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재수 두번째인 동생때문에 미치겠어요

더이상 못참아 |2011.04.01 13:44
조회 4,358 |추천 2

안녕하세요

제목에서 보셨겠지만

저는 재수는 두번째 그러니까 지금 쌍수중인 21살 동생이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쓰는것은 제동생이 매일 판에다가만 몇시간씩 쏟아붇거든요...

 

이글보고 자기글이라고 생각해서 정신차리고 열심히좀 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 가지고 글씁니다.

 

제 동생도 처음에는 공부를 열심히 했었어요

 

제동생은 미술하거든요

 

미술도 잘해요

 

고등학교때는 어디나가면 꼭 상하나씩 타왔거든요

 

미술에서 제일 좋다는 홍대를 목표로 하고

 

열심히 하던 동생이였습니다

 

저도 지금 공부중인데요

 

제가 공부말고 다른 노는쪽으로 빠질려고 그러면 제동생이 와서 저에게 충고를 해주고 다시

 

도약할수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저도 처음에 제동생한테 그런소리 들을때는

 

"너나 잘해"

 

이리 말하면서도 나중에는 깨닫고 다시 재시작할수있었어요

 

그땐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참고마웠습니다.

 

전 중학교때나 고등학교때 공부를 하나도 안했거든요 맨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고

 

예체능 한다고 그냥 맨날 예체능 연습이나 하면서 집오면 컴퓨터하고 놀고

 

그래서 대학도 실업게 특별전형으로 간신히 간신히 들어갔습니다

 

근대 그런 저때문에 제동생이 영향을 받았나봅니다

 

고등학교때 오빠가 좋은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자기도 집오면 공부할 의욕이 떨어진다고 그러더군요.

 

지금 참미안합니다

 

좋은 오빠모습 보여주질 못했거든요

 

그래서 요즘 좋은 오빠가 되고싶어서 말을 걸어도보고

 

맛있는것도 사주고

 

밥도해주고 그랬어요

 

저도 학원다니면서 공부를 해서 8시에 나가서 저녁 11시에 들어어오거든요

 

자주는 못해주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요즘 걔는 자기 목표를 향해가기는  커녕

 

매일 컴퓨터로 판보고 동영상 보고 인터넷하고 밖에 나가지도 않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요

 

강아지랑만 있고 아무와의 접촉도 없이요

 

제가 뭐라하면

 

"오빠나 잘해"

 

이래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학원을 안가서 아침겸 점심을 해줄려고 밥을 했어요

 

동생이 매일 새벽 2~3시에 자서 오후 12 시쯤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밥하고 밥먹으라고 하는데

 

저보고

 

"오빠 학원가면안되?" 라면서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더럽게 실망했습니다

 

자기 공부안되서 뭐라하던거 이제 다 그만두고 힘내라고 공부애기도 안하고

 

잘 챙겨줄라고 하는데

 

와 진짜

 

실망감이 진짜 크네요

 

 

 

 

 

 

 

동생아

 

혹여나 가 이걸본다면 다시한번 너 생활을 생각해보는건 어떨까?

 

다시 나한테 뭐라고 했던 너로 돌아와

 

이건 내가 요즘 공부할때 힘들때 보는 어떤 서울 대학교 교수님 말인데 한번 봐봐

 

제발 진지하게좀 봐봐

 

 

 


-----------------------------------------------

 


< 김난도 교수의 게으름에 대한 충고 >


그래, 자네가 요즘 슬럼프라고? 나태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기가 어렵다고? 그런 날들이 하루이틀 계속되면서 이제는 스스로가 미워질만큼, 그런 독한 슬럼프에 빠져있다고? 왜, 나는 슬럼프 없을 것 같아? 이런 편지를 다 했네, 내 얘길 듣고 싶다고.

 

우선 하나 말해 두지, 나는 슬럼프란 말을 쓰지 않아, 대신 그냥 ‘게으름’이란 말을 쓰지. 슬럼프, 라고 표현하면 왠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 지금부턴 그냥 게으름 또는 나태라고 할께.

 

나 는 늘 그랬어. 한번도 관료제가 견고한 조직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지. 하다 못해 군대도 학교(육군제3사관학교)였다니까? 그렇게 거의 25년을 학생으로 살다가, 어느 날 다시 교수로 위치로 바꾼 것이 다라니까? 복 받은 삶이지만, 어려운 점도 있어. 나를 내치는 상사가 없는 대신, 스스로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 내 삶이었거든. 그래서 늘 힘들었어, 자기를 꾸준이 관리해야 된다는  사실이. 평생을 두고 나는 ‘자기관리’라는 화두와 싸워왔어.

 

사 람이 기계는 아니잖아… 감정적인 동요가 있거나,  육체적인 피로가 있거나, 아니면 그냥 어쩌다 보면 좀 게을러지고 싶고, 또 그게 오래 가는 게 인지상정이잖아… 교수라는 직업이  밖에서 점검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슬럼프, 아니 나태에 훨씬 쉽게 그리고 깊게 빠져. 내가 자주 그렇다니깐? 자네들에게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난 나태란 관성의 문제라고 생각해. 자전거는 올라타서 첫페달 밟을 때까지가 제일 힘들지.  컴퓨터 켜기도, 자동차 시동걸기도, 사는 것도 마찬가지야. 정지상태를 깨는 첫 힘을 쏟는 모멘텀을 줄 의지가 관성이 치여버리는  현상... 난 그것이 자네가 말하는 ‘슬럼프’의 합당한 정의라고 생각해.

 

근 데, 문제는 말야, 나태한 자신이  싫어진다고 말은 하면서도 그 게으른 일상에 익숙해져서 그걸 즐기고 있단 말이지.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실은  그걸 즐기고 있단 말이지. 실은 자네도 슬럼프를, 아니 오랜만의 연속된 나태를, 지금 즐기고 있는 거라면 이 글을 여기까지만  읽어. 딱 여기까지만 읽을 사람을 위해 덕담까지 한 마디 해줄게. “슬럼프란 더 생산적인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기간이다.” 됐지?  잘 가.

 

하지만, 위에 쓴 덕담은 거짓말이야. 너무 오래 나태하면 안돼. 자아가 부패하거든, 그러면 네 아름다운  육신과 영혼이 슬퍼지거든, 그러면 너무 아깝거든. 그러니까, ‘정말’ 슬럼프, 아니 나태에서 벗어나겠다고 스스로 각오해. 그리고 이  다음을 읽어.

 

보통 ‘슬럼프’ 상태에서는 정신이 확 드는 외부적 자극이 자신을 다시 바로 잡아주기를 기다리게  되거든? 어떤 강력한 사건의 발생이나, 친구/선배의 따끔한 한 마디, 혹은 폭음 후 새벽 숙취 속에서 느끼는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이라도… 그런 걸 느낄 때까지는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자학을 유보하거든? 땍! 정신 차려 이 친구야, 그런 자극은 없어, 아니면  늘 있어.

 

정 말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이란 말야. 그 자극을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생활의 실천으로 옮기는  스스로의 노력이 없으면 그런 자극이 백번 있어도 아무 소용 없단 말야. 정말 나태에서 벗어날 참이면 코끝에 스치는 바람에도 삶의  의욕을 찾고, 그러지 않을 참이면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늘 같은 상태라니까?

 

내가 자네만할 때는 말이지, 가을이면  특히 11월이면, 감상적이 되고 우울해지고 많이 그랬거든? "자 11월이다, 감상적일 때다" 하고 자기암시를 주기도 하고… 그래   놓고는 그 감정을 해소한다고 술도 마시고, 음악을 듣고… 그러면 더 감상적이 되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걸 은근히 즐겼어. 딱지가   막 앉은 생채기를 톡톡 건드리면 따끔따끔 아프지만 재밌잖아? 내 젊은 날의 버거움이란 그런 딱지 같은 거였나봐.

 

나 도 철이 들었나보지? 차츰 해결법을 찾았어. 감정은 육체의 버릇이라는 걸 깨닫게 된거지. 일조량의 부족, 운동량의 부족,   술/담배의 과다… 즐기지 않는 감정적인 문제에 근원이 있다면 그런 거야. 난 정말 감정에서 자유롭고 싶으면 한 4마일 정도를   달려. 오히려 술도 되도록 적게 마시지, 몸이 아니라 마음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일을 해. 꽤 효과 있어.

 

더   근원적인 건 '목표'의 문제야. 나태는 목표가 흐려질 때 자주 찾아오거든. 선생님 같은 나이에 무슨 새로운 목표가 있겠니? 내   목표란 '좋은 선생' '좋은 학자' 되는 건데, 그 '좋은' 이라는게 무척 애매하거든. 목표는 원대할수록 좋지만, 너무 멀면 동인이 되기 힘들어.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엔 더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대개 일주일이나 한달짜리 목표들…

 

슬 럼 프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말로' 원한다면 해결은 생각보다 쉬워. '오늘' 해결하면 되. 늘 '오늘'이 중요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뭐 이런 차원이 아니야. 그냥 오늘 자전거의 첫페달을 밟고 그걸로 만족하면 되. 그런 오늘들이 무섭게 빠른  속도로 모이거든, 나태가 관성인 것처럼 분주함도 관성이 되거든.

 

사실은 선생님도 먼 나라에 혼자 떨어져서 요즘  감정적으로 무척 힘들어. 그래서 물리적인 생활을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해. 육체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했잖아? 늦게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고, 술 마시지 않고, 햇빛 아래서 많이 움직이고 걷고 뛰고, 꼭 1시간은 색스폰 연습하고, 몇 글자라도 읽고,  3페이지 이상 글쓰고… 나는 잘 알거든, 이런 육체적인 것들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나태 속으로 빠지게 되는걸. 여러 번  경험했거든.

 

힘 내. 얘기가 길어졌지? 내가 늘 그래. 대신 긴 설교를 요약해 줄게. (선생님답지?)

 

일. 나태를 즐기지 마. 은근히 즐기고 있다면 대신 힘들다고 말하지 마.

이. 몸을 움직여.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할 일을 해. 술 먹지 말고, 일찍 자.

삼. 그것이 무엇이든 오늘 해. 지금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아직도 나태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야. 그럴거면 더 이상 칭얼대지 마.

사. (마지막이야 잘 들어?) 아무리 독한 슬픔과 슬럼프 속에서라도, 여전히 너는 너야. 조금 구겨졌다고 만원이 천원 되겠어? 자학하지 마,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그거 알아? 모든 것은 흘러. 지나고 나면 이번 일도 무덤덤해 질거야. 하지만 말야, 그래도 이번 자네의 슬럼프는 좀 짧아지길 바래.

 

잘 자.

(아니, 아직 자지 마. 오늘 할 일이 있었잖아?)


 

 

 

추천수2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