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제가 이기적인 거냐고 여쭤봤던 20후반여입니다.
쓴 거 다시 읽어보니 나름 객관적으로 쓴다고 썼는데
상당히 주관적이긴 하네요..;;
그렇다고 없는 사실도 아니지만..
일단 몇가지 추가 설명 좀 할게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중, 왜 동생남친을 와서 살으라했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다른 분들 댓글에 댓글 달았던 것처럼 완전 처음보는 애는 아니었어요.
동생남친 봐온게 햇수로 3년쯤 되고, 사정도 나름 알고 있었고,
불량하고, 불성실하고 책임감없는 애는 아니라고 느꼈었어요.
제가 적은 글만 봐서는 진짜 별로인 타입이지만,
같이 지내기 전엔 전혀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구요.
저희 엄마한테도 인사했고(그러니 엄마가 쟤들 편을 드시는 거겠죠;;),
엄마도 애가 참 괜찮다고, 안정적으로 자리만 잡으면 결혼시키고 싶다고 하셨을 정도셨어요..
때문에 선뜻 와있으라고 했던 거구요.
이런 부분이 생겨서 제가 스스로 헬게이트 열고 들어가는 거라곤 생각치 못했었어요.
그리고 여자 둘 있는 집에 동생 남친 데려와서 셋이서 어떻게 지내냐..하시는데,
지방이다 보니 월세 30만원으로 방 두칸에 거실이 따로있고, 조그만 베란다도 있고,
세탁기 넣고도 자리가 넉넉히 남는 화장실도 따로 있는 집을 구할 수 있었거든요.
때문에 동생 남친이 와 있는다 해도 잘 곳이 걱정이거나
다 같이 한방에서 생활하지 않아도 돼요'ㅡ';
동생이랑은 둘만 있어도 편한 츄리닝차림으로 지내는 편이라..;;
낯선 사람 그 누가 오더라도 급하게 뭐 어째야 할 상황이 안 생기거든요;;
무튼, 그 친구 상황이 안쓰럽고 동정심 생겨서 오라고 한 건,
누가 뭐래도 제 실수이긴 해요..;;
그치만 그때까진 정말 몰랐죠 뭐..
이래서 어른들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하는구나...를 뼈져리게 느낄 줄은.
서론이 길었지만, 이제 진짜 후기에요'ㅡ';
동생한테 먼저 연락해서 이야기하니 남친하고 이야기하라며
왜 자기한테 이야기하냐고 오히려 승질내네요.
그래서 그 날 저녁 동생남친 불러서 이야기했어요.
더 이상은 이렇게 못지내겠다.
지난번에 싸웠을 때 동생이 나한테 "언니가 먹은 설거지까지 왜 우리가 해야하냐"고 했는데
나도 더 이상 니네가 쓴 생활비 다 내고 싶지 않다.
너 전에 있던 집 보증금(조금 걸어뒀던 게, 집이 이제야 나가서 보증금 이제 받는대요) 받을 거고,
지금 겜방 알바하는 거 월급도 받으면 당장은 돈에 여유 좀 생길테니
그간 밀린 돈부터 갚아라, 3월 방세 포함 4달치 60만원이다.
그리고 지난 번에 빌린 10만원 합산해서 총 70만 일시불로 이 달 안에 나한테 주고
이달부터 모든 공과금은 n/1로 확실하게 계산해서 내도록 하자,
이달말에 공과금 나오면 계산해서 너네 2명분 금액을 이야기해주겠다,
부식비 같은 경우는 그래도 내가 너네보다 버는 게 여유가 있으니
뭐 사먹는데 돈 아깝고 그렇지 않았지만 더 이상은 싫다,
뭐 필요해서 장보러 가거나 하면 꼭 셋이 같이 가서 현장에서 n/1하고,
부득이하게 같이 못가는 경우가 생기면 영수증 반드시 첨부해라,
그 외에 들어가는 잡비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평소 생활하는 것도 버릇든 거 같은데 좀 바꿔줘야겠다,
한 달 지켜보고 안되겠다 싶음 나가라고 이야기할 거니까, 쫓겨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라,
니네가 못나겠다고 해도 나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들겠다,
지금 키우는 고양이들(제 새끼들'ㅡ';) 위탁보내거나 호텔에 돈 주며 맡기는 한이 있어도
내가 방을 뺄 생각까지 하고 있으니 그냥 하는 이야기아니다.
라고.
그 날 자기 공부하고 집에 늦게 들어온 동생에게도 이야기 했습니다.
표정이 멍해지더군요. 언니가 정말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그런 표정.
그러면서 하는 말이 공과금 내 몫은 내가 낼게, 내 남친꺼는 방세에 포함해주면 안되겠냐고.
지 남친이 돈 내는 건 아깝고 내가 돈 내는 건 정말 아무렇지 않나 봅니다..
바로 안된다고 했습니다. 이미 니 남친하고는 이야기 다 끝났으니
다르게 할 생각하지 말라고. 무조건 n/1이라고.
내가 왜 니 남친 공과금까지 내줘야 하냐고, 정 맘이 쓰이면 네가 내라고.
난 딱 내가 쓴 만큼만 내겠다고.
내게 더 이상 말이 안 통하니, 그래..알겠다..하더군요.
절대 미안하단 소리는 안하더군요.
무튼, 돈 문제는 이렇게 이야기됐고, 일단은 한 달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야기 한 직후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기는 하네요.
"누나, 이번 주말은 내가 쉬니까 이건 제가 해둘게요. 손대지 마세요"하고는
진짜 자기가 딱 해놓고. 동생이 싫은 표정 짓고 막 그래도 그러지 마라고 중간에서 타이르기도 하고.
엄마한테도 확실하게 이야기해뒀어요.
지금 상황이 엄마가 보기엔 내가 두 녀석 구박하고 못살게 구는 것처럼 보여도,
제 3자들이 보면 다 날 불쌍하고 멍청하게 당하고 있는 사람으로 본다고.
나도 더 이상 참지 않을거고, 이기적이든 나 밖에 모르는 못된 가시나가 됐든 간에
나도 이제 내 식으로 할테니 그리 맘아프면 엄마가 끼고 먹이고 살리든가
아니면 그냥 내비둬라, 쟤들땜에 나 지금 결혼할 돈도 못 못으고,
이대로 등골 쪽쪽 빨리다 죽고 싶은 생각도 없고,
지금 만나는 그 사람한테 미안해서도 싫으니까 나 말리지 마라고.
무튼, 이렇게 됐습니다.
나중에 보니 베스트 올라가있어서 조금 놀랬네요;;
동생이랑 다 같이 욕 먹게 되서 좀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글 지울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처음으로 제가 이기적인 게 아니라고 해주신 분들 마음이 감사해서,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보고 맘 야무지게 먹으려고 놔둡니다.
톡도 아니었고, 댓글이 많지도 않은 글이었지만,
그래도 궁금하신 분들 계실까 해서 후기까지 남겨봅니다.
다들 기분좋은 주말 되세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