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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사랑 ▶ 9

독백 |2003.11.25 08:38
조회 249 |추천 0

현준은 그런 은세의 표정을 보고는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가 총을 쏘기라도 한다면……

준과 현준의 눈빛이 공중에서 맞닿아 조금의 흔들림 없이 서로를 응시하고있다.

그때 준은 상의 자켓 안에서 순식간에 총을 꺼내어 현준의 다리에 명중을 시켰다.

때문에 현준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쓰러졌고, 옆쪽에 있던 부하둘은 동시에

총을 꺼내어 총 두발을 쏘았다.

준은 현준에게 총을 쏨과 동시에 다른 두놈에게로 시선이 향했고, 준이 그들을 쏘기도

전에 그들이 먼저 준에게 총을 발사해버렸다.

준은 잡고 있던 은세를 감싸듯 돌아 총알 두발을 맞았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준은 채 피할새도 없이 그 총알을 다 맞고 말았다.

부하녀석들은 현준에게로 달려 갔고, 은세는 자신을 감싸고 총알을 막은 준을 보았다.

총알은 정확히 복부쪽 등에 박혔고, 상의 자켓밖으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부하녀석들 중 한명이 준에게로 와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인형을 빼았았고, 그가 은세에게

총을 겨누자 현준이 그를 막았다.

 

“ 놔둬. 가자.”


“ 그치만 형님”


“ 가자. 윽. 인형이면 돼”

 

현준은 부하들의 도움으로 방에서 나갔고, 그들의 총과 준의 총 역시 소음총이었던 지라

그들이 밑으로 내려 왔을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듯 했다.

 

“ 이봐요…… 눈좀 떠봐요. 피가 피가…… 자꾸만 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예요…… 일어나봐요. 제발…….”

 

은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총을 맞은채 쓰러진 준.

다리에 총을 맞고 인형을 가져간 현준.

준은 은세에게 총을 들이대지 않았다.

그에겐 총이 한자루 뿐이었고, 그가 현준에게 총을 쐈을 때 그녀의 등엔 여전히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는 은세에게 총을 겨눈 것이 아니었고, 손으로 만든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는 진짜 총을 은세에게 겨누지 않았다.

준의 상의 자켓을 들고 안에 입은 티셔츠도 위로 올렸다. 피에 흠뻑 젖어 잘

올라 가지 않았다.

총 두발중 한발은 살짝 스쳐 별로 큰 상처가 아니었지만 다른 한발이

오른쪽 허리에 정확히 박힌듯 싶다.

은세는 욕실로 들어가 수건을 있는 대로 가져왔다.

하얀색 수건이 붉은 피로 물 들어 간다.

다섯장의 수건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은세는 울며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자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안돼.”


“ 네?”


“ 부르지마. 윽…….”

 

은세는 수화기를 놓고 준에게로 다가 왔다.

은세가 응급차를 불렀더라면 아마도 총기사건에 관련되어 일이 커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국에선 총기 소지 뿐 아니라 일반인 사용이 금지 되어 있다.

 

“ 피가…… 피가 너무 많이 나요…….”


“ 상관……하지 말고…… 가…….”

 

준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 우……움직이지 말아요. 피가…… 피가 자꾸만 난단 말이예요.”


“ 괜……찮아……. 가…….”

 

은세는 그를 부축해 소파에 눕혔다.

 

“ 도울게요. 내가…… 내가 뭘 하면 되는지 말해줘요.”


“ 방에……가서 지혈제……를 찾아와.”


“ 지혈제요?”


“ 그래…….”


“ 네.”

 

은세는 방으로 뛰어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서 액체가 담긴 작은 병과 주사기를

가져왔다.

 

“ 주사……에 바늘을…… 꼽아.”


“ 네. 그리구요”


“ 약병에 꼽아……. 헉……헉…… 그리……고…….”


“ 넣으면 되는 거죠?”

 

준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피가 흘렀다.

이대로라면 정말 생명이 위험해진다.

그의 입술이 파래져 갔고, 창백해진 그의 얼굴과 이젠 말 하기 조차 힘들어 보이는 그였다.

준은 팔을 내밀었고, 은세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놓아 본적 없는

주사기를 손에 들고 그의 팔로 가져갔다.

은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잘못 놓는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혈관을 찾아 제대로 놓아야 한다.

은세는 그의 팔에 있는 혈관을 찾아 주사 바늘을 꼽았다.

그리고 큰 숨을 들이쉬고는 천천히 내 뱉으며 주사기의 피스톤에 힘을 주었다.

지혈제는 빠른 속도로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준의 눈동자가 떨렸다.

은세는 주사기 바늘을 뽑아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수건을 몇장과 붕대를 얻어 왔다.

그녀가 올라 왔을땐 이미 피는 멈추어 있었고, 그도 이제는 고른 숨을 내 쉬고 있었다.

은세는 욕실로 들어가 수건을 적셔 왔다.

그리고 힘들어 보이는 그의 이마위에 얹었다.

 


“ 촛불을 가져와.”


“ 촛 불이요?”


“ 그래”

 

은세는 장식으로 되어 있는 촛대와 초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지포라이터를 꺼내었다.

그녀가 불을 붙이자 준은 상의에 들어있는 칼을 꺼내었다.

준의 손바닥 길이 정도 되는 단도.

그가 칼집에서 칼을 꺼내자 금새 무엇이라도 벨 듯한 예리한 칼날이 빛난다.

그는 소파에서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피를 너무 흘려서 인지 현기증이 났다.

그런 준의 모습을 보고 은세는 그에게서 칼을 빼앗아 촛불에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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