 있던 허무했던 존재감이 아닌 '내가 여기 살아서 서있다는' 존재감이 느껴졌다. 여행에서 이 느낌만이라도 얻어오면 수확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난 살아있다'는거 말이다.
 죽기전에 정신이 잠깐 드는 늙은이같이 카메라를 후딱 켜서 궤이린전경을 찍고 산을 내려갔다. 산밑에는 전망좋은 절이 하나 있었다. 산을 등지고 있는, 200살묵은 주지스님이 살고 있을것같은 절이였는데난 개인적으로 이런 멋을 좋아한다. 뭐 깊게 알고 그런건 아니고 서양사람이 동양에 와서 "훠킹 원더풀~!"하는 수준이랑 비슷하긴 하지만. 진짜진짜 혼신의 힘을 다한 익서스V2는 그 광경을 온몸에 박아넣고 운명을 달리 하고 말았다.                                                             (혼신의 힘을 다한 최후의역작↓)
 이제 나가려고 입구쪽으로 가는 길에 자그마한 놀이동산이 보였다. 꽤 오랫동안 쓰지않은듯 곳곳이 부식된 안쓰런 모습이였다.

마치 '사일런트 힐'의 마지막 스테이지 같았다. 비행기형 놀이기구는 2차대전에라도 갔다온듯 발로 차면 부숴질듯한 모습으로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도 사스때문인가...하튼 그 망할놈의 바이러스가 중국에 미친 영향은 정말 적지 않다. 그 큰 땅덩어리 구석구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것이 확실히 보였다. 미국의 음모인지, 음핵인지 몰라도 어쨌든 정말 재수없는 바이러스를 만난건 틀림없었다...

안타깝군, 차이나. 쯧쯔.
 밖에 나가 택시를 잡고 앉자마자 발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씨발 이런 발로 하루종일 돌아다녔다는게 용하다. 택시기사는 여자였는데, 친절한 사람이였다. 나보고 어디봤냐고 해서 오늘이 첫날이라고 하니, 리쟝을 봐야겠지않냐고 한다. 당연하다. 그랬더니 자기네 회사에서 예매하란다.

 난 미심쩍은 눈으로 얼마냐고 물어보니 '200元'이라고 한다. 200元?! 600-1000元이 든다고 들었기 때문에 슬쩍 물어본 그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질 수 밖에 없었다. 설마..해서 여러번 물어보니 그게 사실은 외국인과 중국인의 가격이 다른데, 동양사람이고 중국어도 적당히 되니까 중국인으로 등록해주는거라고 한다. 흠..이해가 갈듯도 하고 안갈듯도 하고....일단 따라가보았다.
 조그만 사무실을 가진 여행사였는데, 거기 사장은 연기인지 진짜인지 "200元?! 말도안돼!!"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기사아줌마는 "아이 그냥 해줘요..뭘"하면서 설득을 했다. 조작된 연기...일 확률이 높았으나 어쩄든난 200元에 가면 그만이다.

 몇번 확인을 하고 계약을 했다. 도착지인 양수오에서의 관광에 참여하면 100元이 더 드는데 그건 일단 보류해놓기로 했다.
 뭐 일단 계약을 하고 나니 마음은 좀 편했다. '아...썅..그거때매 또 존나 돌아다녀야되나..'하고 맘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줌마와 약속을 확인하고 방에 들어와 샤워를 하니 기분이 참 상ㅋ....

......아아아아!! 썅!!!
아까 까졌던 곳에 물이 닿으니 죽을 맛이였다!!!!

누가 상처에 고밀도죽염을 쏟아붇는 정도로 아팠다. 그래도 남자라고...그래도 땀났다고....훈련이라도 받는양 이를 악물면서 샤워를 끝마쳤다.
 휴우...침대에 누우니 또 나가기가 싫어졌으나, 뭐 방에서 할게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빈둥빈둥보낼 순 없기 때문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가 등가죽에 붙었기 때문에 나왔다. 어제보다도 거리에 사람이 불어난 것 같았다.                                                                             (세련된밤거리.yo↓)
 어제 못가본 곳 위주로 거리를 구석구석돌았는데, 역시나 깔끔하고 세련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어느 도시의 번화가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없을 것이다.

한번 쓱 돌고 대충 눈에 보이는 '미훤따왕(米粉大王)'이란 곳에 들어갔다. '대왕'치고는 가격도 저렴하고 서민적인 가게였다.
 난 간판에서 자주 보던 '마로우(馬肉)미훤'을 주문했는데 참으로 특이한게 나왔다.

일단 맛을 떠나 면이 조그만 7개의 그릇에 나뉘어서 나왔고, 가운데 큰 스프가 나왔다.

그걸 면에 조금씩 부어먹는건데, 멋은 있었지만 굳이....이런 불편한...짓을...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종업원에게 "왜 이렇게 먹는거죠?"라고 물어봤는데 교육을 받은듯 다다다다다다다 속사포같이 설명을 했는데 내가 중간에 끼어들 틈조차 없었다. 잘못알아듣겠으니까 요점만 정리해서 말해달라고 하자 아까와 같은 속도로 내용만 짧게 말했다..썅-_-               (먹느라사진찍는걸까먹어서..쿨럭..↓)

난 자세한 이유를 알아내길 포기했는데, 대충 전쟁때 요리를 할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면을 따로 담고 스프를 부어서 빨리 먹게 하는거라는 얘기였던것같다.
그래서 그걸 재현해 놓은 듯 했다.
 한편, 올라가있는건 말고기였는데 난 난생 말고기는 이때처음 먹어보았다. 운동을 많이해서 그런지 근육처럼 질겼고, 냄새도 그다지 좋진 않아서 이건 먹고 개는 못먹는 프랑스인이 좀 의아했다.
 뭐 이러쿵저러쿵 말했으나 맛은 상당히 좋았고, 난 그 7개의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어제의 산책로를 빙빙 돌다가 강가에 난 바에서 4元(600원)주고 저렴하게 맥주를 한잔하고 들어왔다.

내일은 리쟝유람을 간다...
궤이린 여행의 정녕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헤헤..왠지 들뜬다. 소풍가기전, 휴가가기전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은 존나게 잘왔다....(제 2 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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