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톡을 즐겨보는 2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사실 대학원 준비하느라 공부하는 일과
학원에 찾아오는 학생들과의 상담하는 일 외엔 할 일이 별로 없거든요 ^^;)
오늘도 아침까지 소맥으로 달리고 3시가 다 되어 일어나서
남들 거의 퇴근하는 시간에 출근을 하던 길이었지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른쪽 어깨엔 책가방을 빙자한 도시락 가방을 들고
왼손엔 담배 한 개비를 들고선 룰루랄라 학원에 도착하던 길이었답니다.
우리 학원은 3층이고 1층엔 여성전문의류점이 있고 2층엔 성형외과가 있어요
학원생도 남학생보단 여학생이 더 많지요. 그래서 여학생들이 항상 드나드는 곳이긴 하죠.
(여긴 전라북도 전주구요.... 우리 학원은 보컬과 미디 작곡을 가르치는 학원이랍니다.)
남들 다 퇴근할 때의 시간이니깐 오후 여섯시 반 쯤 되었을까..
성형외과는 6시면 퇴근을 하니깐 2층 성형외과를 통과하는 계단 불은 소등된 상태였죠.
우리 학원 계단도 아직 점등을 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안개비가 내리면서 하루종일 어슴푸레한 날이었죠.
그러니까 그 여학생은 2층 불도 꺼져 있고 3층 계단도 꺼져있으니
당연히 이 건물 상가는 빈 상가라고 생각을 했던 모양이예요.
저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학원에 출근을 하려 딱! 2층 계단을 도는 순간!!!!
이제 막 스물도 안 되어 보이는 여학생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던 거지 뭡니까!!
그 여학생은 막 갈아입으려던 바지를 종아리 정도에 걸친 상태였구요..
아... 정말 어찌해야할 지를 모르고 있던 그 순간....
저는 아무 소리도 못냈고 그 여학생은 '아!'하는 외마디 작은 외침과 함께
둘은 그대로 얼어버렸습니다.
3초 정도의 적막이 흐르면서 그 놀란 여학생의 눈은
왜 계속 쳐다보고 있느냐의 시선으로 바뀌더군요.
아 그때는 진짜로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더군요.
정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저는 학원으로 그대로 올라와버렸고
그 여학생을 두 번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3층으로 사라져버린 순간까지 그 여학생은 얼어있었던 것 같아요.
학원에 들어서자 조교와 강사와 학생들이 어김없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데
제가 '멍~'한 표정을 하자 왜 그러냐고 묻더군요.
별 말을 안하고 그대로 원장실에 들어와 버린 후 한참을 생각해보자니
그냥 그대로 뒤를 돌아서는 것이
훨씬 더 매너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등등의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오르고
제 고의는 아니지만 너무 미안한겁니다.
혹시 그 여학생 이 글을 본다면...... 미안한 이 마음을 꼭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땐 오빠가 너무 놀라서 뒤를 돌아서는 매너도 못 지키고 그냥 허둥지둥 올라와 버렸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