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간호학도의 감동넘치는 실습기!

*_*꾸루꾸루 |2011.01.15 17:13
조회 1,382 |추천 18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뜨물뚜딸이 된 간호학도랍니닷.

요즘도 한창 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데, 열심히 배우고 또 환자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보면

가끔 예전에 겪었던 마음 따뜻했던 일들과 보고 싶은 환자분들이 생각나서 적어봐요ㅋ.ㅋ...........

요즘!!

시리즈판이나, 귀동판(매우 좋아합니닷. 실습가기 전에 매일 읽고가여~)이 인기가 많은 거 알아요 ㅜ.ㅜ

그런 소재를 원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용~~~~~~~~

 

 

 

1.

중환자실 실습을 하던 중이었어요.  가만히 누워 계시는 아주머니를 보다보면 이상하게도 자꾸 엄마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제가 대학을 타지에서 다녀요) 첫 실습에 대한 고단함과 서러움이 잔뜩 몸에 베인 탓이었을 진 몰라도 저도 모르게 시간이 나면 아주머니 옆에 앉아 있었어요~

수선생님께서 환자와 소통하시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서 가능했던 일이었답니다.ㅎㅎ

 

아주머니 옆에 앉아서 오로지 아주머니가 들어주실 지 모른다는 기대 하나로 매일 쫑알 거렸어요.

(아주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중환자실에서 몇 년째 투병중이셨답니다.....)

"아줌마 저는요~~~ 집에가면은 엄마랑 일단 영화를 제일 먼저 보러갈거에요! 그리구 엄마랑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갈거고, 밤에는 엄마 옆에 누워서 엄마랑 수다 떨거에요! 아줌마도 그러니까 얼릉 일어나셔서 따님하구 놀러 다니세요~~~~부끄"

 

그리고 매일 옆에서 동요를 불러드렸어요 ㅜ0ㅜ....... 동요가 제일 부담없는 노래일 것 같아서 열창했어요ㅋㅋ동요와 수다를 열심히 아주머니 옆에서 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을 때였는데,

 

그때 갑자기 일이 바빠져서 굉장히 소란스러웠었어요. 요란한 소리도 많이 나고 바쁜 발걸음 소리,사람들 말소리, 너무 시끄러운 탓에 주무시고 계시던 아주머니가 눈을 뜨시더라구요. 그리고서 멀뚱히 누워 계시는거에요. 다시 잠에 드시기에는 너무 시끄러워서 잠에 못드시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또 주제 넘게 아주머니 옆으로 갔습니닷 ㅜ0ㅜ...

 

"꼭두각시~~인형~~피노키오~~나는 니가 좋구나~~~빨강머리~~천사~만날때면~~나도 데려가주렴~기도

 

아주머니 배를 토닥이면서 늘 즐겨부르던 동요를 불러 드렸어요.

오 근데 제 착각이었을지 몰라도 아주머니 표정이 너무 편안해 지시는거에요!! (제 착각이겠죠^*^...?)

그러더니 눈을 감으시더니 주무시는 거에요.통곡

 

같이 실습하던 친구들 모두 깜짝 놀랐어요. 정말 청각은 끝까지 남아있나 보다.. 하면서 말이에요.

전 이미 너무 감동이 벅차올라서 말도 못하고 어버버버....눈에 폭풍눈물만 고여 있었네요.

ㅎㅎ그뒤로도 계속 아주머니 옆에서 노래 불러드렸어요. ㅎㅎ 아주머니 따님하고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정말 효심이 가득하던 따님.ㅜ0ㅜ 저에게  "엄마 심심치 않게 노래 불러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을 해주셨던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요. 

 

 

 

2.삼십할아버지! (ㅜ0ㅜ성함은 밝힐 수가 없고, 입원해 계셨던 병동이름으로 대체할게용..)

 

할아버지는 마비가 오셔서 늘 힘든 재활치료 받고 오시면 지쳐 주무시기 바쁘셨는데 난 그런 할아버지가 좋기도 귀여우시기도 하셔서 매일 같이 할아버딩~! 을 외치며 들어가곤 했어요.ㅎㅎㅎ

 

할아버지! 보다는 할아버딩~!이라고 불러드리는게 제 유일한ㅋㅋㅋㅋㅋㅋ애교였답니다ㅜ.ㅜ

그러면 꼭 나에게 따님 이름을 부르며 어여와- 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할머니께서는 "아이구 딸이 아니여, 여기 간호사학생이다!!!ㅎㅎㅎㅎ이해해요~ 영감이 좋아서그래! 좋아서!" 라고 하시구요.

 

그래서 제가 들어가면 재활치료로 힘드신 몸을 이끌고 구석에 숨켜둔 두유를 덜덜 떨리는 손으로 건내셨어요  "할아버지 이런거 안주셔도 되요! 저 이거 받으면 혼나요!" 라고 말하면 헤 하고 웃으시며 받을때까지 떨리는 손으로 들고 계셨어요. 이게 뭐라고 이걸 날 주신다고 이렇게 애를 쓰실까 싶어서 얼릉 두유를 챙기고 병동을 나와서 한참동안 진짜 그 두유를 쳐다봤었어요. 정말이지 먹기가 너무 아까웠어요..

 

그러다가 같이 실습하던 친구랑 할아버지께 찾아가서,

"할아버디~! 둘중에 누가 더 좋아요????????음흉" 라고 물어보면 더듬 거리는 목소리로 늘 공평하게

"둘다 좋아.헤-" 하시던 기억이 나네요.

 

할아버지 보고싶어요. 재활치료 열심히 받으셔서 얼릉 건강 되찾으세요!! 할아버지가 보고 싶지만 할아버지를 보려면 할아버지가 또 병원에 오셔야 하는 거니까 그건 싫구요...ㅜ0ㅜ 할아버지 안봐도 좋으니까 이제 병원 그만 오시기에요~~~~~~!!!

 

 

3.툴툴할아버지!

 

식도암 할아버지셨어요.

할아버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건 툴툴..밖에 없었어요. 매일 말씀하실 때 쏘듯이 말하시거든요~

하루는 할아버지가 과자를 사오셨어요. 하필이면 제가 그때 혈압을 재러 들어갔었거든요.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과자먹어" 무심한 네 글자.!!!!!!!!!

 

웃으며 "할아버지. 먹을 것 받으면 혼나요 저. 안돼요~~~통곡" 했어요.

그러니 "허?차!!!"하시는거에요.   웃으며 할아버지를 지나쳐 옆 할아버지 혈압을 재드리는데

무언가 날아온다. 왁!!!!!!! 저 진짜 깜짝 놀랐어요.

날아온것은 바로바로!!!!  ★버터와플★ "주머니에 숨켜서 갖고가 그럼!!!!!버럭 원...참나.." 그리곤 팩 뒤돌아 누우시는거에요.  일부러 내가 있는 쪽으로 힘껏 과자를 던져놓으시곤 쑥쓰러운 듯 뒤돌아 누우시는데

할아버지한테 너무 감사해서 괜히 "할아버지!! 나 좋아서 이거 주시는거죠? 저도 할아버지 좋~아~해~요"

하고 웃으면서 (주머니속에 숨켜서) 가지고 나왔었어요.ㅎㅎㅎㅎㅎ

 

음 그리고 하루는 많은 양의 수액을 맞으시다 할아버지가 바닥과 침대에 소변을 흘리시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 씩씩하고 터프하시던 할아버지 눈에 눈물이 고이신거에요...  친구와 나는 "괜찮아요.그럴 수 있죠. 우리가 빨리 치워드릴게요 아무도 모르게! "하고 치워드리고 나오는데 할아버지께서 사과를 깎고 계시더라구요.

 

장난삼아 "할아버지. 나두 사과 깎아주세요!" 그랬더니 "응~" 하시더니 정말 깎고계시는거에요.

"ㅎㅎ에이 할아버지 장난이에요- 할아버지 드셔요" 하고 급히 빠져나오고 그 일을 잊고 있다가 몇시간 뒤 다시 할아버지께 가고있는데 내가 가자마자 부스럭부스럭 뭘 주섬주섬 꺼내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척 과도를 들고 사과깎을 폼을 잡으시는거에요.

그리고는..  "사과 깎아달라며!!!!!!!!!!참나!!!!버럭"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꽥 소리지르듯 말했어요. "할아버지! 완전 감동이에요!" 제가 이렇게 말하니까

또 그 특유의 툴툴거림으로 "참나....원..." 하시면서 할아버지가 웃으시는데 할아버지의 미소가 너무 예뻐서 넋놓고 바라봤던 기억이 나요!ㅎ ㅎ

 

 

 

 

 

 

 

^0^ 다른 많은 분들도 있었지만 다른 병원, 다른 부서를 돌아도 늘 생각나시는 분들 위주로 적어봤어요.

그래도 늘 마음에 걸리는 건, 나에게 저렇게 잘해주셨던 분들을 나는 '일거리'로 받아들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거에요.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 단지 나에게 '일거리'로 전락해버리는 건 너무 씁쓸하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그 생각만하면 늘 죄송스러워요.

실습하던 병원 중환자실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니가족이 먹을 것,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들을 다루어라." 그때는 그냥 네- 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이 된답니닷~

 

가끔 네이트판을 읽으면 불친절한 간호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저두 병원가서 불친절함을 당해본 사람이고 해서 그런 마음 다 이해한답니다.

그치만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를 위해 항상 힘쓰시는 선생님들이 더 많다고 저는 말씀드릴 수 있답니다!!!!!! ㅎㅎㅎㅎㅎ

 

두서없이 긴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좋은 주말 보내세여*^0^*

추천수18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