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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쁜 새언니 인가요?

나쁜새언니 |2011.03.12 00:32
조회 84,351 |추천 424

 

요즘 판에 계속 올라오는 내용은 나쁜 새언니 뿐이네요.

글 읽으면서도 한숨만 나오고 새언니 입장에서도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뿐이지만...

반대입장의 제 얘기도 한번 들어봐 주세요.

 

 

저는  올해 스물 아홉 이고 남편은 서른 하나, 두 살 많은 오빠지요.

결혼 전에 시부모님이야 워낙 좋은 분이셨고..

남편도 3년간 변함없이 절 사랑해준 것만 믿고 결혼했어요.

 

결혼한지는 이제 일년 정도 되었구요.. 현재 시부모님 댁에서 살고 있어요.

시부모님이 집이 완공 되려면 1년 반정도 걸린다며... 그때까지만 같이 살자 하셨어요..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고.. 지금은 집에서 간간히 번역일 하고 살림하고 있어요..

 

직장을 그만둔건 저나 남편이나 빨리 아이를 갖길 원했는데..

남편과 제가 다니던 직장은 페이는 쎄지만 야근도 많고 스트레스도 워낙 많은 직업이었어요..

어디라고 정확히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건축공학쪽 이라 보통 남자들이 많고 그래서 남편이 더 싫어하기도 했구요..; 여자가 남자 일 하면 몸 축난다면서요..

또 제가 학생 때 용돈벌이 삼아 하던 번역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위함도 있었구요..

 

 

아가씨는 이제 막 대학 새내기가 되셨네요..

시댁 쪽으로 여아가 귀한 집안인데다가 늦둥이라 워낙에 온 집안 사랑 받고 커서 버릇이 좀 없다. 결혼 전 남편이 그렇게 말했었고 솔직히 그게 무슨 상관이랴 했어요..

실제로 시아버님 형제가 세분이나 되는데 딸은 아가씨 하나라 온통 오빠들 사이에서 사랑은 독 차지하고 큰거 같더라구요.

 

 

아가씨는 키가 크고 바스트도 좋은데다가 서구형 외모예요. 정말 두루두루 갖추셨죠. 물론 성격이나 성적을 제외하면요.

그에 비하면 저는 키도 작고 호리호리한 몸에 동글거리는 인상이라 순해보인다고들 해요.. 그래서 쉬워보였나봐요.

 

 

첨에 아가씨 만난 건 상견례 자리였는데요..

외모탓에도 한성깔 하겠구나 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자기 엄마(그러니까 시어머니)한테 짜증을 있는대로 다 부리더라구요.

딸 귀한 집의 고명딸이라 그런지 워낙 오냐오냐 하며 키운 것 같고.. 그래서 아 정말 좀 힘들겠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혼 여행 갔다가 집에 왔는데 저희 캐리어를 탁 뺏어가더니 막 뒤지면서 자기 선물 어딨냐는 거예요

남편이 너 왜 그렇게 버릇이 없냐. 언니 왔는데 인사부터 해야하는 거 아니냐 이랬더니

쳐다보지도 않고 왔어요? 이러더니 제 짐을 또 막 뒤지더라구요..

안에 속옷이랑 이것저것 제 물품도 다 들어있는데 바닥에 막 늘어놓고...

 

남편이 막 화내려는데 시어머님이 나오시면서 "놔둬라, 딴에 반갑다고 하는 거겠지." 하시는거예요..;

솔직히 어이가 없었는데 시어머님은 좋은 분이라...

제 손 꼭 잡아주시면서 "비행기 타느라 고생 많았지? 아가. 재미있었니?" 하시길래...

저도 얼른 짐 풀어서 어머니 선물 드리고 아버님께 인사드리고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어요.

 

 

 

최근 일로는.. 아가씨 대학 선물로 제가 가방을 하나 사드리려고 했어요..

근데 저도 번역쪽으로 아직 터가 안 잡혔고 오빠 페이가 적진 않지만 시부모님께 다달이 생활비 드리고 보험료에 적금에.. 또 오빠 출퇴근용으로 할부로 차를 사서.. 할부금도 만만치 않거든요.. 생활해 보니 그렇네요.. 돈이 있어도 없어요..

 

근데 인터넷에서 샤X가방 예쁜 걸 봤다며 그걸 사달라는 거예요...

가격만 3백만원이 넘어가는 가방이었죠..

 

솔직히 대학 새내기가 들기엔 좀 비싼 거 같고..

저도 사정이 사정인지라 저도 모르게 곤란한 표정을 지었나봐요.

표정이 싹 굳더니 자기 혼잣말로 저 들으란 듯이..

'지가 돈 버나. 오빠가 돈 벌지. 왜 지가 나서고 지X이야.' 이러는 거예요..

 

 

어이가 없어서.. 

오빠가 퇴근해서 제 표정 안 좋으니까 왜 그러냐고 애교 피우고.. 그랬는데

마침 아가씨가 방문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오빠한테 가방 사달라고 조른거죠.

오빠는 방문 벌컥벌컥 여는 것도 안 좋아하는데 일단 참고 가격을 보더라구요..

그러더니 기함을 하고 우리가 갑부냐고 너 언니한테 이런거 사달라고 했냐면서 호통을 친거예요.

 

아가씨 울고 불고....

오빠가 되서 동생 대학 선물로 이정도도 못 사주냐고... 자기가 고생을 얼마나 했는데 그러냐며....

 

 

아가씨요.. 고등학교 내내 공부 너무 안해서 지하철 통학 가능한 지방 전문대 들어가셨어요...

그것도 작년에 제가 과외다 뭐다 옆에서 붙어 간신히 들어가셨고..

그 일로 저희 시부모님이 저를 좀 예뻐하셔요...

포기한 딸래미 대학 보내줘서 고맙다고... 저는 그저 민망하지요..

 

 

암튼 어머님 아버님 방에 계시다가 달려나오시고 교통정리 하셨는데..

아버님이 아가씨를 좀 많이 예뻐하세요.. 물론 저도 굉장히 예뻐하시지만 딸만 하시겠어요..

아빠가 사줄테니 울지말고 얼른 자라 하고 아가씨 들여보내시고...

저희한텐 자렴 하시고 더 이상 가타부타 아무 말도 안하시더라구요...

 

 

가시 방석 같은 밤이 지나고

그 다음날...아버님이 "아가 저녁이나 같이 하련?" 하시고 저 불러서 근사한 저녁 사주시고 백화점엘 가자 하시더라구요..

가서 결국 아가씨 가방 사고.. 저한테도 하나 고르라시는 거예요...

우리집 딸이 둘인데 어떻게 한 딸만 사주냐며... 너도 내 귀한 딸이니 너도 하나 고르렴 하시는데... 저는 면목이 없어서 못 고르겠더라구요...

 

아버님 죄송해요.. 저희가 아가씨 대학선물 하나 못 사드리고.. 그랬더니..

아니라고.. 내 딸이 철 없어 미안타.. 하시고 허허 웃으시는데 전 정말...

 

 

그리고 자기 빨래 저희 방 앞에 갖다 놓는 건 다반사구요..

저 샤워하는데 문도 벌컥벌컥 열어제끼는 통에 저 이제 문 잠그고 샤워해요...

한번은 고등학교 교복 저한테 빨아서 다려놓으라 하고 자긴 놀러나가더라구요...

물론 시어머님 안 계실때요...

집에서 그거나 하지 뭐해요? 이러면서...

 

 

 

 

그리고 또 다른 일로는...

 

지난 겨울, 제가 하루는 좀 많이 아팠어요..

진짜 많이 아팠는데.. 어머님이랑 아버님이랑 시골에 일 있어서 내려가시고...

오빠는 늦게 퇴근하고 아가씨는 놀러 나가셨는지 안 보이시구...

오후에 약 먹고 늦게 일어났는데 열은 펄펄 나지.. 목은 바싹바싹 타지... 정신도 혼미하고...

차가운 딸기가 그렇게 먹고 싶더라구요.. 정말 너무 먹고 싶은거예요.. 그럼 열이 쭉 내릴거 같고..

 

그래서 일하는 오빠한테 할 짓은 아닌데...

문자 보내서 오빠 내가 너무 아픈데 딸기가 정말 먹고 싶다.. 이따 올 때 사가지고 올 수 있냐.. 했어요..

우리 오빠 또 제가 아프다니까 전전긍긍해서는 오늘 내가 늦는데 어떻게 하냐.. 그러길래

늦게라도 괜찮으니까 딸기만 좀 사다달라 하고 약 먹고 또 한 숨을 잤어요.

 

 

근데 자고 있는데 갑자기 얼굴에 뭐가 내동댕이 쳐지는 거예요...

너무 아픈데 정신이 번쩍 들어서 뭔가 하고 쳐다봤더니..

아가씨가 짜증에 짜증을 내면서..

 

딸기 하나 직접 못 사다 처먹어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참네

내가 이깟 딸기 땜에 놀다 말고 집에 들어와냐 하냐고!!!!!!!!!!!!! 승질에 승질을 내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방문 쾅 닫고 다시 나가시더라구요...

 

이유인즉슨..

오빠가 자기는 너무 늦을거 갖고.. 제가 걱정은 되고 하니까..

아가씨한테 전화해서 집에 좀 가봐라.. 딸기 사들고.. 한거예요..

 

오빠 말이니까 듣긴 들어야 할거 같은데... 자기 딴엔 짜증이 난 거죠..

아가씨가 그나마 유일하게 무서워 하는게 오빠거든요..

나이 차도 좀 나는데다가 다들 오냐오냐 하는데 오빠는 잘 해주면서도 선을 딱 그으니까 좀 어려운가봐요..

 

 

쨌든.. 저 그날 아픈데 일어나서 이불이랑 베게 커버랑 다 빨았습니다..

저 시집올 때 엄마가 해준 하얀 실크 원단 이불에 빨갛게 딸기 자국 남을까봐..

아파서 서럽고.. 엄마 생각나서 서럽고.. 울면서.. 다 빨았네요...

 

 

오빠가 저한테 해줘야 할 일을 아가씨 시킨건 잘 못 이지요...

근데 제가 그걸 얼굴에 쳐맞을 정도로 잘 못한 건가요...

결국 저 그날 새벽에 응급실 갔네요...

 

열이 38도 9부까지 오르고 스트레스에 위염까지 이것저것 겹쳐서..

집에서 절대 안정 취하라는 얘기 듣고 왔는데...

아가씨 다음 날 한다는 얘기가.. 딸기 사다줘도 못 처먹을 꺼 왜 시켰냐 하대요..

저 너무 열 올라서 딱 잘라 제가 죄송하다 했어요. 담에 오빠가 아가씨 시키는 일 없을거라고...

대신 아가씨도 저한테 덕 볼 생각 말라고.

아가씨 빨래도 아가씨가 직접하라고. 이제 대학생 아니냐고 그랬더니.

 

 

하. 언니 이제 본색을 드러내네요. 착한 척 가식 잘만 떨더니...이런 여자인 거 우리 오빤 알려나?

 

이러네요...

 

 

 

...갑갑합니다.

스크롤이 길어졌네요.. 답답한 마음에 줄줄이 써내려 봤어요.

 

 

 

추천수424
반대수7
베플ㅠㅠ|2011.03.12 00:58
아...이런 아가씨들이 시집가면 미친 새언니가 되는거군요 미친 새언니들의 출처를 알았다~
베플와...|2011.03.12 00:50
이시누랑요즘올라오는싸가지새언니가만나면어떻게될까?
베플ㅋㅋㅋ|2011.03.12 09:48
떡볶이 사오라던 그 미친 새언년한테.. 저 시누년이 떡볶이 사다가 얼굴에 던지면 볼만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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