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화 | 延坪島花
어느 틈에
막거나 피할 새 있었을 까
갑작스레 예고없이 포성과 함께
비수처럼 북녁 하늘에서 날아든
빗발치는 포탄의 파편이
붉은 명찰 푸른 군복을 두른
당당한 이와
먼지 앉은 작업복을 한 채
땀흘리는 이에게
겨울 자락의
웬 날벼락 치는
장대 소낙비처럼
온 몸을 흠뻑 적셔 파고 드니
찢기는 고통 속에
신음 조차 낼 사이없이
검푸른 연기로
피워 올라
한 줌의 재로
이내 사라져 갔을
아
찰나처럼
짧은 그대의 생이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안타까워
눈물 조차 낼 수 없네요
부디
우리의 아비와 형제여
추모의 물결과
애도의 눈물로
한 올 한 올
가슴으로 짜여진
흙 이불 덮고서
따스하고 고이 잠들어
영혼으로 남아 숨쉬며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외침 속에
이 땅의 소리없이 동행하는 아비라는 침묵 속의
연평도 고요한 메아리로
잔잔히 울리어져
언제나
우리들 곁에 영원히 함께하여
그대가 이 세상에서
그리도 꿈꾸는 못다한 것들이
저 별 어딘가에 흩뿌려져
언젠가는
우리의 혼을 울리는
연평도의 꽃 연평도화로 피어
그대가 원하는 숭고한 꽃말로 남기를
p.s.
우리의 형제 故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과
우리의 아비 故 김치백, 배복철 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슬픔 앞에 놓여 잠 못 드는 유가족 님들과
삶터를 뒤로 하고 피난길에 오른 연평도 주민 님들의 안녕을
미약하지만 나와 같이 함께 하는 마음길로 가는 동행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