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이 회식을 가는걸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신혼초부터 회식으로 많이도 싸웠죠.
사정상 중국지사로 발령을 받아 결혼하고 바로 중국에서 살았는데
그곳이 남자들에게는 천국이었어요.
와이프와 애들이 버젓이 한국에 있어도 술집 아가씨를 자신의 아파트로 들여
살림 비스무리하게 차리는 사람도 있구요.
술집 아가씨 꼬셔서 여행가는 사람도 있구요.
단란주점에 남편을 찾으러 갔다는 간큰 언니의 목격담으로는 가관이 아니랬어요.
옷을 입은듯 마는듯, 다 비치는 옷을 입고 술을 따르고 있었데요.
그 언닌 그후로 남편과의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그 언니 남편은 저희남편과 같은 부서였구요.
한국인 밀집 지역에 한국 음식점과 단란주점이 뒤섞여 있어
남자들은 회식이면 의례히 1차로 밥을 먹고 2차는 당연히 단란주점이었어요.
우리 남편은 일주일에 적으면 한번 많으면 3번도 갔어요.
남편은 부서 특성상 술자리가 많다며 이해해 달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남편 부서가
접대를 하는 영업도 아니었고.. 다들 직장 상사와 동료들이랑 가는거였어요.
직장상사가 맨날 가니까 맨날 빠질수도 없다고... 자기 왕따 된다고...
남편 성격이 많이 우유부단하고 주변 눈치도 보는 편이에요.
갔다와서 저랑 한바탕 난리칠값이라도 일단 참석해서 얼굴 도장을 찍고 와야
직성이 풀리는듯 해요.
제가 하도 지랄을 떨어서 1시를 넘겨본적이 크게 없지만
신랑은 항상 그게 불만이었어요. 자기는 12시만 되면 집에 간다고 신데렐라라고 불린데요.
또 그런 이상한곳에 갔을꺼 같은 촉이 서서 전화하면 전화기는 꺼져 있구요.
12시1시쯤 집에 오기 직전에 켜놔요. 전 남편이 전화를 꺼놓는 동안 미친듯이 전화를 해대고
반 미쳐 있었죠. 제가 견디기 힘들어 한국 친정으로 와서 한달간 지냈는데
그동안 말안해도 여러번 갔겠죠. 3개월간 묵어둔 적금도 깨서 일부를 몰래 썼더라구요.
나중에 발견하고 물으니 저때문에 소홀했던 사람들에게 술을 사야했다고...
회식을 하면 항상 적어도 200위안씩은 가져가요. 200위안이 아가씨 팁이에요.
술값은 다른 사람이 내거나 회식비로 내도 아가씨 비용은 각자 내야 하거든요.
줄때마다 기분 더럽지만 어쩌겠어요. 부서 사람들 다 가는데 혼자 왕따 되면 안되잖아요.
남편이 술을 먹고 돌아 오는 날이면 항상 난리가 났어요.
저는 울고불고 닥달하고 남편은 첨엔 좀 미안한척 하더니 다정하게 믿을수 있게 말하거나 달래주기는 커녕
나중엔 자기 회사 그만두면 될꺼 아니냐고 엄포를 놨어요. 저때문에 사람들 다 떨어져 나가고 인정도 못받는다고...
그러면 정말 남편 사회생활도 못하게 하는 나쁜 아내인가 자책도 했어요.
남편은 가끔 이런일로 싸울때면 본인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를 이해 못하고 믿어주지 않는다고
유리를 깨고 가전제품을 던지고 집을 엉망징창 만들어 놨어요. 그럼 제가 지랄을 멈추거든요. 무서워서..
전 저를 달래주거나 감싸주기 보다 화부터 내고 격한 행동을 보이는 남편이 이해가 안갔고 물에 기름처럼
서로가 겉돌았죠.
남편이 회사생활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랬다고 생각했고 또 술도 못먹고 잘 놀지도 못하는 쑥맥이라
나쁜짓을 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워낙 주변 안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 100프로 믿어지지는 않았어요.
이런 생활을 2년하고 귀국을 했어요. 돌아와서는 워낙 물가도 비싸고 월급은 줄고 다들 가족들이 옆에 있으니
중국에서의 생활만큼 힘들진 않았어요. 오히려 신혼이 다시 찾아온것 같았죠. 남편도 그 누구보다 착실했구요.
하지만 회식만 간다고 하면 예전 기억이 떠올라 꼭 토를 달게되요.
요 근래 송년회 한다고 술자리가 많았어요. 늦게 들어오지는 않지만 오늘도 회식 간다길래
일찍 들어오고 나쁜곳에 가지 말라고 토 달았죠. 절대 화내면서 말하진 않았어요. 그냥 혹시나 남편 단속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곤 맛있는거 먹고 오라고 끊었죠. 그랬더니 회식 안가고 집으로 와서는 또 저때문에 회식 안갔다고...
통화하는걸 듣더니 옆에 있던 상사가 신랑보고 오지 말라고 했대요. 자존심 상한 신랑은 집으로 와버리고...
또 옛날기억 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저한테 화내고...
지금까지 남편과의 관계는 좋을땐 좋은데...그래서 남편을 믿으면 꼭 한번씩은 실망을 시켰어요.
거짓말한게 틀통이 나거나.. 또 연락이 안되거나...
그리고 남편과 결혼을 남겨둔 3개월 전쯤 남편이 회식후 이상한 술집에 간걸 들킨적 있어요.
그때 잘못했다는 말을 안하길래 예비 시댁에 전화해서 파혼하겠다고 난리친 기억도 있어요.
친정에선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르시구요.
어찌어찌 결혼을 하게 됐는데 신혼때 부터 그놈의 회식때문에 힘들었고...
이 예전 기억만 아니면 너무 좋은데...남편도 너무 자상하고 착한사람인데...
가끔 회식만 생기면 예전 기억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네요.
그런데 제가 회식가기전 일찍 들어와 나쁜술집 가지말고.. 이런말 하는게 그렇게 자존심 상할까요?
자기 예전 그런 모습때문에 와이프가 이러는구나 그냥 웃으며 넘어가주기 힘들었을까요?
남편은 어쩌면 상사눈치,회사눈치 보면서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건데...
제가 예전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며 쏘쿨하지 못하고 남편을 너무 힘들게 하는건가요?
아.. 남편의 결정적 불만은 그런 나쁜곳에 안가도 제가 그런곳에 가지 말라고 토달며 찬물끼얹는것...
그리고 행여나 어쩔수 없이 가도 자기는 나쁜짓 안하는데 제가 너무 오바해서 생각하는 거래요.
자기를 정말 못믿는다고.. 100프로 믿고 싶지만 전적이 있으니 쉽지도 않고
전 남편이 이기적인거 같은데 남편은 저보고 이기적이래요..
어디가서 심리 상담이라도 받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