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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뱅이 친구 술버릇 고치기

브레이브하트 |2003.12.10 02:28
조회 5,353 |추천 0
(수요일의 객원지기를 맡아주신 브레이브하트님 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브레이브하트님의 멋진 글 기대할께요~)

 브레이브하트 님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또다시 수요객원지기, 브레이브하트 입니다.

 

지난주 수요일에 오늘의 톡란에 띄웠던, 치약 한통으로 14명을 단체로 방바닥 기게 만든 얘기(혹시나 놓치신 분은 클릭)에 대해서 몇몇분들의 말씀이 재미있더군요. 제가 스스로 써 놓고도 글 말미에 걱정이 되어서 분명히 '위험하므로 절대로 따라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는데, 도리어 이게 몇몇 님들의 청개구리 본능(?)을 자극해 버린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바람피우는 신랑 미우면 이거 해버리겠다고 하신 분도 계시고, 또 어떤 분은 남동생한테 진짜로 그렇게 되나 해보겠다는 분도 계셨고, 심지어 어떤 분은 개를 가지고 실험해 봐야겠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미운 신랑 혼내주는 거라면 몰라도, 진짜 제말대로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목적이라면... 하지 마십쇼!! 부탁입니다. 제가 14명 보낸걸로 족합니다. 더이상의 희생자는 막아야 합니다. 제발! 제발!! 징 ! 징 !! 징!!!  그래도 정 실험하고 싶다면 할수 없지만, 피해자가 화를 내고 누가 이런 거지(?)같은 짓 가르쳐줬냐고 다그치면, 그냥 혼자 발명(?)했다고 하세요. 네이트에서 브레이브하트라는 놈이 가르쳐줬다고 하지 말고요..  

 

각설하고, 오늘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지난주의 속편격으로, 마찬가지로 '단체여행 괴담'입니다.

 

♧♧♧♧♧♧♧♧♧♧♧♧♧♧♧♧♧♧♧♧♧♧♧♧♧♧♧♧♧♧♧

 

이것은 대학 1학년때의 일입니다. 기차타고 가는 MT, 참 재밌죠. 남고나 여고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그 많은 여자들하고 동시에 모여서 놀아보는 건 대개 대학입학 후 첫엠티, 이때가 처음이니까요. 요즘은 세상이 많이 개방적이 되어서 그렇지도 않은 듯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때 서울의 모 여대 모 과랑 장흥이라는 곳으로 소위 '조인트 엠티'를 갔었습니다. 장흥? 어디 붙어있는 곳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갈때 차 안에서 신나게 자서...

 

그런데 같이 간 과 친구 중에, 술버릇이 엄청나게 고약한 친구가 하나 있었죠. 이놈은 술만 들어갔다 하면 화장실까지 뛰어가지도 못하고 테이블 위에 빈대떡 부치는건 말할 것도 없고, 노상방뇨 방분을 하기도 일쑤인가 하면, 한번은 여관방 데려가서 재우고 다음날 아침에 가 보니 그때까지도 술이 안 깨서 비몽사몽간에 장판지를 뜯어서 (술안주 오징어로 착각한 것인지) 코를 골면서 마냥 씹고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은데 더 큰 문제는 이놈이 술이 취하면 습관적으로 " 야이 18 ! 이 x 같은 ~ (운운) "하면서 입이 완전 시궁창(?)이 되는 거였죠..

 

이건 특히나 엠티를 조인트로 가는 경우에 분위기를 사뭇 험악하게 만들고 문제가 될 게 뻔하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도 상당히 골머리를 앓던 부분이었는데, 그 전에 우리끼리 술먹을때도 언제나 이런 식이라서 매번 친구들이 "야 그러지 좀 마" 하고 주의를 주곤 했지만 언제나 그때 뿐. 제 버릇 누구 주나? 며칠이 지나면 또 까먹고 똑같은 짓을 하는 것을.. 

 

어쨌든 그 해의 봄에 조인트로 갔던 엠티에서 여느 때처럼 이놈은 못 먹게 말리는 놈 다 뿌리치고 소주가지고 병나발을 삘릴리 삘릴리 불다가, 여느때처럼 또다시 "야이 ~ 이 18 18 ! 이 商놈 종간나 ~~~ " 의 그 뻔한 레퍼토리를 읊기 시작했죠. 그래서, 어이구 저놈 또 시작이구나 싶어 우리쪽 남자애들은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죠. 누가 말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술 못먹게 한다고 안먹을 놈도 아니고 화장실 간답시고 몰래 나가서 밖에서 병나발을 불어대는 놈이니 어쩌리요. 여하튼 우리쪽에서는 골칫거리였지요.

 

 

결국 그러다, 뭐 항상 그렇듯이 방바닥에 '우웩 ~ '해놓고는 만들어놓고는 쓰러져 자기 시작했죠.

저러다 위장까지 통째로 입으로 튀어나오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구토를 해낸 뒤에 속이 텅텅 빈 것을 확신하고야 이불을 덮어줬죠(안 그러면 이불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니).

 

우린 세상 모르고 자는 이놈의 얼굴을 보면서 곰곰 생각해봤어요.

이놈의 술버릇을 고치려면 뭔가 충격요법이 필요한데. 이 기회에 이놈이 다시는 이러지 못하게 해줄 방법이 없을까. 아! 있다!! 있다!!! 그래서 주위에 있던 다른 친구 몇 명하고 속닥속닥 한 뒤에, 모의작당에 의해서 실행한 계략은 이랬어요...

 

버너에 불을 켜고 코펠에 물을 받아서 끓이기 시작했죠. 이래서 목욕물 정도의 온도를 만든 다음에, 한 바가지 정도 되는 이 물을, 자는 그놈의 바지 위에 조용히 살살 들이부었어요. 찬물을 부으면 이놈이 깰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더운 물이라고 해도 한꺼번에 왕창 들이부으면 또 놀라서 깰 수도 있으니 조심 또 조심..

 

이놈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죠. 청바지는 물에 젖으면 그 부분이 확연하게 표가 나고 오랫동안 마르지도 않아요. 한 냄비의 물을 다 부을 때까지 그놈은 세상 모르고 역시나 "도로롱 피유 ~ 도로롱 피유 ~ " 하면서 잠을 자고 있는 거였죠, 코도 심하게 골아서 창문의 차양까지 꼭 무슨 시계불알처럼 진동할 정도였고..

 

어쨌든 이렇게 다음날 아침이 됐어요. 그리고 제가 잠을 깨웠죠.

 

"야 이놈아 일어낫 ~ ! "

 

그런데 이놈이 이불을 걷어제끼고 일어나려 하니 아랫도리가 축축하고 썰렁한게 느껴져서 얼굴이 아주 재미있게 변하는 것이죠. 이불 속에서 나오지를 못하고 얼굴이 파랗게 질려가는거에요. 여학생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이놈 하나 빼고는 모두 그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임마! 아침이얏! 빨리 세수하고 라면먹으라니깐!!"

 

  " .... 윽... 벼... 병진아... 나.. 조금 ... 더 잘래..."

 

이불을 꼭 끌어안고 나오려 하지 않더군요.. 터져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꽥 소리질렀어요.

 

" 일어나 !!!!!!!! "

 

이불을 확 빼앗아 걷어제껴 버렸죠. 이 때 이불을 붙잡고 안 놔주려 하던 이놈의 그 처절함...

어쨌든 제가 이불을 기습적으로 확 빼앗아 버리자 이놈은 눈깜작할 사이에 누운 자세에서 납작 엎드린 자세로 전환하는 거였죠. 그게 뭐냐, 올림픽 레슬링 빠떼루 받은 자세? 아, 개구리! 그래요, 개구리. 바지의 젖은 부분이 여학생들한테 보이면 그거 무슨 창피람.. 어쨌든 빠떼루(개구리?) 자세로 전환하는거, 정말 눈깜작할 새였어요. 저는 사람이 그렇게 빨리 몸을 뒤집는 걸 그전까지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이불을 한 손에 들고 서 있고, 그놈은 방바닥에 납작 엎드린 상태. 아마 이놈은 그 순간 머리속으로, <어떻게 하면 바지에 오줌싼 이 부분을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고 방문을 나갈 수 있을 것인가?>하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겠지요.

 

어쨌든 우리는 충격요법을 사용해서 이놈이 다시는 다같이 노는 자리에서 술주정해서 공포 분위기 만드는 걸 못하도록 하려는 계략이었기 때문에, 그날 그 자리에서 이놈한테 지독한 창피를 주어야만 했어요. 그래서 말했죠...

 

" 어? 야... 뭐야? 너 바지... 바지가 왜 그렇게 젖어 있지? 너... 혹시.... "

 

여학생들  :  " 냐하하하하하 ~~      "

 

이 순간 이놈의 심경이 어땠을까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벌떡 일어나서 문을 꽝 차고 나갔어요.

쥐구멍에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겠지요..

 

그런데 30분이 지나도 이놈이 안오는 거였어요.

아침이라서 그때까지도 공기가 찼는데. 게다가 그날따라 비까지 죽죽 오고.

어? 이상하다 싶어서 신발을 신고 나가서 숙소 주위를 찾아서, 숲에서 거지꼴로 떨고 있는 이놈을 찾아냈죠.

 

" 야. 이놈아. 너 간밤에 술먹고 한 소리 기억나? 술먹는 건 좋은데, 그렇게 쌍욕하는 건 너무하잖아? 게다가 바지에 오줌싸는 건 또 뭐람. 우리끼리 술먹을 때는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조인트로 가는 거니까, 과에서 너같은 놈 하나 있으면, 이건 우리 전체의 스타일도 구기는 거란 말이다! "

 

" ......."

 

" 그래. 지나간 일이야 어쩌겠어. 앞으로 조심하면 돼. 최소한 남녀 같이 노는 모임에서는 이런 모습은 보이지 마라. 그건 과대인 나한테도 망신이 되고, 우리과 전체 다 대외적으로 망신이야. "

 

" ......."

 

" 어쨌든... 그래. 너 어제밤에 오줌싼거.. 그건 내가 여자애들한테 거짓말해 놨어. 내가 물부어서 장난친거라고 말이야. 물론 여자애들은 안믿겠지만. 최소한 말이라도 그렇게 해 줘야지. 자 내가 바지 여분 싸온 거 줄 거니까. 들어가서 라면이나 먹어. "

 

" (눈물 글썽) 으흐흑.....   "

 

" 아니 이놈이 울긴? "

 

하지만 이놈은 결국 창피해서 다시 숙소로 들어오지를 못했어요. 여학생들 볼 면목이 없었겠죠. 결국 저한테 숙소에 있는 자기 가방을 갖다달라 그러고는 받아서 곧장 서울로 혼자 가 버렸죠. 어쨌든 이놈은 이날 이 사건 이후로 다시는 여학생들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술꼬장을 하지 않았어요. 그날의 치욕은 그놈의 뇌리에 평생 남을테니까...

 

10년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그놈은 자기가 진짜로 바지에 오줌을 싼 줄 알고 있겠죠. 제가 그 관련자들에게 단단히 입막음(?)을 했으니까. 젖은 청바지의 진실이 그놈한테 들통나면 그놈은 아마 당장이라도 술먹고 또 옛날 버릇이 돌아올 것이니... 이것은 그 녀셕에게는 평생 무덤까지 갖고가야 할 비밀입니다.

 

모두가 잠든 사이에 치약바르는 저번주의 얘기하고 다른 것은, 첫째로 저번것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 하나만 알고있었던 비밀이었던 반면 이번 것은 그때 MT갔던 사람은 그놈 빼고 다 알고있다는 거였고, 둘째로 저번것은 그냥 철없는 개구장이의 장난이었던 반면 이번 것은 한 친구의 술버릇을 고치려는 나름대로의 좋은 뜻이 있었다는거죠. 여기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느냐'는 논란이 가능한데, 흑. 모르겠습니다. 머리아픕니다. 하지만 끝이 좋으면 모두가 좋다지 않습니까? 그냥 좋게 생각할랍니다. 흐...

 

☞   역사는 밤에 일어납니다. 저번주도, 이번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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