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왔다. 저기 보인다.”
“ 그러게 아우 너무 피곤했어.”
“ 응 ”
“ 아우 언제 대전까지 가지?”
“ 그러게.”
한동안의 적막을 깨고 타다시가 입을 연다.
“ 할수 없구나. 준. 네가 가거라.”
“ 하지만”
“ 다른말은 하지 말거라. 네가 하던 일은 시게루가 마무리 질것이다.
한국에 가서 그것을 찾아오너라.”
“ 예.”
준이 고개를 숙이곤 방문을 나선다.
그리고 곧 그의 방으로 돌아가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한다.
시게루가 준 그녀의 사진.
작은 얼굴에 무언가를 보고 놀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아이의 사진.
-똑똑-
“ 준.”
사치코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 정말 한국에 갈건가요?”
“ 전 타다시님의 아들이기 이전에 부하입니다.”
“ 혹 제가 당신을 붙잡는다면……”
“ 사치코. 당신은 제 어머니와도 같습니다. 그러니 다른 생각은 마십쇼.”
사치코를 뒤로 한채 준이 가방을 들고 방문을 나선다.
“ 너무 피곤하다.”
“ 역시 집이 최고야”
은세와 시현은 집문을 열자 마자 바닥에 드러눕고 만다.
열평 남짓의 반지하 전세방에 살았던 은세와 시현이었다.
낮에는 김치공장에서 밤에는 나이트 클럽의 비끼 일을 해서
돈을 모았고, 꿈에 그리던 일본여행을 하고 지금 막 돌아왔다.
“ 이거 어디다 놓을까?”
은세는 곧 무언가 떠올랐는지 가방에서 인형을 꺼내어 방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 야야 어지러워 안그래도 아직 뱃멀미에 차멀미까지 더해져서 골아파 죽겠는데”
“ 알았어”
시현의 말에 은세는 웃으며 침대옆으로 향한다.
“ 창가에 놓을려고?”
“ 응 어때?”
“ 야 밖에서 누가 머리만 보면 무지 무섭겠다.”
“ 무섭긴”
은세는 인형을 한동안 웃으며 바라본다.
타다시의 침실.
회색의 목욕가운을 두른 타다시가 욕실에서 나오자 사치코가 보인다.
“ 꼭 준을 보내야 했어요?”
“ 사치코 네가 무슨일로 여기까지 다 왔느냐. 그렇게 꺼리던 곳이 아니었느냐”
“ 꼭 준을 보내야 했냔말이예요.”
“ 별일 아니다.”
“ 그럴테죠. 준이 이번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를 없애시면 되니까요.”
“ 준은 그정도는 처리 할수 있어.”
“ 아니요. 처리 못하시길 바라시겠죠.”
“ 준은 내 아들이야. 사치코 너에겐 아들 같은 존재이고. 걱정이 되는게냐?”
스킨을 바른 타다시가 사치코가 있는 곳으로 걸어온다.
그리곤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댄다.
사치코의 몸이 미세하게 떨린다.
이제 막 서른이 된 사치코와 쉰을 넘긴 타다시.
“ 걱정하지 않습니다. 말대로 준은 그정도는 분명 처리 할테니까요.”
사치코가 고개를 돌려 그의 행동을 막고는 방문을 나온다.
한국의 하늘엔 붉은 노을이 사라지고 있다.
“ 뭐야 오늘도 일나가는 거야?”
“ 가야지”
“ 안피곤해? 오늘 하루만 더 쉰다고 하면 안돼?”
“ 안돼. 3일이면 충분했어. 나 다녀올게.”
은세가 시현을 향해 미소 짓고는 현관문을 나선다.
계단위를 올라오자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 늦겠다. 빨리 가야지.”
은세가 걸음을 재촉하자 그녀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의 속도도 빨라진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느낀건지 은세는 좀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했고, 그 그림자도 은세의 속도에 맞춰 걷고 있었다.
은세는 고개를 돌렸고, 그럴때 마다 매번 뒤엔 아무것도 없었다.
곧 밝은 곳으로 나왔고, 골목을 빠져 나오자 버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 어 저거 타야 되는데”
은세는 달렸고, 버스 운전기사는 은세를 발견하지 못하고 막 속도를 더해가고
있었다.
“ 아저씨”
한참을 달려서야 버스는 멈추었고, 은세는 늦은 가을 임에도 땀을 흘리며 버스에
올랐다.
“ 아저씨 너무 해요.”
“ 미안해 못봤어.”
“ 아니예요.”
은새는 교통카드를 기계에 대고는 곧 빈자리로 가서 자리 한다.
한국에 오자 마자 시게루가 준 자료를 보고 그녀의 집을 찾았다.
준은 그녀의 집앞에서 기다렸고,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곤 그녀를 쫓던중 버스에 오르는 그녀를 채 따라 오르지 못하고 택시에 오른다.
“ 저 버스 따라 가주세요.”
“ 예예”
택시 운전기사는 룸미러로 준을 힐끔힐끔 보았고, 그걸 눈치챈 준의 눈빛이 룸미러에서
맞닿았다.
“ 한국 분……맞습니까?”
“ 네. ”
“ 역시 그렇죠? 하하 설마 했습니다. 한국 분이신것도 같은데 어딘지 모르게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요. 이근처엔 바다라곤 없는데 말이죠”
“ 배를 타고와서 그럴겁니다.”
“ 아 예”
그녀가 사는곳. 지금 현재 준이 있는 곳 대전이었다.
잠시후 버스가 서고 은세가 내렸다.
준은 그녀를 따라 갔고, 그녀는 번쩍이는 네온사인들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걸어들어갔다.
그는 그녀를 쫓았고, 그녀는 곧 닛뽄 클럽이란 간판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대전 내 유성에 있는 최고급 클럽들만 모여 있는 곳.
그리고 그곳 중심에 있는 닛뽄 클럽.
그녀가 왜 이곳으로 들어가는 거지?
잠시후 그녀는 밖으로 나왔다.
“ 사장님 오늘은 이곳으로 가시죠. 아시잖아요? 제 얼굴. 저 믿고 이곳으로 가세요.네?”
지나가는 취객들과 남자들을 붙잡아 닛뽄 클럽 이란곳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 어머 사장님 여기 물 진짜 좋거든요. 저 한번만 믿으세요”
“ 정말이야?”
“ 그럼요. 사장님 제가 삐끼생활 1년째거든요. 이근처 클럽이란 클럽은 모조리 다 꿰고 있
어요. 여기가 최고라니까요. 들어가세요.”
“ 너 같은 애들이 많다는 거지?”
“ 아 사장님 보는 눈도 낮으셔라. 저 정도야 여기 들어가면 새발의 피죠. 여기 들어가면
진짜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언니들이 딱 대기 하고 있다니까요?”
“ 좋아. 한번 속아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