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 방안을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전남 화순군 이서면 안심리에 사는 촌부, 양선자입니다.
업무에 바쁘실 줄 번연히 알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호소합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저희 마을에 느닷없는 레미콘 차가 들어와 공사하기에
무슨 연유인지 알아본 즉, 현 잠사를 우사로 개조하여 소를 입식시키려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잠사는 현재 어르신들께서 살고계시는 댁들과 저희집 가운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거나, 아예 그마저도 없이 빤히 보이고 맞닿아있는 곳입니다.
더우기, 이곳은 도립공원 무등산자락 바로 아래 마을 입니다.
상수원구역으로 분류 관리되는 동복댐 상류지역으로 개울에 아직도 가재가 살며
반딧불이도 나오는 청정지역입니다.
평화롭고 평온한 곳이지요.
그런 곳에 소를 입식시켜 키운다면 위생상, 미관상 좋지않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이치옵고
저희 생업 또한 포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이곳은 저희 가족의 고향이 아닙니다.
IMF 한파를 맞아 천신만고 끝에 이 마을에 정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지라도 타인에게 피해주는 일은 삼가하며
곧고 바르게 살기 위해 스스로 입지를 좁혀가며 열심히 살아 왔습니다.
전직 공무원이기도, 전직 FA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한 남편의 올곧은 성품 때문에
가난하지만 온몸으로 부딪쳐 피땀 흘리며 살아 온 셈이지요.
그 보답이었던지,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저희 민박, '산적소굴'은 여타 매스컴을 타게 되고,
인간극장, '산적의 딸' 편에 소개되기에 이르렀지요.
우리 가족 이야기는 전국의 많은 분들에게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지,
해외는 물론 제주도에서까지 찾아오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곳 '화순'이 어디에 붙어있는 곳인지도 몰랐다고 하시는 분들도 꽤 계셨었지요.
그럴수록 저희는 성심껏 그분들을 대했고 그 결과, 도에서 주는 '남도 친절왕' 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저희 가족은 알게 모르게 제2의 고향인 이곳을
살기좋고 풍요로운 곳으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시골' 이라는 곳에 사는 인구수,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인구수가 적다보니 그만큼 관심의 사각지대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시골의 환경을 죽이거나 시골사람을 도외시하고선
대한민국의 미래도 낙관하지 못합니다.
인체의 발과 손을 절단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온전한 인체, 건강한 인체라고 하겠습니까?
그와 마찬가집니다.
시골은 인체의 모세혈관이요 수족 이상의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외면하고 무시해서는 안되는 곳이지요.
갈수록 증대되는 환경문제입니다.
앞서 언급한 분과 같은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되겠습니까?
방치하여 저희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들을 양산시킬까요?
한사람의 피해자는 한사람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기존민의 텃세에 설상가상 환경마저 파괴된다면 그 누가 미쳤다고 귀촌을 생각하며
귀향을 결심하겠습니까?
정부에서 아무리 강력하게 귀촌 드라이브 정책을 편다 해도
이런 여타 문제를 바로잡아 주지 못한다면 공염불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 공염불은 수도권 밀집을 극대화 시키며 지역 공동화를 야기시킴은 물론
지역간, 계층간 분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찌 되겠습니까?
호미로 막을 일, 국력을 소진시켜가며 막아서야 되겠습니까?
저희 가족, 민박을 시작한 지 4년, 이 마을에 온지 8년, 화순에 내려온 지 10년이나 됩니다.
우리 내외 두 몸뚱이 누일 곳이 없어 하늘이 내다보이는 허름한 콘크리트 축사에서
추운 겨울을 나 보기도 했습니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로 향하는 예수의 심정으로
가난하지만 타인과 함께 하는 길을 걷고자 온몸을 던져 일했습니다.
그 결과로 지금에 이르고 있지요.
그 길다면 긴, 참고 견딤의 세월로 일구어가는 생업을 그 한분의 상식없는 행동으로
접어서야 되겠습니까?
바라옵건대, 솔로몬의 지혜로움을 베푸시어 해결방법을 가르쳐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습니다.
저희 가족, 저희들만 잘살자고 이런 게 아닙니다.
나쁘다는걸 알면서도 대놓고 아무 말씀 못하시는 어르신들의 깊은 속내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오니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길을 가르쳐 주시옵기 바랍니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 쾌적한 한경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도와 주십시오.
아울러 이 못난 촌부, 그저 열심히 일하여 밥벌이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심려 끼쳐드려 너무 죄송합니다만, 부디 솔로몬의 지혜로 해결 방안을 가르쳐 주십시오.
오죽하면 이 촌부 이런 호소를 하겠습니까?.
부디 살펴주시기 간절히 바라옵니다.
2008.05.22.
위의 원문은 산적소굴에서 발췌해왔습니다.
산적소굴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런 글이 있네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주민들의 환경권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다는것이..
더군다나 국민들이 모두 소에 민감해 있는 이시점에, 지금 나라분위기를 타고 그런는건 아닌지.. 미국소파문에 비하면 작은 일일수 있으나, 일가족과 그 마을 주민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에 이시간에 글을 올립니다.
산적아낙네의 글을 읽고 제가 할수 있는일이 뭘까 궁리끝에 이렇게 글을 올려서 여러분의 댓글과 관심을 통해 모두가 작은 관심하나하나가 모여서 큰힘을 내주고 용기를 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네티즌에게 기대어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가 멀리 퍼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너무 순박한 사람들이라, 강력하게 대응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수 있는 행복추구권과, 환경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2살인 제가 할수 있는 게 많은 제약이 있네요~ 정말 청청하고 맑은 화순골의 근심을 덜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