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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B.N.Q7

농구왕김타자 |2011.03.17 14:02
조회 871 |추천 8


그날 밤 B N Q 1호실.
일석점호 시간 30분 전!
점호에 임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근래에 볼 수 없었던 초 긴장감들로 경직되어 있었다. 모두들 전투복 완전복장에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각진 모습으로 정좌해 있었다. 조금의 움직임도, 미세한 숨소리도 없다. 눈동자마저 모두들 굳어있다. 항상 큰소리만 쳐대던 오창우 하사조차도 바짝 얼어 있었다. 긴장하지 않고 있는 이들은 김대명 하사를 비롯한 그의 동기들 다섯 명 뿐이었다.
양쪽으로 칼같이 반듯하게 앉아 있는 B N Q 하사들.
그들 사이를 부 Q장인 백동수 하사가 부리부리한 눈망울을 굴리며 왔다갔다 한다. 영민은 그가 앞으로 지나갈 때마다 괜히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그는 B N Q를 최종점검하고 있었다. 기본적인 바닥 청소 상태부터 시작해, 총각 틀 총기 보관 상태, 점호받는 이들의 두발과 복장 상태, 신발 정돈 상태, 심지어는 갑자기 침상위로 뛰어올라와 관물함을 열어 그 안의 정리 정돈 상태까지 살폈다.
그러나 모든게 비교적 완벽했다. 꼬투리를 잡을 만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드디어 백동수 하사가 앞에 섰다. 꽤 흡족한 표정이었다.

" 청소한다고 모두들 수고 많았다. 지금부터 내가 한가지만 묻겠다. 입은 열지 말고 해당되는 사람은 조용히 손만 들어라. "

나직했지만 음산한 그의 목소리에 모두들 진땀을 흘렸다.
뭘 물어보려는 거지?

" 오늘 일에 대해서 뭐 아는 게 있는 사람? "

그러나 모두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눈동자만 조금씩 굴려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더욱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백하사가 다시 입을 연다.

" 좋아, 그럼 아까 오후 두 시 쯤에 B N Q에 있었던 사람? "

그러나 그래도 손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자 백하사가 대번에 인상을 구기며 장하사 앞으로 간다.

" 장유정, 너 그 시간에 어디 있었어? "

흠칫 놀라는 장하사.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연다.

" 예?... 저, 저는 그 때 사역(부대 내에서 하는 여러 잡일들) 하고 있었습니다.

" 시발놈아! 니가 헌병반장한테 전화 했었잖아? "

" 예. 그런데 그 땐 세 시 쯤이었습니다. 사역 끝나고 B N Q에 들어왔을 때 세 시 넘어서였습니다. "

장하사가 진땀을 흘리며 말하는 동안 백하사는 무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니가 들어왔을 때 B N Q 1호실 어땠어? "

" 예?...... 박기우 하사가...... "

" 빨리빨리 말 안해? 새꺄! 대가리 바닥에 쳐박고 말해야 말 잘 나오겠냐? "

" 아닙니다. 박...... 박기우 하사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

" 사방엔 피투성이고? "

" 예. "

"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

" 예. "

" 다른 호실에도 아무도 없었어? "

" ...... "

" 시발놈이 진짜... "

장하사가 잠깐 대답을 못하고 있자, 다시금 백하사의 인상이 사납게 구겨진다. 얼른 다시 말을 잇는 장하사.

" 저..... 2호실에...... "

" 2호실에 뭐 시발넘아! "

" 전빈영 하사님이...... "

" 전하사님? "

순간 몸을 움찔 떠는 영민. 그러나 다행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 예. 전하사님이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

" 전하사님 말고 딴 사람은? "

" 없었습니다. "

" 그래서 넌 바로 헌병반장한테 전화했던 거냐? "

" 예. "

순간 '쫙' 소리와 함께 장하사의 얼굴이 옆으로 홱 돌아갔다. 다시 한번 몸을 떨며 놀라는 영민.
장하사는 놀란 시선을 잠시 백하사에게로 향했다가 급히 거둔다. 장하사를 무섭게 노려보는 백동수 하사.

" 야 이 새꺄, 니가 헌병이냐? 어? "

" 아닙니다. "

" 근데 새끼야 헌병반장한테 젤로 먼저 일러 바치냐? "

" ...... "

" 새꺄, 나도 있고 Q장님도 계시고 많잖아. 니 위에 고참들 다 뒈지고 없었냐? "

" 죄송합니다. "

" 그리고 새꺄, 넌 알만큼 알고 있는 놈이 아까 손들라고 했을 땐 왜 손 안들었어? 어? "

" ...... "

" 대가리 박아 새끼야. "

그러자 신속한 동작으로 침상에 머리를 박는 장하사. 그런 그가 안되 보이는 영민.

" 씹새끼들...... 너희들 요즘 아주 개판이. 어? "

백동수 하사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친다. 쥐죽은 듯이 조용한 B N Q.

" 야 지금부터 솔직히 얘기들 해. 기우 누가 그렇게 했어? "

여전히 말이 없다.

" 어? "

다시 백하사가 버럭 소리를 질렀으나 여전히 B N Q는 정적에 휩싸여 있다.
잠시 후......

" 좋아 분명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엔 없는거다. 그렇지? 시발 나중에라도 거짓말한 거 발각되면 아주 죽여 버린다. "

끓어 오르는 성화를 억지로 눌러 참는 백동수 하사. 그렇게 살벌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갈 무렵 드디어 누군가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연다. 김대명 하사다.

" 동수야, 시간 다 됐어. Q장님께 전화 드려야지. "

그러자 사납게 김대명 하사를 휙 돌아보는 백동수 하사. 그러곤 천천히 시계를 본다.
9시 23분......
식당으로 전화를 해대는 백동수 하사.

" 필승, 백하삽니다. Q장님 점호준비 다 끝났습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필승! "

전화를 끊은 백동수 하사가 다시 무서운 눈초리로 주위를 흘겨본다.

" Q장님 오늘 엄청 열받아 있다. 긴장 바짝 하고 똑바로들 앉아들 있어. 어? 재수 없이 걸리는 새끼는 점호 끝나고 나한테도 죽을 각오해. 장하사. 원위치 해. "

그러자 급히 일어났다가 다시 똑바로 앉는 장하사. 붉게 열이 오른 얼굴엔 한증막에 갔다 온 것처럼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윽고 자기 자리로 올라가 정좌하는 백동수 하사. 정막은 더 가중되어져 갔다.
그리고 잠시 후, B N Q 1호실 문이 쾅 열리며 Q장 배승환 하사가 들어왔다. 한층 더 긴장하는 B N Q 하사들.
그러나 B N Q를 한번 쓱 둘러보던 Q장은 한 쪽 침상에 털썩 걸터앉더니,

" 모두 쉬어. "

한다.
그러나 감히 쉬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들 있자 Q장이 다시 나직이 외친다.

" 쉬라구. 모두 긴장 풀고 편히 쉬어. "

그 날 일석점호 시간은 영민이 예상했던 것처럼 살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Q장은 아까와는 달리 꽤 부드러운 인상으로 돌아와 차근히 1호실 사건에 대한 전말을 설명해 주었다.
그 이야기는 영민에게 꽤 충격이었다.
박기우 하사가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아서 병원에 실려간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상태로 보아선 상당한 치명상으로 장기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누가' 그런 짓을 했느냐는 것이었다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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