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자메이카!
내가 정말 그 땅을 밟고 왔구나! 드림컴트루다 진짜
갑자기 눙무리..
나 이번에 쿠바랑 자메이카 여행가!
라고 말하면 주변 반응은 80퍼센트 정도 이랬다.
뭐?! 진짜 가는구나, 넌 언젠가 갈줄 알았어. 근데 무지 위험하지 않냐?!
10퍼센트는 이랬다.
넌 가도 왜 그런델 가냐??
나머지 10퍼센트는 이랬다.
아 부럽다. 좋겠다~
마지막 10퍼센트의 반응을 보여준 사람은 정말 극소수 였다.
90퍼센트의 사람들이 말한대로 무지 위험하고 가도 왜 그런델 가야하는지 모를 나라 쿠바와 자메이카.
havana blues ost - se feliz
먼저, 쿠바를 가고 싶던 결정적 이유는 거의 영화 하바나 블루스 때문 이었을거다.
언젠가 하바나 블루스를 보기 위해 아침부터 혜화동 어떤 인디영화관에 찾아가 열명이 채 안되는 관객들과 띄엄띄엄 앉아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사회주의 체제의 나라 쿠바라는 특수한 상황안에서 주인공들의 꿈과 도전,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여러 충돌들을 보면서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사운드트랙까지도 완벽했다.
film 'roots, rock, reggae'
자메이카를 가고 싶었던 건, 작년 유럽여행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을 돌면서 나는 처음으로 레게음악을 접하게 되었다. 그레고리 아이작의 열혈팬이 되기도 했고, third world의 독일 투어 콘서트를 가보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홍대에 하나뿐이던 레게바를 드나들며 그들이 상영해주던 자메이카 필름들을 보게되었다. 필름 속 자메이카는 후덥지근하고, 까맣고, 촌스러웠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영화 harder they come, rockers, roots rock reggae등은 은연중에 나의 마음 속을 파고들어와 가슴한켠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주저 없이 떠났다!
학교다니며 알바해 번 돈 탈탈 털어..
통장 잔고 0원을 보고 뜨거운 눈물을 삼켰지만 또 한편으로 쿠바행 이티켓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떠난다고 생각하니 모든게 좋았다. 그런데 단 하나 걸리는 것은 이게 지금 현실도피인가 하는 것이었다.
학교를 4학년 2학기까지 다 마치고, (졸업 유보를 하긴 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친구들의 취업소식은 나를 자꾸 조급하게 만들었고 집에만 내려가면 이제 뭐할거냐며 압박을 주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혼자 스트레스 받곤 했다. 막상 이 상황에서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그땐 또 뭘 할건가 하는 앞선 고민에 휩싸였다. 내가 지금 여유있게 여행을 갈 상황인가?
하는 머리아픈 질문을 힘들게 뒤로하고 다 잊고 즐기다 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