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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치킨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

우탁 |2010.12.17 15:56
조회 784 |추천 0

 

이것 때문에 난리다.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 말고, (이걸 따지다간 날샌다. 실지로 어제 100분 토론 날샜다.)

가장 중요한 쟁점.

 

“과연 통큰치킨은 공정거래법 위반 부당염매인가?”

 

공정거래법? 부당염매? 이걸 정확하게 알기 위해선 귀찮아도 법 좀 살펴봐야겠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2.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3. 경쟁사업자 배제                                                         

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제1항, 제2호에서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라 함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부당염매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없이 그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계속하여 공급하거나 기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낮은 대가로 공급함으로써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

 

자, 위 내용이 이번 통큰치킨에 관한 근거내용이다. (편의상 통큰치킨의 판매인은 롯데마트로 하고, 그 외 치킨판매업자는 치킨상인으로 통칭하자.)

 

롯데마트는 통큰치킨을 소비자에게 공급함에 있어 상식적으로 너무 싼 가격에 팔았기에 치킨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치킨상인들은 그들의 원가계산법에 의거, 원가보다 낮은 부당한 가격의 통큰치킨이 부당염매를 행하고 있고, 그로 인해 치킨상인들의 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외의 주장들…… 무슨 시장논리 들먹이면서 사업자 보호 파급되는 여러 마이너스 효과, 생존권 보호 기타 등등 미안하지만, 여기서는 NO TNX. (전적으로 내 생각일뿐이니까)

 

어쨌든 롯데마트는 일단 판매중단을 걸어놓았다. 하지만 부당염매의 가능성은 실제로 낮다고 생각한다. 자~그들은 점포당 300마리라는 제한을 걸어놓았고, 나머지 사이드디쉬(콜라, 절임무)를 따로 판매했다. 우리가 예전 배웠던 ‘규모의 경제’가 통용된다면, 롯데마트의 원가를 치킨상인들의 원가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롯데마트는 치킨을 팔기 위해 엄청난 노동을 투입하지 않았고, 그 생산설비 또한 저가로 마련이 가능하다. 기술, 노동과 자본의 3대 조건의 ‘잉여’라는 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롯데마트가 단 1원이라도 이윤을 남기는 원가를 공개한다면, 치킨상인들은 그들이 주장한 내용에 되려 목이 졸릴 수도 있다. 실제 치킨상인들이 먼저 그들의 원가를 공개해버리면서 우리는 전화 한 통으로 발생하는 치킨 이외 서비스 비용이 얼마인지 알아버렸지 않는가?

 

경제적 관점만을 놓고 보았을 때, 시장논리 사랑하시는 정규재(한경논설위원)씨가 옳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동방예의지국 이기에, 정이 넘치는 나라이기에, 정치권이 좋아하는 상생의 논리가 경제에도 통용되기에, 재물의 흐름을 평가할 때 주변 환경까지 생각해주는 나라이기에, 토론은 끝나지 않는 것이다.

 

살짝 열을 올려보자면, 커피값은 어떤가? 이놈의 스타벅스가 한잔에 4000원짜리 Take-away 커피를 판다. 대학가 앞 골목 집 Take-away 커피의 가격은 천원 대이다. 비가 오면 거기다가 또 500원을 깎아준다는 집도 있다. 물론 커피의 원가는 그 이하이므로, 여기서 공정거래다 뭐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만 우리는 브랜드로 인한 거래가격 상승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도 비싸다고 가방에 커피믹스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친구가 있는 반면, 밥은 2000원짜리 구내식당을 이용함에도 커피는 스타벅스만 마시는 친구도 있다.

 

롯데마트가 우리 집 1층에 생겨 통큰치킨을 판매하면 모르겠지만, 나는 전화 한 통으로 편하게 배달 받을 수 있는 치킨을 선호한다. 15000~18000원짜리 치킨이 비싸다고 물론 생각하지만, 나와 여자친구가 실제로 애용하는 치킨은 24000원에 치킨과 샐러드, 음료와 감자튀김이 제공되는 세트메뉴이다. 간편한 포장과 깔끔한 구성이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여기는 배달을 해주지 않으므로, 전화로 주문해놓고 준비되면 내가 가지러 간다. 물론, 충분히 함께 나가서 마트에 간 뒤, 마트 내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콜라와 감자튀김을 사고, 경쟁 후 통큰치킨을 사고, 식품관에 들러 샐러드를 사면 훨씬 싼 가격에 같은 구성을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엄청나게 잘 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 커플의 라이프 싸이클에 맞춰봤을 때 치킨구매에 시간과 정성을 쏟기에 회사 업무가 바쁜 우리는 너무 ‘피곤하다’는 이유다. 타이거 우즈의 잔디 깎기 문제에 나오는 기회비용의 이야기랑은 거리가 멀다.

 

나는 치킨상인들이 가격을 담합했다고 해서, 그리 화나지도, 따지고 싶지도, 불매운동을 벌이고 싶지도 않다. 그들이 정한 가격이지 않은가?

시장논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공급와 수요의 적정가격이 아니라 ‘이용자의 선택’ 문제다.

비싸건 싸건 그건 그들이 선택한 가격이고, 이용자는 그 선택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 동네, 시장골목의 닭집(이곳은 ‘생닭’전문이다)도 튀김닭을 판다. 한 마리 가격 6천원! 원래는 4~5천원에서 왔다 갔다 했었기에 난 별로 놀랍지도 않다. 장사가 잘되기는 하지만 이 집으로 인해 동네의 치킨상인들이 타격 받을 정도로 열광적이지는 않다. 나 또한 우리동네에 8년째 살고 있지만, 이 집을 이용한 횟수는 그닥 많지 않다. (대학생 때를 제외하고 돈을 벌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가지 않았다.) 내가 먹는 치킨세트에 비하면 4분의 1가격이지만, 난 현재 먹는 치킨세트에 전혀 불만이 없다. 매일 세끼 밥으로 먹는 치킨도 아니고, 그야말로 주 1회 내지 월 5~6회 먹는 외식인데, 약간의 과소비를 하더라도 편의상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이다.

 

치킨원가와 브랜드업체의 원가가 수면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치킨상인의 요구대로 “통큰치킨”을 없앤다 하더라도, 그들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거부할 수 없는 서비스와 내용을 가진 명품 치킨을 내놓던지, 아니면 소비자가 용인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던지, 광고비용을 줄여 원가를 줄이던지(하지만 소녀시대에 피해가 가는 것은 원치 않는 이중적 입장이므로 이건 plan B)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여론, 정부의 규제? 이런거 다 헛방이다.

 

치킨상인으로서의 결단이 필요할 뿐이다.

 

나만 어렵다고 주장하는 상생은 남들 힘들게 하는 어리광이지 않은가?

 

뭐를 도와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주에 돈 아껴서 치킨세트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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