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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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 하고 건축설계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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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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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신규직원이 채용이 되서 제 옆자리에 배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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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은 착하게 생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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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착실히 잘하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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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본부장님을 비롯한 임원진(사무소 특성상 사람이 별루 없음)분들이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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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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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 신입 000씨도 왔는데 나가서 점심이나 같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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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모두 웃으면서 "네" 하고 일어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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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좀 이상해서 옆자리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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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신규직원이 머쓱해 하는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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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ㅈ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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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사무실에 영하 100도의 냉기가 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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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있다네 신발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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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모두 뭐 저년 무뇌중이 있냐는 듯한 표정으로 경직되어 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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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들 암말없이 나가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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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구내 식당에서 짬밥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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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물론 신규직원은 약속이 있다면서 먼저 나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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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 공산당도 아니고 민주주의 사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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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밥먹고 돌아온 오후. 드디어 첫 임무가 맡겨진 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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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씨 이 앞에 구청가서 00서류좀 띠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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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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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후에 돌아온 신입. 좀 더웠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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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10분후 "아니 이 서류가 아닌데. 000씨 다시 떼어와야 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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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연히 우리 모두는 "죄송합니다. 얼른 다녀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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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을 기대했지요. 순간 신입님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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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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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뭐니 진짜. 너 뭐야 ㅅ ㅐㅋ 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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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임무는 이렇게 어리바리 하게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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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입의 두번째 임무는 손으로 작성된 회의록을 워드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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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디게 시끄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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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옆을 힐끗 봤더니. 키보드도 옛날 삼성거라서 시끄러운데. 이게 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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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라니. 아. 21세기 최첨단 디자인을 요구하는 사무실에서 독수리라니. 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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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이넘아. 그래뭐 연습하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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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참있으니까 조용해 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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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는 거지? 하고 살펴 봤더니. 아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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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냐?, 야 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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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백 의자에 목을 탁 기댄채 한숨 때리고 계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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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못해 제가 화장실로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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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씨 아무리 피곤하셔도 신입에 오늘 첫날이신데 좀 참아 주세요.(^^|발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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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 대답은 무지하게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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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시 "타타탁탁탁~타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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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열심히 일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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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잘 들어보니 이상하게 타자치는게 문서 치는 소리가 아닌거 같았습니다(오랜 스페셜포스 결과로 인한 엄청난 사운드 플레이 기술 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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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옆을 봤더니. 웃어 막. 막 혼자 타자치면서 웃어. 뭐야 이시키 일이 즐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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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에라이. 친구랑 네이트온 하면서 무지하게 헤죽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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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자. 참자.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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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또 조용해. 끝났나 보군. 옆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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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걸 또자네. 다시 불러서 말하기도 그렇구 그냥 툭쳐서 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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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다시 일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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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제가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그 녀석 자리를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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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는 안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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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실인지라 캐드라는 프로그램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 사무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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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식 벌써 캐드 도면을 치나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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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뭔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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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화면에 십자가 모양이 있길래 난 당연히 캐드겠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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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대고 명령어를 입력하는게 아니라. 마우스를 광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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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시키. 하고 봤더니. 야 이새키 진짜 욕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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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가 아닌 스나총으로 줌을 당기고있는 서든 어택이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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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화한번 크게 내려고 커피를 제자리에 놓고 팔을 걷어 올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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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이 "저 선배님 퇴근은 언제 하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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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 돌았구만. 가이새캬 집에. 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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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여튼 웃기지도 감동적이도 않은놈이 울 사무실에 들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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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