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 지방 여대생입니다.
생일이 빨라 3학년이구요.
기분이 좋지 않아서 밝게 쓰지 못 하겠네요...
저번주 금요일에 방학을 했습니다.
저희 학교가 시험이 좀 늦게 끝났어요.
방학 전 부터 일본을 가고 싶어서 계획을 잔뜩 세워놨죠.
못난 딸이라 아직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해서 부모님이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물론, 처음엔 돈을 덜 모아서 안 갈 생각이었는데...
부모님이 제가 안타까워서 그러셨던지 선뜻 보내주신다고 하셨죠.
배낭여행 가려구 호텔팩 상품도 알아 보구요.
처음에는 4박5일 정도로 욕심내서 오래갔다 오고 싶었는데 돈이 장난이 아니라 포기하고
1박3일 동경도깨비여행 혹은 2박3일로 다녀올 예정이었습니다.
졸업하고 스타일리스트 쪽으로 다시 공부하려고 요즘 책도 사보고 있고 프로그램 및 잡지도 챙겨보고 하다가 해외경험은 한 번 쯤 있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준비한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철 없이 그저 해외간다는 생각에 시험기간 내내 들떠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부터 점점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다가 여행사에서 내놓은 가격들을 보고 좌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싸게 가려구 이것 저것 알아봤죠.
찾다찾다 얼마전 정말 좋은 가격에 착한 상품을 찾아냈어요.
그래서 오늘 예약을 하려고 전화문의를 했더니 전화상으로 직원이 말하는 가격과 인터넷에 나온 가격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거에요.
직원은 그게 당사의 잘못이 아니라 그 포털사이트의 잘못이라며 제대로된 것을 보내주겠다 했죠.
전화를 끊고 직원이 보내준 메일을 받고 전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말이 호텔팩이지 그저 숙박을 해결하기 위한 것 이었는데
혼자서 가는지라 싱글룸으로 했더니 55만원에 TAX (유류세 인상 및 세금)14만원
가는데만 69만원에 하루에 아무리 못써도 교통비까지 만엔은 쓴다고 들었는데
제가 2박3일을 알아봤거든요 그럼
55만+14만+(3일*만엔(한화로약9만원))=55만+14만+27만= 96만원
96만원이면..... 거의 100만원
지방사립대에 인문대를 다니고 있어서 등록금이 300만원이 채 안되지만
그래도 등록금의 3분의 1이 되는 금액을 2박 3일에 쏟아 부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몇일 전 밤에 가계부를 쓰시며 제 등록금을 걱정하시던 어머니를 보니 차마 96만원이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가 않더군요.
그냥 여행을 못 가게 되서 철이 없어서 섭섭해서 우는 거라면 저도 어린애나 다름없겠죠.
그것보단.......
어제 헌혈하고 받은 영화할인권이 있어서 친구들이랑 오랫만에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러 갔었는데 이야기 주제가 소위 말하는 '명품'이었죠.
친구들도 다 저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우리는 등록금 낼 돈도 없어서 일이다 뭐다 정신이 없는데
있는 집 애들은 명품가방 아니면 책을 못 넣고 다닌다에 학점이 3.5 넘으면 부모가 외제차 사준다에 신용카드 한도가 50만원이면 부끄러워 한다 등 난리도 아니라는 말 이었어요.
예전 같았으면 ' 아냐, 그래도 우리는 철이 들었잖아. 그런 돈 아까운 거 아니까 그게 더 값진거야'라고 생각 했을텐데.... 요즘은 현실이 가까워져 오니까 그런 말들이 위안이 안 되더라구요.
그런 생각들, 말들 안 듣고 안 보는 상황 아니지만
96만원에, 누구는 그냥 샤넬, 루이비통 가방값으로도 모자라는 돈 때문에
그렇게 꿈꿔오던 여행 포기해야한다는 사실이 잠깐 슬펏습니다.
낮에는 많이 울었는데 ... 지금은 좋게 생각하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왕후 장상의 씨가 따로 나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빈부격차는 있으니까
그만큼 열심히 살면 되지 않겠느냐. 지금은 96만원 때문에 울지만 나중에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96만원을 대 줄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이 지금 안 간다고 없어지나요 ^ ^;
비수기때 11월~12월에 1박3일 동경올빼미투어로 다녀오죠뭐.
방학 동안 시간도 많아 졌는데 알바나 몇개 뛰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