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으로 판을 쓰는 20대 여자사람입니다
오늘 저에게 있었던 일을 혼자만 기억하기엔 너무 아까운 것 같아 판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는 전남대 재학중이구요, 집이 서울인 관계로 고시원을 알아보러 광주에 내려갔다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광주역에 도착해 9시 20분경 광주에서 용산으로 가는 518번 KTX를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12시 20분경 용산역에 도착했고 저는 열차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바깥으로 나가려는 찰라였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제가 우산을 열차에 두고 내린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값비싼 우산이 아니었고 (2000원짜리 저렴한 우산) 귀찮음이 생겨 그냥 갈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왠일인지 그날 따라 우산을 챙겨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계단을 재빠르게 내려와 아직 선로에 대기되어있는 케이티엑스에 올라타 재빠르게 우산을 집었습니다. 그리고 내리려는 찰라... 케이티엑스가 서서히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종착역은 용산으로 끝인데 ㅜㅜ 도대체 어디로 출발하는 건지.. 그때 당시 제가 7호차에 승차중이었는데 당연히 그 안에 계신분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 1호차부터 8호차까지 케이티엑스를 모두 샅샅히 살폈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없는 것이에요 ㅜㅜ.. 열차는 덜컹거리며 잘만 달리는데,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그때 갑자기 선로 중간에 열차가 스르르 서는 것입니다.
저는 이때야 다행이다 싶어 비상 손잡이를 당겨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근데 웬걸.. 이 비상손잡이 정말 쓸모 없더라구요 ㅜ 2번당기면 문이 열린다더니.. 전혀 안열리던데요? 저 진짜 힘 센편이라 10번도 넘게 당겨서 여는거 시도했는데 안되더라구요.
핸드폰 시계를 보니 새벽을 향해 치닫는 12시 반 경이었고 저는 두려움에 떨며 전화기를 꺼내 119를 눌렀습니다.
마침 제 핸드폰에 배터리는 얼마 없어 충전기를 연결하세요 라는 뚜렷한 자막이 떠올랐습니다(무슨 드라마도 아니고 평소엔 빵빵하던 배터리가 ㅠ)
119에 걸자마자 2번정도 신호음이 가더니 소방관에서 근무하시는 걸로 추정되는 분이 전화를 받으셨고 저는 다급하게 상황설명을 했습니다
나 -"제가 지금 케이티엑스에 갇혔구요!!살려주세요!!ㅠㅠ"
소방관분 -"네? 어디시라고요?"
나 -"케이티엑스 갇혔다고요 광주에서 용산가는 9시 20분차 탔는데 갇혔어요 아무도 없어요 저만 있어요 살려주세요!!!ㅠㅠ"
소방관분 -"아 케이티엑스에서 종착역에서 내리지 않으셨다구요, 잠시만요 거기 계신다고 뭐 숨막혀 돌아가시는 거 아니니까 안정하시구요 제가 서울역쪽에 연락해서 상황 설명드리고 하차하실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나 -"네 꼭좀요 ㅠㅠㅠ"
대충 이런 내용으로 통화한거 같아요
그리고 마침 어딘가에서 구세주처럼 들려오는 목소리..
네, 케이티엑스 운전하시는 열차 기장님 음성이었습니다 ㅠ
저에게 안심하라며 잘 도착하게 해줄테니 대기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종착역에 무사히 도착했고 (아마 행신역이었을거에요) 저에게 택시비가 없으니 택시비 하라고 2만원까지 주시며 안전하게 택시까지 배웅해 주신 차창문기장님(성함 이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귀가 어두워서요 많이ㅠㅠ)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까 전화로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정말 판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네요
제가 처음으로 판을 쓰는 거라 많이 미숙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신분들!! 복받으실거에요 ㅠㅠ 어쨋든 밤이 깊은 새벽이네요. 이제 그만 주무세요, 전 그만 쓸게요 ㅋㅋ(이렇게 끝내는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