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어요...
결혼을 4달정도 앞두고 있어요.
저는 28살, 남친은 저보다 세살이 많아요.
사귀게 된 동기가, 오빠가 저에게 잘해주고 선물도 주면서 고백을 한거였어요.
제 스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나름 신기(?)하고, 어짜피 오래 사귀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사귀게 되었어요.
제가 워낙 사람에 싫증을 잘내는 스탈이라, 헤어지자는 소리도 몇번이나 했었고....실제로
정말 헤어져야겠다 다짐한 적도 있는데, 집앞에오고, 선물주면서 저를 꼬시면 또 넘어가고...
그러다 권태기도 어느순간 무의미한 단계,,,그야말로 젤 친한친구 또는 가족같은 그런 관계가 되버렸어요..
그러면서도 저는 오빠랑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연애는 오빠랑 하지만 사귀면서도 결혼은 딴 조건좋은 남자랑 해야지.. 이렇게 생각했고.
오빠한테도 여러번 말했었거든요.(전형적인 속물..)
오랜시간을 사귀었음에도 부모님께는 특별히 말한적도 없어요, 남친이 없는걸로 거의 아셨죠.
그렇게 나이게 차다보니 어느덧 결혼시기라 자연스레 결혼얘기가 오가면서, 처음으로 오빠를
부모님께 소개시켰습니다.
사실 소개하기전에도 걱정을 했었어요. 분명 싫어할꺼 같애서..아마 그래서 그전에 제가 소개를 안했던거 같아요....
전 좋아하니깐 익숙해진 거겠지만, 우리 부모님이 딱 싫어하실 스탈이었거등요.
정말 마르고...얼굴도 검고..못생기고..성깔 있게 생겼고....
사실 저도 가끔씩은 챙피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오빠한텐 참 미안하지만요....
역시나, 오빠가고나서 너무너무 난리가 났었어요. 미쳤냐구. 니가 모가 아쉬워서 저런애를
만나냐구...외모가 딸리면 능력이 있거나, 돈이 많거나, 집안이 좋거나 ... 이중에 최소 한개라도
되야지...... 모든게 다 별로인 그 남자를 대체 모가 어디가 좋은거냐...친척들 챙피해서 어케
보여주냐구...
그순간 두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진짜 제정신이 아닌가.. 정말 부모님이 저렇게 말할 정도로 최악의 남자랑 결혼해야 하나.
또한가지는, 슬펐어요.. 좋아하는데,,, 그정도로 최악인가... 미안하고,, 안타깝고,, 불쌍하고.
결국은 결혼할꺼다...우기고,, 부모님은 포기하고.. 그래 니가 살 사람이지 우리가 사냐..
포기하다시피 승락하셨죠...
소개를 시킨건 작년이고,,, 올해에 본격적으로 상견례나 결혼날짜를 잡은거에요..
하지만 가끔씩 심란해요.
그냥 헤어질까. 진짜 모하나 내세울꺼도 없고... 내가 미친건가.. 지금 헤어지고 다른남자 만나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훨씬 잘 살텐데... 이런 욕심이 생겨요.
둘사이만 보면 정말 문제가 없어요.. 오빠가 잘해주고, 나도 익숙해져서인지 편하고 좋고...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부모님 이혼하셨고, 집도 별로고, 능력도 별로고,,,,
그나마 성격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것도 생각해보니 그냥 평범한 성격이지, 특별히 좋은 성격은 아니구.. 성격이 넉살좋고 활발해서 우리 부모님한테도 잘하는 것도 아니구....외모가 준수한것도 아니구..
무슨 꼬투리 잡히면 헤어질수도 있을 정도로 막 저런생각에 휩싸인곤 해요..
이런 생각하는 제가 정말 못된것 같구.. 그러다... 그래도 나한테 잘하고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 있을꺼란 생각에 저를 위로하곤 해요.
누구는 결혼준비하면서 행복해하고,, 막 이러는데 전 그냥 무감정인거 같아요.
제 성격이 워낙 사람에 푹 빠지는 스탈도 아니구, 결혼자체를 너무나 현실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이라,,, 더더욱 그런것도 있지만...
이런 상태로 결혼을 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좋아하는데..(전 사랑이란 말 잘 안써요),, 현실과 남의식,,,타인과 비교,, 이런걸 자꾸 따지게 되요... 그렇다고 냉정하게 끝내지도 못하면서요. 상처받을 오빠가 불쌍하구요..
제 사랑엔 연민의 감정이 있는거 같애요.
부모님이 하도 그래서 그런지.. 정말 친척들에게 소개하기가 약간 챙피해요...
좋아하면서도 정말 독하게 끝내고, 조건을 좀 보고 괜찮은 남자랑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아니,,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 시간만 흐르고
있는것일수도....
친구들이 사귀면서 헤어지고 싶어도 정때문에 헤어지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전 참 이해가 안된다.. 난 오래사귀어도 정이고 모고 아니다 싶음 헤어질꺼야,,막 이랬었는데. 막상 지금 저를 보니 정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있네요...
혹시 저랑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 없으신지... 전 정말 심각합니다..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