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이제 2년 3개월된 부부입니다.
결혼하고 얼마후부터 신랑이 술 마시고 들어오면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새벽 늦게까지 술 엄청 마시고 들어와서는, 눈도 풀리고 혀도 꼬부라진 상태로 횡설수설하면서 온 집안을 왔다갔다 거리거든요. 그러면 저두 따라다니면서 안방과 거실에 이부자리 봐주었어요.그렇게 거실에 신랑을 눕히고 저도 자려고 안방에 들어오면 따라 와서는 갑자기 '요즘 다른 남자 있어?' 라는 말을 합니다. 너무 뜬금없이 상황에 안 맞는 말을 하길래 처음엔 농담하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술이 많이 취해서 들어온 날이면 어김없이 그런 말을 하는거에요. '왜 요즘 만나는 사람 있어?' '이 아파트에 만나는 남자 있어? ' 이런 말을 해댑니다.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었어요. 제가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해서 그런거면 제 실수라고 생각되겠지만 너무 뜬금없이 밑도 끝도 없이 그런 말을 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놓네요. 그리고 거실에서 안방에 있는 제가 들을수 있을정도로 욕을 합니다. '신발년, 좇같은년' 이런 욕들을요. 하지만 자고나서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고 모른척 합니다.
저는 여중, 여고, 간호학과를 나와서 만나는 학교동창들은 모두 여자뿐이에요. 그리고 간호사니깐 직장 동료들도 모두 여자였고, 소아과 병동에 있어서 의사들도 대부분 여자들이었어요. 친구나 직장 동료들도 그나마 결혼하고는 안 만나고, 2년 넘게 집에서만 지냈어요. 제 휴대폰에 저장된 남자는 모두 가족들 뿐이에요. 학교 다닐때 동아리도 안 들어서 아는 남자 선후배도 하나도 없구요. 결혼전까지 사귄 남자는 대학교때 잠시 만난 1명뿐이었어요. 돌아다니는것도 싫어해서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데 그런 소릴 하니깐 참 어이 없더라구요.
담날 술 깨고 나서 신랑한테 따져 물으면 자기가 언제 그랬냐면서 무슨 소릴하냐고 저한테 정색을 하면서 되묻길래 단순한 술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그게 실수였나봐요. 이제는 아예 습관이 되어서 임신했는데도 그런 말을 하네요. 심지어 임신한 저한테 '쓰레기같은 년'이라고 욕도 하더라구요. 역시나 술깨고 나면 시치미 떼면서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합니다.
얼마전에 새벽 1시에 만취해서 들어와서는 갑자기 비빔면을 해달라면서 떼를 쓰더라구요. 그래서 슈퍼에 같이 사러갔는데 슈퍼앞 건널목에서 차가 지나가는데 마치 그 차를 들이박으려는 듯이 차한테 뛰어 드는거에요. 놀라서 신랑 손목을 잡아 끌면서 왜 그러냐고, 왜 차에 뛰어드냐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왜 그래? 요즘 이 아파트에 만나는 사람 있어? 왜 그래?' 이러더라구요. 그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저 혼자 집에 들어왔는데, 집에 와서도 분이 안 풀려서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한참후에 들어온 신랑은 잘못했다고 무릎까지 꿇고 빌더라구요.
그런데 며칠전에 밖에서 술 많이 마시고 집에 와서는 또 소주가 마시고 싶다면서 한병을 더 마시더라구요. 새벽까지 옆에 앉아서 술 마시는 거 봐 주고 얘기 들어주다가 졸려서 신랑한테 먼저 자겠다고 했어요. 임신 8개월이 넘으니깐 밤 10시가 넘으면 피곤하고 졸음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일어나서 안방에 가려니깐 갑자기 막아서더니 ' 왜, 요즘 누구 있어?' 라는 말을 또 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그 말을 왜 하냐고 물었어요. 갑자기 뜬금없이 왜 그런말을 하냐고. 그랬더니 아무말 안 하고 가만히 서 있더라구요. 이미 만취해서 눈이 다 풀린 상태라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하더라구요.
다음날 신랑한테 어제 갑자기 왜 그런 말했냐고 하니깐 잘못했다고 또 빌더라구요. 이제는 기억 안난다는 거짓말은 안하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기만 합니다. 뭘 잘못했냐고 물으면 그냥 잘못했다고 빌기만 해요.
하도 답답해서 시어머님께 말씀 드렸더니 처음엔 저보고 행동 조심하라고 하시면서 언성을 높이시더군요. 그래서 상황 설명 드렸어요. 결혼하고 집에만 박혀 있었고, 아는 남자도 없고, 심지어 여자친구도 얼굴 못 본지 2년 넘었다 등등.... 그랬더니 저보고 신랑이 술을 안 먹게 하라고 하시더군요. 술 먹어서 그렇다고요. 그러면서 웃어 넘기시더라구요.
물론 술 먹지 말라고, 아니면 좀 적게 먹으라고 수십번을 말했었지만 들은척도 안 했죠.밖에서 사업상의 이유로 거래처 사람들과 술마시고 만취해서 들어오면 집에만 있는 저로선 방법 없더라구요.
시어머님 외엔 이런 말 아무한테도 못 했어요. 친정 식구들한테도요. 친정 부모님은 아시면 속상해 하실거 같아서 말씀 못 드리고, 친구들한테 말하기엔 제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말 못했구요.
신랑 데리고 정신병원에 한번 가보고 싶지만 자존심이 병적으로 센 사람이라서 말도 못 꺼내고 있어요.
저녁에 신랑이 술먹고 들어온다고 전화하면 그때부터 불안해지고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10월초에 애기가 태어나는데 애기가 정서적인 문제가 있을까봐 걱정이에요. 임신하고 제가 눈물이 날 정도로 화이 나서 씩씩 거린 날이 많았거든요. 이혼 생각했다가 마음 돌려 먹은 날도 많았어요.
이제 점점 인내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친구 언니가 변호사인데 다음에 또 그러면 상담 받으려고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