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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물렸으니 책임지세요

유치원 |2008.07.15 13:46
조회 226 |추천 0

유치원 다섯살 반을 맡고 있는데요~

교사경력 칠년만에 별 어이없는 경우를 보네요.

아침에 아이를 차에 태워 왔는데 눈 밑에 모기물린 자국이 있더라구요.

손으로 긁고 있길래 어디서 물렸냐니깐 모른다고 하더군요.

평소처럼 잘 놀고 두 시에 집에 보냈는데 차량 내려줄 때

아이를 받으시던 엄마도 별 말 안하더군요.

퇴근하고 집에서 쉬는데 밤에 어떤 남자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 아빠라면서 도대체 위생관리를 어떻게 하냐는 둥~

애가 모기 물리도록 방치하셨냐는 둥~

어떻게 책임지실거냐고~ 고래고래~ 막 따지시는데...

넘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하다가~

액체모기향부터 방충망까지 위생규정에 대해 잔뜩 쏟아드렸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물려서 와놓고 무슨 경우냐고 말씀드리면서

설령 교실에서 물렸다 하더라도 이런 무례한 경우가 어딨냐고...

그러면서도 유치원에 혹 피해가 갈까봐 릴랙스 하며

의무상 '앞으로 위생관리에 더 힘쓰겠습니다~' 라고 끊었죠.

내 아이도 집에서든 유치원에서든 가끔 모기 물리는데

선생님한테 따지지는 않거든요~

그런 아빠 밑에 아이가 솔직히 더 안됐다는 안쓰런 생각이 밀려옵니다.

왜 이리 각박한 세상인지 점점 보람이 없어져요.

유치원이랑 어린이집이랑 나름 여성3D업종이고 박봉이지만

그저 보람으로 일해왔었는데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예전에 반 아이들 동네한바퀴 다녀왔는데

유치원 옆 아파트놀이터에 들러 잠시 놀다가 부녀회에 쫓겨나기도 하고

얼마 전 어떤 엄마는 앞으로 식단에서 쇠고기 빼달라는 등

하긴 지난 달에는 닭고기 뭐라 따지시는 엄마도 있었죠.

점점 각박하게 돌아가니 동료 선생님들 자꾸 그만두고

바보같은 저만 사랑스런 애들 계속 보구 있습니다 ㅠㅠ;

교실에서 모기약 갈아끼우다가 생각나서 주저리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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