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생각할 수록 열받네요.
여러분들 혹시 대순진리교라고 아십니까?
우선 자초지종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7호선이라서 2호선을 타고 대림역에서 7호선방향으로 갈아타야했습니다.
오늘따라 기분도 꿀꿀하고, 엠피를 귀에 꽂고 감상에 젖어 가고 있는데 갑자기
착하게 생긴 이십대 초반쯤 되었을 법한 여자분이
저기 잠깐만 꼭 해드려야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는 거에요.
저는 이제 막 7호선 장암방면으로 갈아타는 참이였는데
이건 또 뭔가하고 벙찐 표정으로 봤더니, 제 이름으로 사주풀이를 해야한다면서
나한테 자꾸 뭐가 보인다는 거에요.
왠지 사이비일 것 같아서 저 그런거 안 믿는다고 귀신이고 전생이고 믿는 사람 바보같아 보인다고
사람 잘못 고르신 것 같다는 식으로 제가 얘기하니까,,
그런거 아니라고 나이가 어떻게 되시냐고 스물셋이라니깐 저보고 막 고등학생인 줄 알았다고
동안이라고~ 자기는 26살이라고
혹시 제 이름의 한문 뜻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냐고 뭔가
점쟁이 비슷한 말들을 논리정연하게 하는 거에요.
무작정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진짜로 제 성격이랑 상황이랑 그런 거 다 때려맞추고,
생각이 참 많다고, 외면은 여성스럽지만 내면은 남성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혹시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냐고, 좋아할때 아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아주 싫어하지 않냐고
아무튼 제 성격이랑 이런저런 사정을 엄청나게 많이 때려맞추면서
결국은 제 이름의 한자랑 사주, 음양오행 뭐 그런거를 풀어야 한다네요?
그래서 제가 그런 거 돈 드는 거 아니냐고 나 돈 한푼도 없다고 거짓말을 했죠.
그래도 괜찮다고, 돈 받자고 이러는 거 아니라고
제 관상이 지금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할 사람인 그런 관상인데,
내가 그 운자인지 아닌지 그것을 판단하기만 하면 된데요. 딱 5분 10분만
테이블에 앉아 얘기해볼 수 없냐고
정말 말발로는 이분을 이길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막 그건 아닌 것 같다 흥분해서 말하면
나긋나긋하게 선한 인상으로,, 사람을 붕뜨게 만들고는 뭔가 재밌을만한 호기심 유발되는 말들만
자꾸 내뱉더군요. 그냥 [운자]라는 선택된 사람이 나인지 아닌지 확인만 해보면 된다고....
제가 안 그래도 몇년전에 대순진리교 나쁜 미친 아줌마년들을 직접 겪어봐서
[대순진리교 아니냐고!! 사람 잘 못 골랐다고!!]
요로니깐, 정말로 정말로 원하는 것 아무 것도 없고 한자로 이름풀이만 해보자고 그러더라구요.
반발심이 쫌 들긴 했지만 한편으론 왠지 이름풀이같은 거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공짜로 이름풀이랑 운세 봐준다는데 뭐 어때? 하고 들어갔죠.
참고로 제가 귀신 얘기나 무슨 영 그런 얘기 믿는 건 아니지만 재밌어하거든요.
취향이 이상한건지 주온이나 귀신 나오는 영화 막 웃으면서 보고, 친구들은 저 보며 기겁하고,,,
그런데 이 여자분이 절 모르시고 기가 약하다느니 자꾸 그러셔서
아 내가 기가 약하고 사실은 맘이 엄청 여린 사람이구나 오히려 세뇌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일단 까페에서 이분 하는 얘기를 들었죠.
그 여자분이 말을 너무 잘해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제가 표정은 좀 멍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다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just 원텐미닛으로 충분하다던 그 여자분은 무려 45분여간이나 흥미로운 소재들을 열거하여주셨고,,
뭔가 장황하면서도 논리적인 하버드유니버시티 박사급 되는 말빨들의 결론을 요약해보자면
대충 이런거였어요. 60년에 1번 기도해서 나오는-0- 운명의 자녀;; 그 이름은 바로 운자!!
근데 나한텐 척(방해요소)가 있다고..
그 척이 조상과 전생의 척이라고 저의 전생은 대장군이였는데 전쟁때
살생을 많이 해서 유령들이 좋은 기를 막고있다고 제를 지내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이상황에서 저 안할래요 하면 그사람들 가지고 논거같고 여튼 그래서 어쩔수없는 상황 만들어버리는..
아 당해보시면 압니다 진짜ㅜㅜ
그 여자분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지금 글 쓰면서도 열받네;;
음양오행이랑 동양철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만들어서 말을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제가 자꾸 멍한 표정으로 들으니까 막 이해가 안 되시냐고 기가 약하신 것 같다고
혹시 살면서 사고 나거나 그런 일 없었냐고,, 자세히 얘기하려다 에잇!! 그냥 대충 말하니까
갑자기 그 여자분이 유주얼서스펙트급 카이저소제 연기하면서
[참, 인생의 위기를 그렇게 겪다니 죽다 살아나셨군요.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것만으로 대단해요! ㅡ0ㅡ]
그게 바로 척이라는 요소인데, 그것을 없애야 한다고, 구천의 개념이랑, 음양오행의 개념, 막!! ~~~~
아놔~~~
물론 몬말하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는 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말이 안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제가 궁금한 점들을 꼬집어 물었어요.
예를들어, 님 논리대로 21일정성이고 어쩌고 제를 지내서 모든 척을 없애버릴 수 있다 치자!
그러면 한국 귀신들은 그렇게 정성을 드려야만 만족을 하는데,
왜 외국 귀신들은 우리나라처럼 그런 정성을 드리지 않는데도 반발이 없느냐!! 그건 불공평하지 않느냐!!
오히려 우리나라에 잘된 사람들이 많고, 최고 부자여야 되는데 그런 제를 지내지 않고도
다른 잘 사는 외국 나라, 외국 사람들은 그럼 뭐라고 생각하냐!!
그러니깐,, 외국에서도 자기네 제를 지낸다고 하더군요. 자기 연락소에 외국인도 있다고 해요.
진짜 핑계도 그럴듯한 핑계를 좀 대지!! 그때부터 말이 서로 맞지 않기 시작했어요.
정말 이분 말대로 전생에 내가 대장군이었고 살생을 많이 해서 나쁜 귀신들이 척으로 나를 막고 있다면,
내가 대장군이었기 때문에 살생피해봐서 화가 난 귀신보다는 득을 본 많은 좋은 귀신들이 분명 있을텐데
좋은 귀신들은 뭘 하길래 나의 앞길을 나쁜 귀신들이 막도록 내버려두느냐 이건 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깐, 제가 귀신들을 심판을 자격은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시면서 좀 어이없어 하시더군요...
그래서 당당하게 말씀드렸죠.
[저는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만약에 정말로 정말로 전생이라는 게 있다면, 그 이전의 훨씬 훨씬 더
전생이라는 것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해도 그것은 아마
백만분의 일도 안 되는 아주 아주 작은 일부분일 거에요. 저는요. 운은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깐, 그 점쟁이 여자분이
[네, 운은 당연히 만들어가는 겁니다. 하지만 운자의 기운을 타고 태어난 사람은 다릅니다. 선택된 사람은 가족의 운명을 짊어져야하기 때문에~~ 블라블라블라]
정말로 말로 설명이 안 되었어요. 만약에 정말로 내가 운자이고 뭐고 정말로 중요한 인물이 될 사람이라면
귀신들도 알아서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쪼잔하게 전생에 좀 짜증나게했다고 이제 와서 이런다니
귀신은 다 나쁜 귀신들만 있습니까? 니들이 뭔데 내 앞길을 방해해?
아 진짜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그래서 나름 설명한다고는 했는데,
그분들은 막 논점에서 빗나간 말만 하시고 자기 사상을 옹호하는 호소력짙은 나쁜 말들만 남기더군요.
저는 물론 그분 말대로 쓸 데 없는 잡생각들이 너무 많지만, 그것을 잘 표현하지는 못하겠더라구요.
물론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척이란 게 있는지 없는지 저는 하느님이 아니기 때문에 몰라요.
하지만 모든 인간이랑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실존하듯이 귀신도 정말로 있다면
분명 나쁜 귀신만 있는 건 아닐거고, 그러니 꼭 목에 화살이 꽂혀있다던지 하는 괴기스러운 모습을
귀신이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 성격이랑 약점이랑 가족관계 이용해서 기억에 남는
나쁜 상처되는 말들로 돈 타내려는 사람들이 아직도 이렇게 많을 걸 보면
세상엔 참 착하고 순진한 사람들도 많고,
귀신 망신 다 시키는 여자년을 나쁜 귀신들이 안 데려가는 이유는 귀신이 아예 없거나,
있다고 해도 꼭 원한이 있어서 사람을 해한다거나 [절대적인 악]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저는 당당하게 노라고 외치며,, [가겠습니다]하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은 자꾸만 나를 나약하다느니, 결국은 복채를 줘야된다느니, 돈이 없다고 말을 했는데도,
신용카드 없냐? 돈을 안 가지고 밖에 다니는게 말이 안 된다! 아무튼 결국은 이런 분이었어요.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사람이 생판 모르는 어린 사람한테 커피 한잔도 나한테 대접못하느냐
결국 이렇게 나온다면 이건 백프로 대순진리교구나 싶더라구요.
지들은 대순 아니라고 막 어이없다는 듯 연기하고!! 아 !! 아직도 화가 나네~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그런 얘기까지 관상을 핑계로 다 들추어내려 하고는
그거에 관한 저주 비슷한 끔찍한 말들을 마치 예언인양 다 내뱉던 그 년 때문에 기분이 너무 꿀꿀해요
대림역 갈아타는 지점에서 운자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나한테 사기치던 그 또라이 여자분아
너 진짜로 나쁜 년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