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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역사소설「장군과 제왕」7.양광의 음모 (2)

조의선인 |2008.07.04 20:04
조회 222 |추천 0
조양전(朝陽殿)에서는 수황(隨皇) 문제(文帝) 양견(楊堅)의 분노한 음성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뭐가 어째? 고구려가 우리 병사들의 시체를 묻고 그 위에다 전승탑을 세우고 있어?"
 
황문시랑(黃門侍郞) 배구(裵構)가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문제의 옆에는 진부인(陳夫人)이 함께 했으며 근위장 장형(藏炯)이 한쪽에 서 있었다.

"이런 죽일 놈들을 보았나? 고구려가 몇년째 이러고 있는데 장계는 어찌하여 이제서야 올라왔단 말이냐? 더군다나 경관을 짓고 있는 노역꾼들이 고구려의 포로가 된 우리 수나라의 군사들이라니...! 이게 사실이란 말이냐?"

"예, 폐하... 고구려군에게 사로잡힌 우리 군사들이 노역에 혹사당하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되었사옵니다."

"어이쿠... 내가 어지간한 정무(政務)는 황태자를 통하라 하였다. 허면 황태자가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이런 치욕스러운 일을 황문시랑 너도 몰랐느냐?"

"황공하옵니다. 알고 있었사옵니다. 그러나 이토록 참담한 일을 폐하께 상주드린다는 것이 결코 득이 될 것이 없어 태자(太子) 전하(殿下)께서 함구령(緘口令)을 내리셨사옵니다."

문제는 한심하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태자가 참으로 효자로구나. 나를 생각해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이건 또 뭐야? 신집(新集)이라는 책을 고구려에서 만들었다고? 아니, 열국 중에서 가장 영토가 넓은 우리 수(隨) 제국이 과거에 고구려의 속국이었다고? 고구려가 새 역사서를 여러 제후국에게 돌리고 있다고? 여봐라, 황문시랑!"

"예, 폐하!"

"너는 황궁 안의 대전을 관리하고 가장 내 가까운 곳에서 많은 일들을 거들어 왔다. 그런데 너마저도 입을 다물고 있었단 말이냐? 온 열국이 우리 수나라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비웃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서 태자를 오라고 해라. 이 미련한 인사를 어서..."

"예, 폐하!"

황제의 호통에 배구가 발을 동동 구르며 진땀을 흘리는 사이에 근위장 장형이 거구의 체격을 이끌고 대전을 빠져나갔다. 배구가 황제의 노기를 달래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고정하시오소서, 황상(皇上) 폐하(陛下). 고구려의 오만함을 이미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작은 승리로 인해 기고만장하는 것 같사옵니다. 아무리 그런다 하여 어느 제후국이 우리 수나라를 업수이 보겠습니까?"

"시끄럽다! 짐이 중원을 통일한 이래 이만한 치욕이 없다. 지난날 30만 군사를 잃은 것도 통분할 일이거늘... 우리 군사의 시체들로 산을 쌓고 그 위에 탑을 지어? 진작 알았더라면 어떤 조치를 취했을 것 아닌가? 어이구!"

문제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했다.

고구려에 관련된 소식은 황실과 조정 관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진왕(晉王) 양광(楊廣)에게도 전해졌다.

내실 안에서 우복야(右僕射) 양소(楊蘇)와 마주 앉은 채 고구려에서 전해진 신집(新集)을 펼쳐보고 있었다.

"이런 기절초풍할 이야기가 있소이까? 시황제(始皇帝)가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일으킨 것은 조선의 역사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우리 중원의 역사는 동이족(東夷族)에게 복속되어 내려온 역사이다?"

"큰일입니다, 진왕 전하. 이러한 고구려의 새로운 역사서들이 주변국으로 하염없이 전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래요? 경관에다가... 게다가 이런 말도 안되는 역사서에다가... 고구려가 우리에게 한번 승전(勝戰)의 맛을 보더니만, 아주 신명이 난 모양이올시다."

"부끄러운 것은 우리 선조들이 쓴 회남자(淮南子)라는 기록 속에 우리 한족(漢族)의 시조이신 황제(黃帝)께서 '황제자속동이(黃帝自屬東夷)'라 하여 스스로 동이족이라 하였다는 것입니다. 고구려인들이 이것을 찾아내어 사방에 퍼뜨리고 있습니다."

"에잉... 쯧쯧쯧, 어찌하여 그런 기록들은 남겨가지고 이런 우사(愚事)를 산단 말인가? 우리가 어째서 동이족의 한 줄기란 말인가?"

"아마도 황제(黃帝)께서 치우(蚩尤)에게 패배하여 신하가 된 사실을 일컫는 것 같사옵니다."

양광은 얼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이거 폐하께서 아시면 펄펄 뛰시겠구려. 어지간한 정무는 태자 형님께서 맡고 계시는데, 가뜩이나 소심한 형님이 곤욕을 치르시겠구먼. 폐하께서는 이런 일은 잘 참지 못하시는데... 허, 이거 참!"

"아무래도 다시 군사를 일으키자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요?"

"아닐 겝니다. 결국 큰 일은 어머니이신 황후마마께서 결정을 하시는 것이올시다. 황후마마께서는 싫은 일이라면 두번 다시 하지 않는 습관이 계시오이다. 고구려라면 질색을 하시지 않소이까?"

양소는 양광의 말에 동감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허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니... 어찌 고구려를 그냥 둘 수가 있겠소이까? 저 경관을 만들고 이 책의 내용으로 보나 결국 고구려가 하고 싶은 말은 진정한 천자국(天子國)은 저희들이다 이런 얘기가 아니겠소이까?"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숙명이올시다. 고구려와 우리 수 제국은 결코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살 수가 없어요. 우리가 죽던가, 저들이 죽던가... 반드시 결판을 내야 합니다. 반드시 부수지 않으면 안될 나라이올시다."

양광은 특유의 야망을 드러내며 고구려에 대한 무력(武力)도발의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양광이 자신의 야망을 이루자면 우선 중원을 통일한 이 드넓은 수나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첫번째 단계는 바로 태자인 양용(楊勇)을 무너뜨리는 일이었다.

한편, 황제의 호출을 받고 대전으로 들어간 태자는 부황의 분기 어린 호통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것 보아라, 국가의 산적한 일이 많아 일정부분의 정무를 너에게 맡기고 있다. 헌데 고구려가 경관을 짓고 신집이라는 이상한 역사서를 만드는 동안 고작 한다고 한 일이 그걸 나에게 감추는 일이었더냐?"

"일부러 그러한 것이 아니옵니다. 폐하께서 이 일을 아시게 되면 행여나 그 진노가 크시어 옥체 미령하게 되실까 두려워 미루었을 뿐이옵니다."

문제는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양용을 노려보았다.

"그래서 태자 네가 효자라고 했다. 이 놈아, 국가와 황제인 내가 일대 망신을 당하고 있는데도, 태자 네가 취한 일이 도대체 없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다. 고구려가 우리를 욕보이고 있는 이 일을 주변 제후국들이 어찌 모르겠느냐?"

"하오나 폐하... 그렇다 하더라도 어찌 제후국 따위가 우리를 우습게 보겠사옵니까? 고정하시오소서."

문제는 울화가 터져 양용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무얼 고정해? 이 일은 국가의 중대지사다. 너는 너의 소임을 게을리 한 것이다.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돌궐(突厥)과 고창국(高昌國) 같은 제후국들이 자꾸 변방을 시끄럽게 한다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이게 다 이유가 있었어! 태자 너는 어째서 볼수록 시원한 구석이 없냐? 어째 그렇게 생겨 먹었어?"

문제가 씩씩거리며 자신을 윽박지르자 양용은 당황하며 변명했다.

"송구하옵니다. 소자는 다만 폐하께서 다시는 고구려에 관련되는 일을 입에 담지 말라 하시어 충실히 황명을 따랐을 뿐이옵니다."

"그래 참 잘했어요. 보기 싫다. 당장 나가거라. 네가 이렇게 계속 못난 모습을 보이니까 황후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다. 앞으로 너에게 맡겼던 일부 정무를 모두 거둘 것이다. 뭣 하느냐? 어서 나가래두...!"

양용은 무안한 표정으로 서둘러 대전을 빠져나갔다.

잠시 분기를 삭이던 황제는 황문시랑(黃門侍郞) 배구(裵構)에게 명령했다.

"황문시랑은 듣거라. 짐은 이 일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당장 군사를 낼 것이다. 좌복야와 우복야를 불러라. 세상의 유일한 천자인 짐이 더 이상 이런 치욕을 감당할 수는 없다!"

그때 환관이 독고황후(獨孤皇后)의 입장을 알렸다.

"폐하, 황후마마께서 납시옵니다."

독고황후가 대전으로 들어서자 문제가 놀라며 일어섰다.

"황후께서 어쩐 일이시오?"

"폐하, 군사를 일으킨다고 하시었습니까? 지금 폐하께서 벌려놓으신 사업이 얼마인데, 왜 다시 군사를 일으키신다 하시옵니까?"

"고구려가 경관을 짓고 새 역사서를 펴냈는데 그 내용이 매우 오만하고 불손하여 차마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게 되었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백성들을 생각하셔야지요!  몇년 전에 30만명을 데려다 죽게 했사옵니다. 그 일로 막내 한왕이 변방으로 쫓겨나가 있사옵니다. 이제 겨우 나라가 안정되었는데, 다시 분란을 일으키실 작정이시옵니까? 고구려의 일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은 폐하이시옵니다. 그 약조를 지키시옵소서. 아직은 전쟁을 일으킬 때가 아니옵니다."

독고황후의 당당하고 앙칼진 모습에 주눅이 든 문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알겠소. 내 황후의 말을 따르리다."

독고황후는 양견이 황제가 되어 수나라를 건국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중국의 여러 문헌은 한결같이 양견이 황제가 되어서도 늘 그녀의 의견을 들었으며, 정사(政事)를 함께 보아 나라 안에 늘 두 군주가 있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녀의 드센 기질을 기록했다.

이때 양광의 집에는 하인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까와는 다른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장식품과 물건들이 치워지고 하녀들의 옷차림부터 밋밋한 무명옷들로 바뀌었다. 젊은 미희들은 오간 데 없으며, 양광의 방 안에는 줄 끊어진 거문고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놓여 있었다.

소비(蘇妃)는 어느새 무늬가 없는 무지의 비단 옷으로 갈아입은 양광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하, 왜 갑자기 모든 것을 치우고 옷을 갈아입고 하십니까? 우복야(右僕射) 양소(楊蘇)가 쫓기듯 물러갔사옵니다."

"괜찮아요. 그 사람은 다 이해를 할 거요. 오늘 형님께서 단단히 혼이 나셨다고 하질 않소이까?"

"그게 전하와 무슨 상관이 있사옵니까?"

"왜 상관이 없소이까? 형님께서 혼이 나실 때마다 내 얘기가 나온답니다. 태자 자리가 마땅치 않으시니 그때마다 다음 자식을 생각하신다 이 말이에요. 어머님은 성격이 불 같으시면서도 주도면밀하신 분입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내 집을 찾아오실 겁니다. 다음 태자 될 자식이 어떻게 사나 보시려고 말입니다. 방심을 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준비하는 자가 이기게 되어 있어요."

소비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전하, 태자 자리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시옵소서. 태자는 중대한 위치인 만큼 매우 복잡하고 골치아픈 일을 많이 겪어야 하는 자리이옵니다. 다음 황제가 될 자격이 갖추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양광은 눈을 부릅뜨고 소비를 나무랐다.

"무슨 소리요? 잘 들으시오. 어떻게 하든 내가 황태자가 되지 못한다면 나나 부인이나 죽은 목숨이 됩니다.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자리를 노려왔고,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소이다. 어차피 인생이라는 것이 연극 아니겠소이까? 조금만 참아 주시오."

소비는 대꾸가 없이 차를 마셨다. 그때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태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왕은 안에 있는가?"

"아니, 어머님을 기다렸더니 형님이 오신 모양이외다. 어쨌든 반 수확은 하는 것 같소이다."

양광은 소비에게 웃어 보이며 밖으로 나왔다. 그는 크게 존경하는 모습을 취하며 양용에게 허리를 굽혔다.

"태자 전하께서 이 누옥에는 어인 일이시옵니까?"

"이 사람아, 내 하도 답답하여 술 한잔 혼자 마시다가 아우 생각이 나서 왔다네. 들어가도 되겠는가?"

"이를 말이시옵니까? 안으로 드시옵소서."

양광을 따라 내실로 들어온 양용은 인상을 찌푸렸다. 소비가 가져온 주안상에는 도무지 집을 안주가 별로 없었다. 양광의 옷차림을 보던 양용이 입을 열었다.

"이보게, 아우. 자네는 황제의 아들이고 친왕(親王)의 봉작을 받은 사람일세. 의관이 그게 뭔가? 제수씨도 그러하고..... 들어오면서 보니, 하녀들 또한 무명옷을 입었더구만."

양광은 담담하게 양용의 말을 받았다.

"허허허... 집에서는 늘 이렇게 지내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안상이 이게 뭔가? 도무지 집을 안주가 없지 않은가? 원 사람하고는..... 그러니까 자네는 늘 칭찬만 듣고 나는 욕을 먹는게야."

"연통을 아니 주시고 갑자기 납시어 이리 되었사옵니다. 밖에 일어 닭이라도 잡으라 했사오니 잠시만 기다리시오소서. 비록 형제라 하나 앞으로 보위를 이어받을 태자 전하시온데, 어찌 자리를 소흘히 하겠사옵니까?"

"자네 정말 늘 이렇게 사나? 방 앞에 거문고는 줄이 끊겨 먼지가 쌓인지 오래더구먼."

"예, 전하. 습관이 되니 오히려 이런 것이 편하옵니다."

"그래도 왕이 아닌가? 이 집에는 쓸만한 미희들도 없는가? 계집이 없는 술자리가 어디 있는가?"

"예, 태자 전하... 습관이 되니 오히려 이런 것이 편하옵니다."

타인에게 자신이 마치 청렴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위장을 한 양광의 능청스런 연기에 태자 양용은 완전히 속고 있었다.

"허어...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자네가 이러고 산다는 게 말이야. 술이나 한잔 따르게. 요즘 도무지 한치 앞이 안 보여. 도대체 내가 어쩌란 말인가? 고구려 이야기를 절대 하지 말라는 아바마마의 분부를 따라 함구령을 내렸을 뿐인데... 오히려 부황께서는 크게 역정을 내시니... 아우도 마시게."

"황공하옵니다, 태자 전하."

"아, 이런 자리에서 말끝마다 태자 전하라니... 그냥 형이라 부르게. 우린 친형제가 아닌가?"

"물론 그렇사오나 머지않아 황제가 되실 분인데, 어찌 군신의 예의를 갖추지 않겠사옵니까? 이 아우는 오래 전부터 전하를 주인으로 뫼신지 오래이옵니다."

"고맙네. 사람들은 더러 아우가 내 자리를 옅본다고 말하는데, 오늘 자네 말을 들어보니 그런 게 아니었구만."

"그럴 리가 있사옵니까? 형님께서는 이미 황태자의 봉호를 받으신 지 오래이옵니다. 그 엄한 순리를 누가 깨오리까? 아우가 만약 그런 역심이 있다면 앉아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날벼락을 맞아 죽을 것이옵니다. 헤아리시오소서."

양광이 무릎을 꿇고 온 몸을 움직이며 열연했다. 한참 보던 양용이 미소를 지었다.

"이 사람아, 뭐 지나가는 말 한마디 한 걸 가지고 이리도 민망하게 하는가? 그만 일어나게. 하긴 모든 생활이 이렇게 반듯한 자네가 설마하니 이 형의 자리를 노리겠는가? 믿기로 하세."

"망극하옵니다, 폐하. 실로 은혜가 크옵니다, 폐하."

"이 사람아, 폐하라니...? 누가 듣겠네."

"어차피 그 자리에 오르시지 않겠사옵니까? 이 아우는 이미 신하가 되었다고 하였사옵니다. 훗날 보위에 오르시거든 부디 이 아우를 버리지 마시고 기억해 주시옵소서."

양용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양광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그래, 고맙네. 내 자네를 중히 쓸 것이야. 자네가 날 좀 도와주어야겠어. 요즘 내가 사면초가일세. 부황께서는 내가 하는 일마다 핀잔을 주신다네. 어마마마는 더하시고.....  어쩌면 좋은가? 내가 한때 여색을 좀 탐했기로서니 한 제국의 황태자가 그게 흉이 될 수 있는가? 헌데도 어마마마께서는 늘상 그것을 물고 늘어지신다네."
 
"어머님께서는 통일제국의 황제이신 아버님도 휘어잡는 분이시옵니다. 어머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일이 사내가 많은 여자를 가까이하는 것이옵니다. 그 문제만큼은 아버님께서도 쩔쩔 매시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태자비도 죽고 없는 마당에 홀로 살란 말인가?"

"아무래도 주변 심복들이 그리 믿을 것이 못되는 것 같사옵니다. 주변을 좀 엄히 하시오소서. 그리하여 입 단속을 단단히 하시고, 시위군을 모두 강건한 자들로 교체하소서. 황금 갑옷을 차려 입으시고 자주 군사들을 사열해 보이시오소서. 사실 아버님께서는 형님을 좀 유약하게 보시는 것 같사옵니다. 여러 전장에서 형님을 늘 배제시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사옵니다. 이 기회에 형님께서 매우 강인한 모습을 보이셔야 하옵니다."

양용은 양광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참으로 기가 막힌 조언일세. 다 갈아 버리겠네. 태자궁을 번쩍번쩍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야."

"사람 사는 것이 때로는 연극일 때가 많사옵니다. 계집도 사실 필요하옵니다. 허나 심복들의 입이 무겁다면 어찌 그 일이 밖으로 새겠사옵니까? 안으로 감추어두지 마시고 즐기시옵소서. 그리고 겉으로는 시침을 딱 떼시오소서. 어머님이 어찌 알겠사옵니까?"

"알겠네. 참으로 고마우이. 내 아우의 집을 잘 온 것 같네. 앞으로도 나를 계속 좀 도와주게."

태자 양용은 양광이 속으로 자신을 비웃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의 손을 맞잡았다.

編作對象原書

유현종 著「대제국 고구려」아침나라編(2001년版)

정수인 著「우리 민족의 자부심 고구려의 역사」새움編(2005년版)

김진명 著「살수대첩」랜덤하우스중앙編(2005년版)

정호일 著「천손왕국 대고구려」우리겨레編(2001년版)

이일우 著「영광, 대고구려」정신문화사編(2004년版)

이언호 著「연개소문」큰방編(2006년版)

서길수 著「동아시아 문명의 중심 고구려」사계절출판사編(1999년版)

한종호 著「마지막 영웅」지문사編(1999년版)

오재성 著「만주는 과거 우리의 역사 무대였다!」국사광복국민운동본부編(2002년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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